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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기록/2021

<마케팅이다 This is Marketing> 세스 고딘 지음

Writer Hana 2021. 5. 6.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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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이다>
세스 고딘
김태훈 옮김

 

마케팅의 거장, 그리고 우리에게 '보랏빛 소'로 잘 알려진 세스 고딘의 또 하나의 명작이다. <보랏빛 소가 온다> 1권과 2권에 이어 세 번째 세스 고딘의 책이다. 확실히 <보랏빛 소가 온다>에 비해 통찰력이 깊어진 것 같다. 거장도 이렇게 쉼없이 공부하고 발전한다.

마케팅이다

예전의 나는 왜 그렇게 고리타분하고 꽉 막힌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제대로 된 물건을 만들어서 파는 게 중요하지 '파는 방식'에 신경 쓰는 것은 눈속임이고 장난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직접 겪어본 세상은 교과서와 전혀 다르다. "어떻게 보여지는가"는 유일하게 중요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가장 중요한 여러 성공 요소 중 하나다.

굳이 세스 고딘이 말하지 않더라도 넘쳐나는 광고 때문에 사람들은 피로를 느낀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광고의 홍수 속에서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매출을 올릴 수 있을까? 마케팅 광고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나와 관련 없는 이야기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마케팅 책은 의외로 모두에게 빛나는 통찰력을 제공해준다. 인간 세상 모든 일의 본질은 비슷하기 때문이다.

기록경기 스포츠를 제외하고는 객관적으로 측정 가능한 실력이 액면가 그대로 인정받는 분야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작가 지망생과 가수 지망생은 넘쳐나고, 대기업에 입사하기 위해 어마어마한 경쟁률을 뚫어야 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차지려고 하는 것은 한정되어 있고 소수점까지 구분해가며 줄 세워야 할 만큼 비슷한 실력을 갖춘 사람들이 많다. 보다 근본적으로 어떤 실력이나 능력을 객관적 기준으로 평가한다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아무튼 이 상황을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에 대한 힌트를 주는 것이 마케팅이다. 즉, 넘쳐나는 후보들 중에서 어떻게 매력적으로 보이고 눈에 띄어 발탁될 것인가에 대한 답을 마케팅에서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정공법으로 압도적인 실력을 추구할 수도 있지만 이건 좀 비현실적이다. 예를 들어 이미 훌륭한 가창력을 갖춘 가수 지망생이 방탄소년단보다 더 인기를 얻고 돈을 많이 벌겠다고 가창력을 더욱 가다듬기만 하는 것이 제대로된 방법일지 의문이다. 방탄소년단은 노래도 잘하고 춤도 잘 추지만 아무도 방탄소년단이 가수의 본질인 "노래" 또는 "춤"이 이 세상 최고라 성공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실력은 기본이다. 참고로 세스 고딘도 "쓰레기를 팔지 마라"라고 했다. 이걸 돈 받고 팔아?라는 인상을 주는 물건을 가지고 마케팅을 하는 것은 사기다. 그렇다면 무엇을 알아야 하는가?

1. 인터넷 시대의 마케팅: 승자독식은 드물다

p. 145 이제는 인기를 끌어도 과거만큼 큰 인기를 끌지 못한다. 소수에게만 의미를 지닐 뿐 나머지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다.

지금같은 인터넷 시대에 시장의 일인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는 경우는 드물다 (승자독식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내가 아는 대상을 예로 들면 쉽게 이해가 된다. 엄청난 음반 판매량을 기록하고, 매년 가요대상을 휩쓸고, 흰 풍선 부대를 몰고 다니던 한국 가요사의 전설 HOT가 지금 데뷔했다면 그 정도로 절대적인 위치에 올랐을까? 그 시절 팬들이 가수를 알 수 있는 경로는 지상파 3사의 방송과 연예 관련 잡지가 전부였다. 하지만 지금은 케이블 채널뿐 아니라 여러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가수의 노래와 장르를 즐길 수 있다. 현재 많은 가수와 그룹이 활동을 하고 있지만 각자 팬이 있고 어느 한 가수나 그룹이 절대적인 위치에 있지 않은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소위 비주류 취향의 팬도 자신이 좋아할만한 예술가나 물건을 찾아내기 쉽고, 소수에게 어필할 수 있는 서비스나 물건으로 수익을 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애초에 다수가 좋아하는 절대적 취향이란 것은 없을지도 모르겠다. 단지 인터넷이라는 매체의 발달로 기존의 다양한 취향이 모두 세상에 드러나게 되었을 뿐이다. 그리고 승자독식이 드문 구조가 바로 누구든 원하는 것을 겁내지 말고 세상에 내놓을 충분한 이유가 된다.

그래서 승자독식 구조가 드물다면 나 또는 나의 작품에 열광할 사람들을 찾아 나서면 된다는 것인데 그다음은?

2. 최소 유효시장 타깃 잡기: 누구에게 어필할 것인가

 

"사람들은 무엇을 원하는가?" 이 질문은 틀린 질문이고, "누구를 위한 것인가?"가 중요한 질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세스 고딘은 일단 나에게 열광할 최소 고객을 찾으라고 말한다.

 

p. 62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삼겠다는 오만에서 벗어나면 모든 일이 수월해진다. 당신의 일은 모두를 위한 것이 아니다.

p. 56 그렇다면 어느 시장이어야 할까? 어떤 사람들이어야 할까? 당신의 진정한 팬이 될 1,000명을 골라야 한다면 누구를 선택해야 할까?
우선 그들의 겉모습이 아니라 그들이 꿈꾸는 것, 믿는 것, 원하는 것을 토대로 선택하라. 다시 말해서 인구집단이 아니라 심리 집단을 기준으로 삼아라.
눈의 색깔이나 약지의 길이를 기준 삼아 사람들을 한데 묶을 수 있듯이 그들이 하는 이야기를 기준으로도 묶을 수 있다. 인지언어학자인 조지 레이코프는 이 기준을 세계관 worldview이라 부른다.

p. 59 계속 다수를 쫓아다니면 고루해진다. 다수는 평균이자 그래프로 치면 곡선의 중심이다. 다수를 쫓으려면 누구도 불쾌하게 만들지 않고 모두를 만족시켜야 한다. 결국 타협과 일반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최소 유효시장에서 출발하라.


p. 62 가능한 많은 고객(최다 가능 청중)을 대상으로 삼으면 거절당하기 십상이다. "싫어요."라는 합창에 귀가 멍해질 것이다. 이런 피드백은 직접적이고, 감정적이며, 구체적일 것이다. 수많은 거절을 당하다 보면 억지로 끼워 맞추려고 모서리를 깎아내게 된다. 끝까지, 누구보다 잘 맞추려고 노력하게 된다.
하지만 저항해야 한다. 당신의 제품은 거절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 아니다. 적지만 당신의 세계관에 동조하고 열광하는 고객(최소 유효 청중), 애초에 당신이 섬기려고 했던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3. 소비 주체의 합리적 선택?: 사람을 이해해야

"사람들은 무엇을 원하는가?"에 대한 질문은 할 필요가 없다.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것을 원하기 때문이다.

p. 55 간단한 예를 들어보자. 던킨 도너츠와 스타벅스 모두 커피를 판다. 그러나 스타벅스는 사업을 시작하고 20년 동안 던킨 도너츠에서 커피를 사는 사람들에게 커피를 팔려고 애쓰지 않았다. 던킨 도너츠도 마찬가지였다. 겉으로 봤을 때 두 집단을 구별하는 힌트는 있다. 그러나 진정한 차이는 외적인 것이 아니라 내적인 것에 있다.
스타벅스는 커피, 시간, 돈, 공동체, 기회, 자주 누릴 수 없는 기쁨이나 어떤 혜택에 대해 분명한 신념을 가진 사람들에 집중했다. 그들은 오랜 세월에 걸쳐 이 집단의 사람들을 사로잡으며 브랜드를 구축했다.

p. 49 합리적 선택의 속설
미시경제학은 분명히 잘못된 주장이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합리적 행위자가 가용한 정보, 사건의 확률, 잠재적 비용이나 편익을 고려하고 선호를 결정하며, 자율적으로 최선의 행동을 일관되게 선택한다.'는 주장에 토대를 둔다.
당연히 그렇지 않다. 충분히 많은 사람을 모아서 평균을 낼 경우 어쩌면 일부에서 이런 행동 경향을 보일 수 있겠지만, 거기에 돈을 걸진 말아야 한다.
사실 당신이 돈을 걸어야 하는 주장은 이것이다. '사람들은 믿음에 어긋나는 정보를 무시하고, 단기적 편익을 위해 장기적 편익을 희생하며, 무엇보다 자신과 동일시하는 문화의 영향을 받아서 비합리적 욕구에 따라 행동한다.'

p. 151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도 21,000개의 리뷰 중에서 12%는 별 1개나 2개짜리 평가를 받았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100명의 독자 중 12명은 최악의 평가를 한 셈이다. 이런 양가적 분포가 말해주는 사실은 모든 베스트셀러에는 최소한 두 부류의 독자가 있다는 것이다. 하나는 이 책을 희망하던 독자로, 책의 내용과 잘 맞는 꿈과 신념, 욕구를 가졌다. 다른 하나는 돌발적인 독자로, 이 책을 싫어하며, 다른 사람들과 이 책에 대한 반감을 나누는 데서 더 큰 만족감을 얻는다.

p. 236 항상 궁금해하고, 실험하고, 사람들을 모두 다르게 대하라.

2번의 최소 유효 타깃과 연결하여 결국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 근본적인 과제다. 사람의 수만큼이나 각자 좋아하는 것이 다르고 절대적 취향이라는 것은 없다. 100명에게 가장 좋아하는 여행지가 어디인지 한 군데만 말해 보라고 하면 수십 군데 또는 그 이상의 장소가 거론될 것이다. 가장 좋아하는 연예인이 다르고, 좋아하는 라면도 다를 것이다.

그러므로 내가 타깃으로 하는 사람 또는 집단이 어떤 성향을 가졌는지부터 파악하고 접근해야 한다. 감성과 힐링을 중요시하는 사람들에게 모험과 미지의 세계라는 키워드는 먹힐 리가 없는데 그런 사람의 환심을 사기 위해 공을 들이고서 마케팅 효과가 없다고 한탄하지 말라는 것이다. 또한 남자라고 해서 예외 없이 모두가 섹시한 여성적 매력에 끌리는 것은 아니다. 소수지만 '관능'을 '위험'이라고 감지하는 남성도 존재한다. 결국 상대를 알고 다가가야 한다. 인기든 연애든 면접이든 마케팅이든 애초에 내가 어떻게 보일지가 아닌 "누구에게 매력적으로 보여야 하는지", 그 대상 선정이 우선이다. 또한 사람은 자신이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결정을 내린다고 믿고 싶어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이 책에서 다시 한번 확인했다. 그게 나쁘다는 것이 아니고 우리 인간의 태생적 구조에서 기인하기 때문에 이것을 이해해야 사람을 이해할 수 있고, 사람을 이해해야 물건을 팔아 수익을 낼 수 있으며, 선거에서 더 많은 표를 받아 정권을 잡을 수 있다.

4. 마케팅에 너무 목숨 걸지 말자.

 

p. 259 시장은 반복이 신뢰로 이어지도록 훈련받았다. 충분히 반복하기 전에 그만둬버리면 신뢰를 얻을 기회가 생기지 않는다.

p. 343 최고의 마케터는 사냥꾼이 아니라 농부다. 심고, 가꾸고, 갈고, 비료를 주고, 잡초를 뽑아라. 이 일을 반복하라. 반짝이는 물건을 좇는 일은 다른 사람에게 맡겨라.

p. 358 우리는 인간이다. 우리의 일은 우리가 아니다. 우리는 인간으로서 우리가 할 일을 선택할 수 있고 또 개선할 수 있다. 누가 링크를 클릭하지 않거나, 갱신하지 않을 때마다 자신에게 문제가 있는 것처럼 받아들이면 전문가로서 일을 할 수 없다. 자칫 완벽성을 추구하는 함정에 빠진다. 공감하지 못하는 함정에 빠진다.

이 부분은 마케팅, 즉 매력만이 아닌 인생의 전 분야에 해당한다. 우리는 사람이고 열심히 노력해도 결과가 안 좋을 수도 있다. 그렇다 해도 실망해서 자학하지 말고 하던 일 계속하는 일관된 태도를 가져야 한다. 물론 제대로 된 질문을 가지고서.

노력한다고 모두가 일론 머스크만큼 성공하고 돈을 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노력이 전혀 쓸모가 없는가?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또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과 운탓 사회 탓 남 탓하며 손 놓고 있는 사람 중에 길게 보면 누가 더 풍족한 환경에서 살게 될까? 운은 인생에서 중요한 요소임에도 노력을 해야 하는 이유는 일평생 운이 좋은 사람도 나쁜 사람도 없기 때문이다. 준비가 안 되면 좋은 운인지 모르고 흘려보내게 되고, 준비가 되면 좋지 않은 시기도 잘 이겨낼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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