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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설악산 국립공원 등산: 토왕성폭포 코스, 속초 해수욕장 본문

여행기록/2023 여행: 한국

늦가을 설악산 국립공원 등산: 토왕성폭포 코스, 속초 해수욕장

Writer Hana 2023. 12. 24.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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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국립공원에 등산을 다녀왔다. 육담폭포와 비룡폭포 지나 토왕성폭포 전망대에 이르는 코스였는데, 늦가을 설악산 풍경은 태풍이 불어도 다녀온 보람이 있을 정도로 웅장하고 아름다웠다. 

 

 

 

2년 전에 한국에 왔을 때 한 달이나 머물렀으면서도 설악산에 다녀올까 말까 고민만 하다가 결국 안 갔었다. 이번에는 원래 가고 싶었던 일본이나 제주도에 못 가서 설악산이라도 다녀오기로 했다. 언니가 버스표 사주고, 동생이 호텔 예약해 줘서 다녀오게 된 설악산. 

 

출발하는 날은 비가 내렸다. 하지만 하루 숙박 후 등산 하려는 다음날은 맑음 예정이라, 게다가 비가 많이 내린 후라 멋진 토왕성 폭포를 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가지고 출발했다. 

 

앉아서 9호선 급행을 타고 고속버스터미널역으로 가는 중이었다. 노인이라기에는 젊고, 중년이라기에는 나이 들어 보이는 남녀 부부가 우리 앞에 섰다. 남편이 나보고 여성분에게 자리 양보하겠다고 일어섰다. 그런데 그 여자분은 본인이 앉는 게 아니라 남자분에게 앉으라는 게 아닌가. 아니 자기가 앉지 무슨 남편한테 양보를 하나. 결국 나도 그냥 일어섰다. 겉으로는 미소 지었지만 속으로는 투덜거리면서. 그러다 바로 마음을 바꿔 먹었다. 우리는 놀러 가는 길인데 조금 서서 가면 어떤가. 속 좁게 굴지 말자, 대범해지자. 요즘 나 스스로 많이 거칠어져 있음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동부고속 일반

 

마지막으로 고속버스 탄 게 언제였지?

2019년 12월이었던 것 같은데

그러면 거의 4년 만에 고속버스 여행이다. 

 

 

 

홍천 휴게소 풍경

 

 

 

 

속초 비치버거

 

 

 

속초 비치 버거 beach burger

 

숙소의 위치가 한 번 들어가면 다시 시내로 나오기 어려운 위치로 예상되어 이른 저녁을 먹고 가기로 했다. 속초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걸어서 갈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고, 해변 가까이 있어서 여름에는 테이크 아웃해서 바닷가에서 먹어도 되겠다. 베이컨 버거를 주문했는데 맛은 그럭저럭 먹을 만했다. 가격은 버거와 콜라까지 1인당 만 원 정도라 그렇지 비싸지도 않다. 

 

 

 

현대 아이파크 콘도 객실

 

우리가 하룻밤 머문 현대 아이파크 콘도 고성점

 

비수기라 그런지 가격이 저렴했다. 우리가 머문 곳은 본관의 마운틴 뷰 온돌식 20평 스탠다드 룸이었다. 리모델링이 시급할 정도로 오래된 콘도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과연 객실 시설과 청결 상태, 편의 시설 그리고 서비스 수준은 가격을 지불한 딱 그만큼만 기대를 하고 가면 실망하지 않는다. 대중교통이 썩 좋은 편이 아니라 자가용이 있어야 투숙하고 이동하기 좋은 동네라는 건 모르고 갔다. 

 

 

 

현대 아이파크 콘도 고성점 객실뷰

 

지난밤에는 샷시가 부서지면 어쩌나 걱정될 정도로, 그리고 잠을 제대로 못 잤을 정도로 요란한 강풍이 불었다. 아침이 되어서야 강풍이 멎었다. 다행히 등산은 할 수 있겠다. 사실 마운틴 뷰를 보려고 이 숙소 예약을 했는데 그냥 뷰는 등산할 때 감상하고 속초 시내 호텔에 머무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대 아이파크 콘도 로비

 

시간 절약을 위해 택시를 타고 소공원에 가기로 했다. 로비로 전화를 해서 택시를 불러줄 수 있는지 물어봤는데 콜 서비스는 안 한다고 딱 잘라 거절했다. 우리가 한국 통신사 유심이 없어서 전화를 못 건다는 사연을 말했는데도 콜택시 전화번호만 줄 뿐 직접 불러주지는 않았다. 객실에 있는 전화기로는 외부 전화가 안 돼서 어쩔 수 없이 언니한테 카카오 택시를 불러 달라고 했다. 

 

 

 

설악산 국립공원 소공원

 

언니가 불러준 택시를 타고 설악산 소공원으로 향했다. 기사님께 날씨에 대해 여쭤보니 이런 강풍은 드물다고 하셨다. 그 정도로 유별난 날씨였구나. 지금 단풍 절정기인데 강풍이 불어서 지난밤 나뭇잎이 다 떨어졌다고 아쉬워하셨다. 소공원 거의 도착할 즈음 창밖을 보라 하시더니 저 폭포를 볼 수 있다고 하셨다. 와! 저건 오늘 우리의 목적지인 토왕성폭포! 이미 택시 타고 가는 길에 웅장한 자태 맛보기를 제대로 했다. 역시, 비가 오고 나니 그 멀리서도 토왕성폭포 물줄기가 선명하게 보였다.

 

 

 

설악산 소공원

 

얼마만인가...

 

그런데 이제 더 이상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공짜라 좋아할 일이 아니다.

우리의 위대한 자연 유산을

돈을 받고 제대로 관리를 하는 쪽이 낫지 않은가.

 

 

 

설악산 쌍천

 

8시 전에 도착하여 등산을 시작했다. 평일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사람이 거의 없다. 기온은 낮고 여전히 바람이 한 번씩 강하게 불지만 햇빛이 쨍쨍하구나!

 

소공원에서 구 매표소 지나자마자 왼쪽으로 쌍천을 건너면 육담폭포-비룡폭포-토왕성폭포로 이어지는 코스의 시작이다. 어릴 적에 초등학생 때 가족이 다 함께 비룡폭포에 간 적이 있는데 어린 나이에도 등산이 쉽다고 느낄 정도로 순한 맛 코스였다. 그 당시에는 비룡폭포까지 갈 수 있었다. 설악산국립공원 홈페이지 소개에는 소공원에서 토왕성폭포까지 약 2.8km, 1시간 30분 걸리는 난이도 "하"의 코스라고 되어 있다.

 

그러나! 전체 코스가 난이도 하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비룡폭포까지는 산책 수준이 맞다. 그러나 비룡폭포에서 토왕성폭포까지는 짧은 거리지만 지옥의 계단이 기다리고 있다. 홈페이지에도 소공원부터 비룡폭포까지는 2.4km에 1시간 걸리는 거리지만, 비룡폭포부터 토왕성폭포 전망대까지는 단 400m 거리에 30분이 걸린다고 안내되어 있으니!

 

 

 

설악산 육담폭포

 

육담폭포

 

6개의 담(潭)이 이어지는 폭포라

육담 폭포라고 한다. 

가을이라 낙엽의 타닌 성분 때문에

계곡물이 갈색이다.

 

여름 같은 옥빛은 아니지만

가을에 어울리는

나름의 묵직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이렇게 사계절 다른 매력 덕분에

설악산의 이름이 네 개라 했던가. 

 

봄에는 금강산

여름에는 봉래산

가을에는 풍악산

겨울에는 개골산 또는 설봉산

 

 

 

설악산의 기암절벽

 

 

 

출렁다리

 

육담폭포를 지나고 만나게 되는

출렁다리

 

 

 

설악산 비룡폭포

 

비룡폭포 飛龍瀑布

 

"16m 높이의 비룡폭포는 동해로 흘러드는 쌍천의 지류가 화채봉의 북쪽 기슭에 만들어 놓은 폭포이다. 전설에 의하면 폭포수 속에 사는 용에게 처녀를 바쳐 하늘로 올려 보냄으로써 심한 가뭄을 면하였다고 해서 비룡이라 불렀다고 한다." (환경부,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

 

그러고 보면 동서양을 막론하고 절대 파워를 가진 그 어떤 존재는 처녀를 참 좋아한다. 아마 처녀 한번 바쳐서 이후로 문제가 없었다면 전설이 되지 못했을 텐데 반복되었기 때문에 시대와 장소를 막론하고 처녀제물 전설이 탄생한 게 아닐까. 그러니까 나이 어리고 처녀라고 무조건 좋은 게 아니라는 걸 전설이 증명한다. 나이에 관계없이 그 절대자를 영원히 구워삶을 매력녀를 제물로 바쳤어야지 어리석은 인간들... 나이와 매력, 조형적 미모와 매력은 아무 관계가 없다. 

 

 

 

토왕성폭포 전망대 가는 길

 

비룡폭포까지는 노약자도 갈 수 있을 만큼

짧고 쉬운 코스다.

문제는 비룡폭포 이후인데...

 

 

 

토왕성폭포 전망대가는 길 계단 코스

 

900 계단

계단지옥...

 

"숨이 차서 졸도할 것 같은

고통을 이겨내는 자,

어마어마한 장관을 볼 수 있으리!"

 

는 됐고.

기어올라가 듯 한 계단 한 계단

천천히 올라가는데도

속이 울렁거렸다. 

 

 

 

토왕성폭포 전망대

 

우와!!!

 

정말 탄성만이 절로 나온다.

 

지난밤 불쾌했던 투숙도

강풍에 대한 두려움도 

피로도 싹 다 잊게 되는 그런 풍경

 

 

 

토왕성폭포

 

토왕성폭포

 

"토왕성폭포는 외설악에 위치하고 있으며, 노적봉 남쪽 토왕골에 있다. 토왕성은 『여지도서』『양양도호부』고적조에 '토왕성(土王城) 부(府) 북쪽 50리 설악산 동쪽에 있으며, 성을 돌로 쌓았는데, 그 흔적이 아직도 남아 있다. 세상에 전해오기를 옛날에 토성왕이 성을 쌓았다고 하며, 폭포가 있는데, 석벽사이로 천 길이나 날아 떨어진다.'고 기록되어있다. 『양양부읍지』에도 같은 기사가 실려 있는데, 모두 토왕성으로 되어 있다.

토왕성폭포는 화채봉에서 흘러 칠성봉을 끼고돌아 상단 150m, 중단 80m, 하단 90m로 총길이가 320m의 3단을 이루며 떨어지는 연폭(連瀑)으로 하늘에서 비류 하는 광경은 천상의 절경이다. 마치 선녀가 흰 비단을 바위 위에 널어놓은 듯이 아름답기 그지없다." (문화재청 국가문화유포털)

 

그냥 아름답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바로 폭포 앞까지 갈 수는 없지만 이렇게 멀리서 보아 더 웅장한 게 아닐까. 주변 바위봉우리들과 어우러져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이다. 

 

 

 

동해바다 풍경

 

토왕성폭포 전망대에서 보이는

동해바다 풍경

 

이른 시간에 등산을 해서 사람이 없었다. 우리가 토왕성폭포 전망대에 도착하고 한참 쉬고 나서야 다른 한 커플이 올라왔고 서로 사진을 찍어줬다. 그리고 하산할 때는 등산하는 사람이 많았다. 역시 등산은 이른 아침이 최고다.

 

 

 

하산길

 

 

 

 

청호면옥

 

등산을 했으니

이제 따끈한 음식으로

배를 채울 시간!

 

 

 

청호면옥의 갈비탕

 

등산할 때부터 점심은 무조건 갈비탕을 먹을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인터넷 검색을 해서 속초 시내의 청호면옥으로 골랐다. 이마트 근처에 있고, 고속버스터미널에서도 걸어갈 수 있는 거리다. 한적한 주택가 안에 자리 잡고 있다. 맛도 따봉. 반찬도 깔끔하다. 

 

 

 

속초해수욕장

 

점심을 맛있게 먹고 고속버스 탈 시간이 많이

남아 속초 해수욕장으로 갔다. 

 

 

 

속초 해수욕장

 

오늘 날씨 도대체 무슨 일이야!!!

 

바다색 좀 봐,

원래 푸른 동해바다인데

오늘은 정말 눈부시게 파랗다.

 

 

 

속초 해수욕장

 

 

 

엔제리너스

 

속초 고속버스터미널의

엔제리너스에서 커피 한 잔

 

 

강원도 여행은 산과 바다가 조화를 이루어 완벽한 여행지다. 그리고 어느 계절에 가도, 그리고 갔던 곳을 여러 차례 반복해서 가도 전혀 질리지 않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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