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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생각/2022년

영감 inspiration을 주는 책과 신문

Writer Hana 2022. 8. 22.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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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타임스의 주말판인 FT weekend를 꾸준히 읽고 있다. 지난 주말호에서 재미있는 기사를 읽었다. 어떤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자신은 책에서 영감을 얻는다며 책을 볼 것을 권하고 본인이 좋아하는 책을 소개하는 내용이었다. 사실 누구나 책에서 영감, 꿈, 재미, 희망, 안도, 통찰력을 얻는다. 


뉴스와 신문은 우리에게 새 소식을 전해준다. 전문적인 깊이 보다는 시시각각 변하는 트렌드와 지금 이 시점에 가장 특수하고 사람들의 이목을 끌만한 소식을 전해준다. 이것이 뉴스와 신문을 주의해서 접해야 하는 이유이다. 특수해야 이야깃거리가 된다. 이는 흔한 일이 아니라는 뜻인데 안 좋은 뉴스에 세상 다 끝난 것처럼 지나치게 감정 이입을 하면 안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몇 개월 전만 해도 온갖 미디어는 팬데믹에다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까지 겹쳐 안 그래도 심각한 인플레이션이 폭발적으로 가속화하고 물류난, 에너지난, 식량난에 마치 전 세계 경제가 내일 당장 끝장날 것처럼 떠들어댔다. 하나같이. 하지만 폭락했던 미국 증시도 다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고, 무엇보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별 탈 없이 먹고살고 있다. 

 

현대인이 미디어를 완전히 끊을 수는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비판적인 시각으로 주의해서 접하면 세상을 보는 눈을 길러주는 훌륭한 도구이다. 내가 신문을 읽는 이유 중 하나는 미국 주식에 투자하고 있기 때문에 깊이 있는 통찰력을 주는 자료 말고도 시시각각 변하는 경제 상황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인스턴트 경제 지식을 얻고, 변화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읽기 시작한 신문인데 가끔 영감을 얻기도 한다. 이것이 바로 신문 읽기의 즐거움이다. 

 

 

FT weekend <House&Home> 2022년 8월13-14일자 1면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Luke Edward Hall이 직접 작성한 기고문이다. 어디에서 영감을 얻는지에 대한 글인데 이 사람이 누구인지 모르지만 내용은 재미있다. 

 

"아멘! 봐봐, 인터넷은 마법 같아."라는 말로 첫머리를 시작하며 자신은 영감을 찾아 끊임없이 토끼 구멍을 왔다 갔다 하는 것처럼 인스타그램에 쉬지 않고 들락달락거린다고 한다. 그럼에도 책처럼 '영감을 찾는 즐거움'을 주는 도구는 없다고 말한다. 특히 오래되고 잘 알려지지 않은 tome [(특히 진지한 주제를 다룬) 두꺼운 책]을 좋아하는데 중고서점이나 딜러의 웹사이트를 추천하면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책 세 권을 소개한다. 

 

- Living in Vogue, Judy Brittain and Patrick Kinmoth (1985)

- Living well: The New York Times Book of Home Design and Decoration, edited by Carrie Donovan (1981)

- How They Decorated: Inspiration from Great Women of the Twentieth Century, P Gaye Tapp (2017)

 


 

우리가 영감을 얻을 수 있는 대상은 무한하다. 매력적인 사람, 자연, 음악, 음식, 풍경, 촉감, 영화, 여행 등. 그중 내가 영감을 얻는 대상은? 

 

책은 아직 톱 쓰리 이런식으로 추리기는 어렵고...

 

텍스트 중에는 단연 <FT weekend>이다. 책은 아니지만 나에게 아주 중요한 영감의 원천이다. 주말판은 한 부에 5유로 90센트, 무려 8000원에 육박한다. 하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다.

 

무엇보다 기자 수준이 세계 최고 중 하나다. 아무리 험지여도 직접 기자가 현장을 찾아가고, 적합한 취재원과 인터뷰를 한다. 필요한 자료가 있으면 해당 기관이나 단체의 공식 보고서까지 찾아내는 성의를 보인다. 우리나라 기사에서 흔히 보이는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CNN 보도에 의하면" 이런 식의 타 미디어 인용은 없다. 그래서 신뢰도가 높을 수 밖에 없다. 심지어 어떤 기자는 글로벌 경제 침체에 대한 기사 첫머리에 톨스토이의 명작 <안나 카레니나>의 첫 문장을 패러디하기도 했다. 진짜 박수가 나오는 수준이다. 중국의 연초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특집 기사도 스포츠 정치학 보고서라고 할 정도의 수준 높은 기사로 한 면을 꽉 채우기도 했다. 

 

주말판의 가장 좋은 점은 정치와 경제 뉴스뿐 아니라 문화, 예술, 홈데코, 패션, 신간 서적, 여행 등 다양한 분야의 소식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본지 외에 <Life&Arts>, <House&Home>, <HTSI: how to spend it> 이렇게 세 가지 부록이 추가되는데 HTSI 한 부에만 5유로 90센트 받아도 될 정도로 모든 기사와 내용이 퀄리티가 높다. 예를 들어 여행에 대한 기사를 보면 경제지인만큼 순수하게 개인이 경험하고 느낀 것만 쓰는 것이 아니라 현지의 경제 상황과 버무린 한 편의 다큐 작품과 같다. 얼마 전에 한 기자가 경제난에 허덕이는 스리랑카에서 여행 취재를 했는데 여행업계의 현실과 스리랑카의 경제가 얼마나 곤란을 겪고 있는지 영상을 보는 듯이 생생하게 묘사했다.  

 

또한 영어 공부에도 좋은 자료가 된다. 수준 높고 격식을 갖춘 글에 문법도 정확하다. 그래서 좋은 표현이 있으면 수집한다.  

 

물론 주의할 점도 있다. 전세계에 다국적 특파원을 두고 있지만 엄연히 영국의 신문인만큼 유럽, 특히 영국 중심의 시각과 토픽 선정이라는 프레임이 있다. 이것만 주의해서 보면 훌륭한 아이디어 상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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