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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per East Side Story: 주거에 관한 인간의 선호, 본능, 욕망 본문

일상 생각/2024년

Upper East Side Story: 주거에 관한 인간의 선호, 본능, 욕망

Writer Hana 2024. 5. 6.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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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Weekend 2024년 3월 23일-3월 24일 자 <House&Home> 1면 기사 "Upper East Side Story"를 읽고 주거에 관한 인간의 선호 그리고 욕망과 본능에 대해 생각해 봤다. 

 

 

 

"Upper East Side Story"

 

미국 뉴욕의 Upper East Side는 전통적으로 co-op 아파트라는 주거가 대세라고 한다. 최근 더 많은 아파트 건설되고 있는 중이란다. 그래서 co-op 아파트가 뭔지 찾아봤더니,

 

"Co-op apartment: Cooperative housing, commonly known as a co-op, is a popular housing model you’ll find in major cities like New York City. Tenants or members collectively own and share responsibility for an entire building or property. When you buy into a co-op, you’re not purchasing a piece of property or unit in a building. You’re buying shares in the nonprofit corporation that owns the building. You’ll receive stock instead of a title as you would with a traditional home purchase. A co-op’s ownership structure makes this a unique housing option, with its focus on shared ownership and collaboration to run the property. (https://www.rocketmortgage.com/learn/what-is-co-op)"라고 한다.

 

일반 아파트 condo의 경우 우리가 흔히 알듯 매수자가 직접 특정 unit에 대하여 소유권을 취득한다. 그러나 co-op 아파트의 경우 특정 unit에 대한 직접 소유권이 아닌 아파트 전체 건물에 대한 지분을 소유한 주주가 된다. 익숙하지 않은 개념이라 이러한 부동산 구입 행태가 나타난 배경 상황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외국에 오래 살다 보니 언뜻 이해하기 쉽지 않은 것도 알고 보면 다 그럴만한 현지의 사정이나 논리가 있다는 것만 알 뿐. 

Whereas condo residents own their apartment outright, co-op residents are shareholders in a company that owns their building and have a right to live in their apartment. As such, co-op owners have control over who they allow in. They can select new co-owners with an eye to their financial security, ensuring they will be able to meet the ongoing costs of maintaining the building.

 

그래서 신문 기사까지 난 이유가 무엇이냐. 이러한 co-op 아파트는 점점 인기가 많아지는데 구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기존의 공동 소유자 보드 board에서 누구를 멤버로 받아들일지 정하는데 그 기준이 무척 깐깐하다. 우리가 아파트 한 채를 구입할 때 타 세입자들이 새로운 세입자를 받아들이네마네 간섭할 수 없다. 그런데 co-op은 명칭 그대로다. 기존 멤버들이 결정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재정적 여유다. 사업 동업자 선택과 마찬가지이고 사업에서 재정 상태보다 중요한 기준은 없는데 무엇이 문제? 

 

14년 전에 중국에서 이주해 와 뉴욕에서 침술 자영업을 하고 있는 Jin의 이야기다.

 

"[The selection is] financial but it's also social and cultural, about whether they think you are a fit with the building." 선택 기준은 재정이지만 실제로는 입주 희망자가 그 사회와 문화에 맞는지 본다고 한다. 쉽게 말해 자기네 집단이랑 어울리는지 여부가 선택의 기준으로 끼어드는 것이다.  

Vickey Barron. 인기 지역인 Fifth Avenue와 Madison Avenue 사이에 있는 3백만 달러 아파트 발견했다. co-op board에서는 그녀에게 9백만 달러 유동 자금 (cash or securities) 증명을 요구했다. 한 달에 유지비 3천에서 4천 달러면 되는데 왜 9백만 (약 12억 5천만 원) 달러나 증명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문제는 이렇듯 지나친 재정 기준이다. 

The selectivity of co-ops' admission process and their high prices helped cement the Upper East Side as one of the most prestigious addresses in New York.

그런데 이러한 입주 프로세스와 높은 가격이 되려 upper east side의 명성을 높이고 있다고 한다.

 

 

 

New York

 

 

이전에는 뉴욕 Upper East Side에 사는 것이 사회적 지위의 상징 같았으나 요즘은 활기차고 힙한 도시 라이프 스타일이 젊은 층을 끄는 요소다. 게다가 Greenwich Village, SoHo, Tribeca에 비해 가격이 낮고 안전하다. 

The area's bar and restaurant scene is improving. "You're seeing a lot of thirtysomethings moving up from SoHo or the village, who want the security and safety ... and now realise they can go out thier door and get a great cocktail and a good meal," says McHugh, who moved with her husband from the West Village last year to rent in the area.

힙한 바와 레스토랑뿐 아니라 수준 높은 문화생활의 이점도 있다. 아이 셋을 키우는 한 여성은 일주일에 두 번 애들 학교 끝나고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 방문한다고 한다. 또한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그녀도 쿠퍼 휴이트에 방문하여 영감을 얻었다고.

 

 

사람들이 선호하는 주거지에 대하여 그리고 본능과 욕망

 

 

집을 구입한다는 것은 배우자를 선택하는 것과 비슷하다. 물론 좋은 배우자 구하기에 비해 좋은 집 구하기 난이도가 훨씬 낮지만.

 

배우자를 구할 때 외적인 조건은 중요하다. 결혼은 현실이고 생활이지 로맨스가 아니다. 집도 마찬가지다. 비를 피하고 몸 누일 곳 있으면 되지 지역과 이웃이 중요한 게 아니라고 말할 수 없다. 지역과 이웃은 안전은 기본이고 삶의 질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위 기사에 보면 인간이 선호하는 주거지는 이렇다. 안전한 곳, 교양을 갖춘 이웃들이 거주할 거라 예상되는 곳, 삶을 즐길 수 있는 곳. 이는 인간이 근본적으로 생존과 쾌락을 추구하는 동물이기 때문이지 속물이라 그런 게 아니다. 

 

그러나 원하는 곳에 입성했어도 그 동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소득이나 정서가 없다면 삶이 행복하기 어렵다. 아무리 외모 준수하고 고액 연봉에 강남 아파트 소유자인 남자와 결혼해도 행복하지 않은 여자가 있듯이 말이다. 외적 조건이 중요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남편은 독립된 인격체로서 나와 평생 함께 같이 살아가야 할 파트너다. 즉 기본적으로 가정을 책임지려는 자세와 성실함이라는 외적 조건이 갖춰졌다면 이 사람이 나와 함께 평생 심리적 정서적으로 조화를 이루며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인지 '그 사람'을 봐야 하는데 오로지 조건만을 보고 고르면 행복할 수 없는 것이다. 집도 마찬가지다. 도시에서 시끌벅적하게 살아야 하는 사람이 안전하고 공기 좋은 곳에 위치한 저택에서의 삶이 즐거울 수 있을까. 

 

또한 인간은 무리에 속하려는 본능과 그 무리에서 돋보이고 차별화되고 싶은 욕망을 함께 가지고 있다. 문명, 법, 질서, 복지 시스템이 발전하여 한 개인이 야생동물처럼 각자도생 하지 않아도 생존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이는 100년이 채 되지 않는, 인류 역사의 아주아주 짧은 시기다. 우리의 유전자는 아직 원시인과 똑같다. 집단에서의 배척은 생존 위협과 동의어이기 때문에 위기감을 느낀다. 그러나 인간이 추구하는 것은 소속감 자체로 끝나지 않는다. 인정받는 집단, 특정 계층이 모인 곳에 소속되고 싶은 마음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다. 경쟁에서 앞서고 싶고, 경쟁에서 앞선다는 것은 남보다 좋은 것을 입고 먹어 결국 생존 가능성을 높인다는 뜻이다. 남보다 좋은 곳에 거주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co-op 주주로서 Upper East Side에 사는 게 어디 이름도 모르는 동네보다 좋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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