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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록/2023 여행: 한국

에티하드 항공 타고 한국에서 독일로 인천공항 프랑크푸르트공항

Writer Hana 2023. 12. 31.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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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하드 항공 타고 한국에서 독일로, 인천공항에서 아부다비공항 거쳐 프랑크푸르트공항으로. 한국에서 출발하는 날은 날씨도 좋았고, 밤이 아닌 낮시간에 공항으로 향해서 더 좋았다. 그리고 역시나 운 좋은 자리 배정! 게다가 갑자기 2주 사이에 기내식이 이렇게 발전했다고?

 

 

 

기어코 2주간의 짧은 휴가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날이 왔다. 3개월 전에 비행기 티켓을 예약한 얼마 후 항공사에서 스케줄 변경 통보를 받았다. 출발 날짜가 변경된 것은 아니고, 출발 시간이 늦은 밤에서 이른 저녁으로 앞당겨졌다. 며칠 전 에티하드 웹사이트에서 확인해 보니 항공사에서 일방적으로 스케줄을 변경했기 때문인지 추가 요금 없이 출발 날짜와 비행 편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었다. 오 좋다! 게다가 원래 토요일 출발을 원했는데 그날 풀부킹인지 금요일 출발 스케줄만 가능했는데 토요일 출발 편을 선택할 수 있었다. 아니 꿀 같은 찬스가! 당연히 토요일 출발 편을 선택했고 그 덕에 한국에 하루 더 머물게 되었다.

 

2주는 왜 이렇게 짧은가? 한국에 온 지 3-4일 밖에 안 된 거 같은데.

 

동생이 공항까지 태워다 주겠다고 했다. 그래서 엄마, 언니, 조카까지 같이 동생 차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발걸음이 가볍지? 원래 한국에서 출국하는 날은 마음이 무거웠다. 항상. 말로 정확히 표현하게 어려운데 슬프고 그런 게 아니라 마음이 무겁다는 말이 가장 가까운 표현 같다. 아무튼.

 

아마도 공항전철이 아니라 동생 차를 타고 시원하게 달려 공항에 가기 때문이 아닐까. 게다가 날씨가 끝내주는 날의 낮 시간이다. 지금까지 출국할 때 해가 지고 어두운 밤에 공항전철을 타고 공항에 갔었다. 출국 과정에서 가장 마음이 무거운 시간 바로 그 시간, 밤에 공항전철 타고 공항 가는 시간.  

 

 

 

영종대교

 

영종대교 건너 영종도로 가는 길

 

서해 바다가 이렇게 아름답다는 걸

예전에는 몰랐지.

 

 

 

인천공항 1터미널 출발층

 

공항에 도착해서 먼저 짐을 부치고 탑승권을 받았다.

 

 

 

카페 시나본

 

출발 전 가족과 커피 타임

카페 시나본

인천공항 1 터미널 4층 문화의거리에 있는 카페

비싸긴 하지만 커피도 빵도 훌륭하다.

 

날씨도 좋고 발걸음도 가볍고

우리가 나눈 대화도 건설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대화였다.

 

출국장 앞에서 헤어질 시간

조카가 많이 아쉬워한다.

나도 아쉽다.  

 

 

 

출국심사 마치고

 

출국 심사 마치고

Airstar Avenue에서

 

이야 정말 세상이 변했다.

여기도 2년 전에는 텅텅 비어 있었는데

 

 

 

게이트 가는 길

 

오랜만에 인천공항 출국길이

여행 가듯 설레는 길이 되었다.

 

게이트 가는 길에 작은 서점에 들러 책을 한 권 샀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이었다. 기내에서 앞부분을 읽었는데 도저히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는 내용들... 

 

 

 

인천공항

 

정말 오랜만에 여행 가는 기분이다.

 

 

 

에티하드 항공

 

 

 

보딩

 

인천공항에서 아부다비공항까지 타고 간 EY857

 

출국 길에도 20달러 정도 내고 자리를 예약했다. 입국 때와 같이 맨 뒷열 두 자리씩 있는 창가자리, 44A. 탑승해서 자리를 향해 가는데 누군가 44B 자리에 앉아 있다. 아프리카인으로 보이는 남성이었다. 잠시 후 그 남자는 승무원에게 뭐라고 영어로 이야기를 나누더니 복도 건너 가운데 비어있는 3개 좌석 쪽으로 옮겨 갔다. 오! 나 그럼 여기 두 좌석 혼자 차지하는 거야? 이런 행운이.

 

보딩 완료될 즈음 눈에 띄게 키가 큰 여승무원이 무려 양손으로 한 번에 양쪽 선반을 닫으며 지나갔다. 우와 진짜 멋지다. 키 크고 어깨 힘도 강해야 가능한 일 아닌가. 그 여승무원은 한중일 아시아 3국이라면 승무원 지원서도 못 내밀 튼튼한 몸매의 소유자였다. 게다가 뿔테 안경을 낀 승무원도 있었다. 멋지다. 

 

 

 

이륙을 기다리며

 

슬슬 붉어지는 하늘

 

 

 

인천공항

 

 

 

인천공항

 

어느새 해가 완전히 지고

이륙할 시간이 다가왔다.

 

 

 

인천공항 이륙 후

 

오늘은 장봉도 방향

그러니까 북향으로 이륙한다.

 

어두워서 아쉽게도

아름다운 인천 앞바다 섬 풍경은

 보이지 않았다.

 

 

 

인어공주

 

 

 

인어공주

 

기내에서 보는 영화는 항상

밝고 희망찬 내용으로 고른다.

그래서 거의 가족 영화나

어린이 영화를 보게 되는데

 

오늘은 월트디즈니의 <인어공주>

 

에리얼의 매력은 호기심 많고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며 생각을 길게 하지 않고 행동을 한다는 점이다. 나는 더 어릴 때 왜 에리얼 같지 못했던가. 마음에 드는 남자가 있으면 이 남자가 나를 좋아할지, 나에게 호감이 있는지 전전긍긍했다. 나이 마흔이 다 되어 가니 이게 얼마나 매력 없는 일인지 알게 되었다. 물론 마음에 드는 남자가 있다고 지나치게 들이대는 것 역시 매력 없는 행동이다. 그러나 남자에게 간택받을 수 있을지 여부에 전전긍긍하는 여자보다 어떻게 하면 이 남자에게 접근하여 꼬실지에 집중하는 여자가 훨씬 활기차고 매력적인 법이다. 왜? 시선이 내부가 아닌 외부를 향하기 때문이다. 자신에 대해 걱정하는 게 아니라 원하는 것과 갖고 싶은 것에 집중하는  매력이 없을 수가. 내가 어떻게 보일지에 집중하면 십중팔구 상대의 (사소한) 말과 행동을 오해하여 혼자 끙끙댄다. 이뿐인가, 끊임없이 상대에게 마음을 보여달라고 보채 매력을 잃고 만다. 반면에 시선이 외부로 향하면 자신이 타인에게 어떻게 보일지 덜 걱정하게 된다. 즉, 자의식(자의식은 자존심이 아니)이 약화되기 때문에 말과 행동이 자연스럽다. 그리고 보다 더 객관적인 시선 또는 상대의 입장에서 그 사람을 볼 수 있다. 상대에 대한 파악이 쉽기 때문에 자연히 상대가 좋아할 만한 말과 행동을 하게 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러니 남자가 싫어할까?   

 

우리나라에서 개념이 이상하게 알려진 자의식의 진짜 뜻은 "Self-consciousness is a heightened sense of awareness of oneself. Self-consciousness is being preoccupied with oneself, especially with how others may perceive one's appearance or actions (출처: MedicineNet.com)"이다. 실속 없이 주관을 내세우거나 자존심 보호를 위해 방어막을 치는 게 자의식이 아니다. 쉽게 말해 나의 모습이나 행동이 타인에게 어떻게 비칠까 눈치 보는 상태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눈치 보고 나약해 보이니 연애에서 자의식이 발동되면 매력이 없는 것이다. 눈치 엄청나게 보면서 결정적인 순간에 눈치 없고 예의도 없는 사람들이 이에 해당한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거만하고 모자라서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두려움이 강해서, 상처 입을까 봐 두려워서 그런 것이다.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해 상처받을 두려움, 상대의 별 깊은 뜻 없는 말과 행동에 쉽게 상처받고 바닥으로 꺼질듯한 우울함. 이 모두 근본적으로 시선이 자기 내부로만 향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에리얼은 자의식이 없는 매력적인 여자로 보고 배울 만 하다. 자신의 감정과 행동을 두고 타인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 겁 없음, 두려움 없음, 눈치 보지 않음. 자의식 없는 매력적인 여자라고 무조건 해핑 엔딩에 이르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연애 과정과 애정 생활에서 본인이 정신적으로 덜 불행할 수밖에.   

 

 

 

첫 번째 기내식 불고기 비빔밥

 

한국인 승무원이 치킨과 비프 두 가지 메뉴가 있다고 해서 별 기대 없이 비프 달라고 했는데 이것은?!!!

 

불고기 비빔밥이었다. 일단 먹어 보지 않아도 고추장과 밥이라니 절대 실패할 수 없는 조합 아닌가! 게다가 콩나물, 시금치, 당근, 호박까지... 기내식이 이렇게 훌륭할 수 있어 그것도 에티하드가? 실제 맛도 좋았다. 

 

 

 

두 번째 기내식 양념치킨과 떡볶이가 들어간 밥

 

뭐야 뭐야

에티하드 기내식 맞아?

 

두 번째 기내식은 치킨을 달라고 했는데 보통 치킨이 아니라 무려 무려 양념 치킨에 떡볶이다!!! 왜 이래 에티하드 맞아? 절대 맛이 없을 수가 없는 메뉴다. 맛있어서 두 번째 기내식도 첫 번째처럼 싹싹 긁어서 다 먹었다. 며칠 사이 에티하드 기내식에 혁명이 일어났다.  

 

약 10시간 30분을 날아 아부다비공항 도착. 두 시간 정도 기다렸다가 아부다비에서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으로 가는 EY1에 탑승. 이야~ 비행 편이 무려 1번이다, EY1. 내 자리는 가운데 3개 중 복도 쪽인 26D였다. 웹체크인 할 때 자동으로 지정된 좌석인데 바꾸려고 하면 추가 요금을 지불해야 해서 바꾸지 않았다. 어차피 복도석이고 밤 비행이라 잠만 자면서 갈 텐데. 내 옆자리에는 우아한 중년 독일인 부부가 앉았다.

 

출발 전부터 잠들었고, 이륙 후 첫 번째 기내식이 서빙되는 것을 알았지만 그냥 계속 잠을 잤다.

 

 

 

에티하드 기내식

 

프랑크푸르트 도착 2시간 전 두 번째 기내식

 

독일 시간으로 새벽이라 잠에서 깼다. 그리고 두 번째 기내식은 라이브 뉴스를 보며 맛있게 먹었다. 오믈렛, 소시지, 감자튀김. 특히 사이드로 나온 크로와상이 부드럽고 맛있었다.

 

독일 시간으로 아침 여섯 시쯤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공항에 도착했다. 2년 전 아부다비-프랑크푸르트 노선은 낮 비행이었는데 이제 밤 비행으로 바뀌었다. 자면서 와서 시차 적응은 바로 할 수 있겠다.

 

2년 만에 다시 이용한 에티하드 항공은 첫 번째보다 훨씬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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