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투어: 여행과 독서 기록

아일랜드 더블린 여행: 더블린의 숙소, 레스토랑, 카페 본문

여행기록/2022 여행: 유럽

아일랜드 더블린 여행: 더블린의 숙소, 레스토랑, 카페

Writer Hana 2022. 5. 24. 18:56
반응형

이번 아일랜드 더블린 여행에서도 로컬 호텔을 숙소로 정했다. 캐슬 호텔 Castle hotel은 고풍스러운 실내 장식이 인상적인 곳이었는데 여러 가지 장점이 많은 숙소였다. 한식당과 아이리쉬 펍 앤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카페에서 카푸치노 한 잔 했다. 

 

 

 

더블린 시내, 캐슬 호텔의 위치

 

 

Castle Hotel Dublin

 

 

캐슬 호텔 입구

캐슬 호텔은 더블린 시내 리피 강 북쪽에 위치하고 있다. 더블린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오코넬 다리 O'Connell Bridge에서 이어지는 대로 O'Connell Street Lower를 따라 올라가면 찾기도 쉽다. 이곳에서는 템플바 거리, 트리니티 컬리지 같은 주요 관광 명소를 모두 걸어서 갈 수 있다. 

 

유럽은 여행을 하면 할수록 소박하고 작지만 로컬 호텔이 확실히 낫다는 것을 알게 된다. 현대식 시설로 무장하고 세련된 모습과 일류 서비스를 자랑하는 유명 브랜드 호텔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분위기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최소한 유럽 여행에서만큼은 그렇다.  

 

 

 

캐슬 호텔 로비

호텔에 들어서면 프런트 데스크 바로 옆에 이렇게 아늑한 응접실이 있다.

 

 

 

캐슬 호텔 로비의 장식과 가구

고급스러운 벨벳 소파

 

 

 

거울에 비친 모습도 한 컷

비행기에서 계속 코트를 입고 있었더니 주름졌네...

 

 

 

캐슬 호텔의 아름다운 내부 장식

호텔이 아니라 마치 갤리러인 듯한 실내 장식

특히 진한 와인같은 붉은색 벽이 참 멋지다.

 

 

 

응접실

아침에 조식당 가는 길에 지나간 또 다른 응접실

캐슬 호텔은 전체적으로 화려함과는 거리가 먼 차분하고 심플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캐슬 호텔 객실 418호

물가 높은 더블린에서 그나마 가격이 합리적이고, 객실 특히 화장실이 굉장히 깨끗하고, 직원들 친절하고, 위치 좋고, 조식까지 다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한 가지 옥에 티가 있었으니... 침대 이불의 커버가 뒤집힌 상태로 끼워져 있었다. 안감이 밖으로 나온 것이다. 잠시 쉰다고 누웠다 일어난 남편의 옷에 하얀 보풀이 잔뜩 묻어있었다. 왜 그러나 봤더니 바로 이불이 문제였던 것이다. 객실 담당자가 실수를 했나 보다, 뭐 그럴 수도 있지. 5성급 호텔도 아니고 사소한 일에 무덤덤한 우리라 그냥 우리가 다시 뒤집어서 제대로 끼웠다. 

 

 

 

캐슬 호텔 조식

코로나 때문인지 뷔페식은 아니고 메뉴를 보고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었다. 여기는 아일랜드이므로 당연히 우리는 아이리쉬 브렉퍼스트로! 조식 메뉴에서 특히 필터 커피 향이 무척 좋았다. 

 

 


 

한식당 아리수 Arisu

 

 

더블린의 한식당 아리수 Arisu

여행을 가면 최소한 한 끼는 한식당에서 먹는다. 나라별, 지역별 한식당을 찾아다니는 재미도 쏠쏠하다. 아리수 Arisu에서 돌솥 비빔밥과 순두부찌개 그리고 기네스 한 잔 주문했다. 맛은 먹을만했다. 하지만 깜짝 놀란 것은 가격. 무려 37유로나 되는데 우리 돈으로 5만 원이 넘는 셈이다. 아일랜드 물가가 높다더니 장난이 아니구나.

 

 


 

카페 Cafe en Seine 

 

더블린의 카페 Cafe de Seine

트리니티 컬리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카페. 이 카페는 SNS에서 보고 찾아왔다.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손님이 많지 않아서 조용히 카푸치노 한 잔 마실 수 있었다. 조명이 멋진 곳이다. 

 

 


 

아이리쉬 펍 & 레스토랑 The Merchant Arch Bar and Restaurant

 

 

더블린의 레스토랑 중 딱 한 곳만 추천하라면 바로 이 '더 머천트 아치 바 앤드 레스토랑'이다. 이름이 무척 긴 것이 유일한 단점이고 그 외에는 흠잡을 것이 없다. 음식 맛, 인테리어, 라이브 음악, 직원 친절도, 위치 다 좋다. 

 

 

 

더 머천트 아치 바 & 레스토랑의 식사 메뉴

유럽에서 음식을 주문하면 항상 드는 생각이 1인분의 양이 나에게는 너무 많다는 것이다. 가격을 좀 내리고 양을 줄이면 좋겠는데 이것은 나만의 희망사항일 뿐. 그래서 이번에는 가벼운 스타터 샐러드를 주문했다. 연어 요리였는데 담백해서 먹기 좋았다. 남편은 수제 버거를 주문했다. 그리고 빠질 수 없는 기네스!

 

아일랜드에서는 기네스 생맥을 주문할 때 "A pint of Guinness"라고 한다는 것을 배웠다. "A glass of Guinness"라고 하면 작은 잔으로 나온다.   

 

식사를 하다가 오른쪽 한 테이블 건너편의 여자분과 눈이 마주쳤다. 라이브 음악이 들리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었던 건데 방향이 그 여자분을 향했기 때문에 내가 본인을 쳐다보는 것으로 오해했을 수도 있겠다. 그런데 눈이 마주치니까 이 여자분 나를 향해 방긋 웃어주는 것이 아닌가. 나도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음... 성격 좋은 분이구나. 만약 나라면 오해든 아니든 누가 나를 응시한다고 생각했으면 일단 기분이 먼저 상했을 텐데 말이다. 인생에서 여유로운 마음, 일단 상대의 말과 행동을 앞질러 판단하지 않는 여유 참 중요하다.  

 

 

 

라이브 공연

보통의 라이브 펍과 다르게 시끄럽지 않고 듣기 편했던 노래

 

 

 

더 머천트 아치 바 & 레스토랑의 포토존

이곳은 식당 뒤쪽의 작은 문을 지나가면 나타나는 포토존이다. 정말 사진 찍으라고 꾸며놓은 장소는 아니고 테이블 몇 개가 있고 계단을 따라 벽에 흑백 사진이 잔뜩 걸려있고 나선형의 계단이 이어진다. SNS에서 잔뜩 편집하고 꾸민 모습만이 아니라 실제로 봐도 예쁘다는 생각이 드는 장소다. 

 

이 더 머천트 아치 바 & 레스토랑에 가지 전에 두 군데의 식당에 먼저 들어갔다가 그냥 나왔다. 첫 번째는 또 다른 한식당인 '한성'이었는데 중국인이 운영하는 슈퍼마켓과 식당이었다. 한국 음식 메뉴가 다양하고 분식집처럼 혼자 먹거나 빨리 끼니를 때우기 좋아 보였다. 하지만 결정적인 문제가 있었으니 현금 결제만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아니, 음식값이 얼마인데 현금만 받는 것인가. 슈퍼에 가서 물건을 카드로 구입한 후 현금으로 환불받으면 된다는 친절한 안내문이 있었다. 손님에게 유사 카드깡 권하는 업체라니, 패스다. 두 번째는 The Woollen Mills라는 레스토랑이었다. 더블린 시내에서 가장 예쁜 다리인 Ha'penny Bridge 바로 옆에 있다. 직원의 안내를 받아 테라스석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런데 주문을 받으러 오지 않았다. 15분 가까이 기다리다가 우리는 그냥 나왔다. 시골 마을에서 버스 기다리는 것도 아니고 도시의 음식점에서 15분이라니 말이 안 된다. 직원이 깜빡했을 거라 믿고 싶지만 일부러 주문을 받으러 오지 않았다는 심증은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까먹었다고 하기에는 그 넓은 레스토랑에 불과 손님이 서너 팀 밖에 없었다. 게다가 현관문을 열고 나오는데 처음에 우리에게 자리를 안내했던 여직원이 우리를 그냥 바라만 봤다는 점, 이건 심증이 아니라 물증에 가까운 것 아닐까. 이유는 모르고 궁금하지도 않지만 말이다.

 

 


 

호텔, 레스토랑, 카페를 이용하며 전체적으로 더블린의 물가가 높다는 것을 체감했다. 재미있는 것은 그렇다고 상대적으로 물가가 낮은 유럽 대륙 국가들에 비해 제품의 품질이나 서비스의 수준이 높은 게 전혀 아니라는 점이다. 

 

세계에서 1인당 소득이 4위인 나라. 우리나라에 비해 1인당 소득이 두 배가 넘는 나라. 이것만 읽으면 유럽 국가이고 그렇게 1인 소득이 높다니 선진국인가 보다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세계은행 World Bank의 조사에 따르면 2020년 PPP 기준 국민 소득이 그렇다.  

 

하지만 평균의 함정은? 쉽게 예를 들어 한 사람이 100만 원 벌고 다른 한 사람이 1000만 원 벌어도 평균 550이고, 한 사람이 500만 원 다른 한 사람이 600만 원 벌어도 평균 550이다. 즉 다른 숫자가 보완되지 않은 평균 하나로는 그 평균의 질을 알 수가 없다. 게다가 부자나라라고 하면 감탄의 시선을 보내지만 월급이 높다는 것은 생활비도 높다는 것이고, 물가 낮다고 좋아하는 곳은 여행자에게 좋을 뿐 현지 업체에 고용되어 일하면 생활비가 높지 않은 만큼 월급도 낮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유통되는 돈의 규모가 크다고, 경제 덩치가 크다고 해서 그 규모에 걸맞은 서비스나 품질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자세히 조사를 하면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물가가 높은 이유는 아일랜드나 스위스나 비슷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역적으로 대규모 물류가 쉽게 오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험준한 산악 지형에 소도시가 주를 이루는 스위스나, 섬나라인데 설상가상으로 영국마저 브렉시트로 빠져나간 상태의 아일랜드나 물자 조달이 쉽지 않은 곳이다. 그렇다고 인구가 엄청나게 많은 것도 아니다. 공급이 수요를 초과할 때 가격이 내려간다는 경제의 원초적 가정을 놓고 보면 그렇다.  

 

로컬 펍에서 우연히 옆자리에 앉은 은퇴한 커플 존 John & 앤 Anne 커플과 기네스 마시며 한참 이야기를 나눴다. 그들이 말하길 더블린의 젊은이들은 월급의 대부분을 비싼 집 월세를 내는데 쓸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러니까 심지어 주거 공급도 부족하다는 말이네?

 

"숫자가 모든 것을 말해주지는 않는다." 더블린에서 깨달았다. 

 

 

 

 

 

ⓒ 2022. @hanahanaworld.tistory.com all rights reserved.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