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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하드 항공 타고 독일에서 한국으로 프랑크푸르트공항 인천공항 본문

여행기록/2023 여행: 한국

에티하드 항공 타고 독일에서 한국으로 프랑크푸르트공항 인천공항

Writer Hana 2023. 11. 25.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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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한국에 다녀왔다. 이번에도 2년 전처럼 아랍 에미레이츠의 에티하드 항공을 이용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국제공항(FRA)에서 출발하여 UAE의 아부다비(AUH) 경유, 인천공항(ICN)에 도착하는 노선이었다. 같은 항공사인데도 2년 전보다 이번 비행이 훨씬 좋았다. 그리고 세상이 2년 전과는 완전히 달라져 있음에 놀랐다.

 

 

 

지난 2021년 9월에 한국에 다녀온 이후 2년, 아니 정확히 2년 1개월 만에 한국에 다녀왔다. 비행기 표는 출발 3개월 전 지난여름에 예약했다. 눈에 불을 켜고 티켓을 찾을 때부터 세상이 변했다고 느낀 게 어쩜 표가 비싸도 이렇게 비쌀까... 당연히 코로나로 온 세계가 쥐 죽은 듯했던 때와 비교할 수 없지만 코로나 전 오버투어리즘이 정점을 찍을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KLM 같은 유럽 항공사의 인천 왕복 티켓이 70-80 만원이었는데, 이제 130-140만 원으로도 어림없다. 대한항공 아시아나 같은 국적기는 주말 출발, 주말 도착할 경우 200만 원에 육박했다. 다행이라면 중국이 오랜 제로 코로나 정책을 끝내고 다시 국경을 개방한 후 중국 항공사들이 컴백했고 그 덕에 100만 원 이하의 표가 있긴 있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하고 유럽 항공사와 우리나라 항공사의 비행기는 러시아 영공을 통과 못하고 우회하면서 비행시간이 길어졌다. 야... 논스탑 14시간을 어떻게 비행기에 있냐... 그러나 중국의 항공사들은 러시아와의 우호적 비즈니스 관계 덕에 러시아 영공을 통과할 수 있고 그만큼 비행시간이 짧다. 게다가 김포 출발 도착하는 노선도 있어서 이래저래 장점이 많으나... 아무래도 전쟁 중인 국가의 영공을 통과하기 뭔가 꺼림칙하여 중국 항공사보다 약간 가격이 높은 에티하드 항공을 선택하였다. 

 

언니 카드로 할인 받아 약 102만 원에 예약을 했다. 2년 전 코로나 시대에 똑같은 노선이 비슷한 시기에 70만 원이었는데.

 

확실히 출발부터 2년 전과 달랐다. 지금은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비행기 티켓 끊어놓고도 한국 가는 날만 오매불망 기다리지는 않았다. 설레지 않아서가 아니라 정신없이 바빠서. 올 한 해 자체가 시간이 날아가는 느낌이다. 한국에 가져갈 선물도 제대로 준비 못했다.

 

출발하기 전날까지 정신없이 일하고 10월 27일 금요일 아침,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가기 위해 출근할 때와 같은 시간에 일어나 같은 기차를 탔다. 그런데... 이걸 왜 이제야 확인했지? 자세히 보니 프랑크푸르트 공항 2 터미널에서 탑승해야 한다. 2년 만에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다 보니 이걸 생각 못했다. 1 터미널과 2 터미널을 연결하는 셔틀버스를 본 것 같긴 한데? 다행히 셔틀뿐 아니라 일반 버스로도 갈 수 있다. 이렇게 한 가지는 해결했는데...

 

기차가 출발할 때부터 느낌이 이상했다. 이거 평소 ICE 속도가 아닌데? 역시나 전광판을 보니 세상에 시속이 200도 안된다. 보통 ICE는 시속 250이 기본이고 ICE 스프린터는 정말 시속 300으로 시원하게 달린다. 아이고 왜 이렇게 느려 무슨 일이야... 안내 방송을 들으니 테크니컬 문제가 있다고 한다. 아놔 정말. 도착하면 일단 2 터미널까지 무사히 가는 것도 일인데 기차 연착이라니. 

 

방송에서 예정 안내 시각이 나오고 그 정도면 괜찮은데 더 연착되면 안 되기 때문에 승무원을 찾아가 그 이상 연착될 가능성이 있는지 물어봤다. 나 비행기 타야 한다고. 프랑크푸르트 공항역까지는 30km밖에 남지 않았으니 걱정 마라고 한다. 거의 다 도착해서 내리려고 준비하는데 안내원이 "have a nice flight"이라는 멘트로 도착 안내 방송을 마무리한다. 하하. 보통 공항역이라 해도 비행 관련 안내 방송은 하지 않는다. 

 

부랴부랴 셔틀버스 타는 곳으로 향했고 다행히 바로 버스를 탈 수 있었다. 휴, 다행... 체크인 데스크의 직원들의 친절함 덕분에 시작부터 느낌이 좋았다. 출국 수속과 짐검사를 마치고 탑승 게이트 구역으로 향했다.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국제공항 2터미널

 

1 터미널과 달리 천장이 높아서 쾌적한 2 터미널

 

 

 

프랑크푸르트 공항 면세점 구역

 

캬~ 얼마 만에 공항이야.

작년 3월 더블린 다녀올 때 이후로 1년 7개월 만에 비행이다. 

 

면세점의 향수 화장품 향이 이렇게 반가울 수가. 

 

 

 

출발 직전

 

이륙을 위해 비행기가 활주로에 진입하는데

구름 사이로 해가 얼굴을 내민다.

 

 

 

이륙 후

 

하늘에서 보는 프랑크푸르트는 언제나 아름답다.

 

 

 

FRA-AUH 구간 기내식

 

첫 번째 기내식

치킨 메뉴를 시켰는데 세상에...

이렇게 맛이 없을 수가...

 

 

 

비행중

 

낮 비행의 장점은 푸른 하늘과 구름을 볼 수 있다는 것.

 

 

 

석양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에 이어 붉은 노을이 하늘을 수놓는다.

 

 

 

에티하드

 

아부다비에 거의 다 왔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아부다비까지는 만석이었고 비행 시간은 대략 6시간 걸렸다. 2년 같은 노선의 에티하드는 텅텅 비어서 혼자 세 자리 차지하고 갔었는데 세상이 눈 깜짝할 사이 변했다.

 

하긴 순환 속 변화가 우주의 원리인 것을.

 

내 자리는 창가였고, 옆 좌석에는 싱가포르와 호주로 여행 간다는 독일 여자애들 두 명이 있었다. 여행의 설렘으로 잔뜩 들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 나는 여행을 그렇게 많이 다녔지만 친구와 외국 여행을 간 게 2009년 겨울 푸켓, 딱 한 번뿐이다. 여행을 좋아하고 외국에 살고 싶어 하는 친구다. 그런데 그때 내가 '즐기자, 신나게 놀자' 이 마인드로 여행하지 못해서 지금 생각하면 친구에게 많이 미안하다. 

 

 

 

아부다비 공항

 

세상에 세상에

진짜 세상이 변했다. 

 

2년 전 이곳은 텅텅 비어 있었는데...

 

얼마나 바글바글한지 작은 기내용 캐리어 들고 걸어가던 중 다른 사람의 캐리어와 부딪혔다. 인도 사람으로 보이는 예쁜 여자분이었는데 우리는 웃으며 동시에 "sorry"라고 했다. 공항이라는 공간의 특성상 대부분의 사람들은 즐거운 기분이라 사소한 일에 불쾌한 일에 오히려 웃음과 이해심을 보여준다. 세상천지가 공항 같으면 좋을텐데. 

 

게이트 구역 벤치에 가서 인천행 비행기를 기다렸다. 보딩 시간이 되기 전 화장실에 갔는데 단체 여행객으로 보이는 한국인 중년 여성들이 떼 지어 있었다. 그런데 참 부끄러웠다. 화장실 세면대에서 양치하고 세수는 할 수 있지만 세면대에 발을 올려 씻고 있는 것이 아닌가. 21세기에 이런 한국 사람이 있다고 정말로? 다른 나라 욕할 처지가 못 된다.  

 

 

 

드디어 한국으로

 

드디어 한국으로!

 

2년 전과 마찬가지다. 에티하드 공항에서 한중일 동아시아 및 중동으로 가는 비행기는 게이트 브리지 탑승이 아닌 셔틀버스 이동이다. 그러면 좀 어때? 어차피 티켓값이 다른 항공사에 비해 저렴한데 말이지.  

 

 

 

에티하드 항공

 

아부다비에서 인천까지 타고 온 EY856편. 보잉 787 드림라이너이고 3-3-3 배열이다. 아부다비에서 인천 가는 비행기는 약 20유로를 내고 좌석 지정을 했다. 보통 비행할 때 단거리면 좌석 어디에 앉아도 상관없고, 장거리도 창가나 통로이기만 하면 상관없다. 그러나 출발지를 불문하고 인천에 도착하는 비행에서 나에게 자리는 무척 중요하다. 착륙할 때 보이는 인천 앞바다 풍경을 즐기기 위해서다. 영흥도에서 북향으로 착륙할지, 장봉도에서 남향으로 착륙할지는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무조건 오른쪽 창가좌석. 

 

3-3-3 배열이지만 맨 뒷좌석은 2-3-2 배열이다. 갤리나 화장실 소음에 그다지 민감하지 않아 오른쪽 맨뒤 돈 주고 지정한 창가석 49K에 앉았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어쩐지 탑승객이 많지 않은 것 같다? 예쓰!!! 49열뿐 아니라 내 앞으로 몇 열 모두 빈자리가 많아 다들 옆 자리 비우고 편하게 앉아 있다. 게다가 나는 이 두 자리를 혼자 쓰게 되었네? 돈 쓴 보람이 있다!

 

이륙 후 추워서 내 자리 담요를 다리에 덮고, 옆자리 담요는 상체에 둘렀다. 탑승해서 첫 번째 기내식 먹기까지 애니메이션 <마다가스카>를 봤다. 기내식 먹은 후 양치를 했다. 그리고 스포츠 채널에서 프리미어리그 중계를 하길래 채널 고정하고 꾸벅꾸벅 졸려던 찰나 손흥민 골 장면을 봤다. 우와 잠이 확 깨네.

 

이후 네 시간 정도 푹잤다. 세 자리 아니고 두 자리지만 창가 좌석 옆 다리 뻗을 공간도 충분하고 키가 작아서 그다지 불편하지 않았다.

 

 

 

에티하드 기내식

 

착륙 약 2시간 전 중국 대륙을 비행하고 있을 때 

두 번째 기내식이 나왔다.

 

역시나 맛이 별로인 메인 메뉴와 엄청 맛있는 샐러드와 푸딩

 

 

 

창밖 풍경

 

 

 

인천 앞바다

 

드디어 보이기 시작한다!

서해 바다의 아름다운 풍경이!

 

방향을 보니 오늘은 북향으로 착륙하는구나,

인천 시내를 볼 수 있겠다.

 

 

 

인천 앞바다

 

저 멀리 인천 시내와 인천 대교가 보인다. 

 

 

 

영종도

 

다.왔.다.

 

 

 

인천공항

 

2년 만에 인천공항 랜딩인데

예상외로 담담하다.

 

방방뛰고 싶은 즐거움이나

눈물 나려는 감동은 없지만

마음이 참 편하다.

 

 

 

루프트한자

 

옆 게이트의 루프트 한자

 

그래, 한국은 내 고향

그리고 독일은 내 집이지.

 

 

 

입국수속하러 가는 길

 

카톡을 보니 엄마, 언니, 조카가 공항에 벌써 도착해 있다고 한다. 2년 만에 보는데 꼬질꼬질하게 하고 갈 수는 없지. 입국 수속장 도착하기 전 양치 세수 및 간단히 화장을 하려고 화장실에 갔다. 

 

인천공항 화장실의 개수대는 모두 센서가 부착된 자동 시스템인데 엥? 왜 물이 안 나오지? 옆에 있던 어떤 외국인 여자분이 자기 사용하던 개수대 사용하라며 여기가 더 나을 거라고 수줍게 미소 지으며 말한다. 오 땡큐.

 

자동입국 수속을 마치고 나와보니 내 캐리어가 벌써 컨베이어에 나와 있었다. 그리고 나와서 가족을 만났다. 의외로 담담한 나. 

 

 

 

인천공항 1터미널

 

아직 10월 말인데 인천공항은 벌써 연말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2년 만에 왔으니 재미있게 놀다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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