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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투스> 도리스 매르틴: 신체 자본과 매력에 대하여 본문

독서기록/2022

<아비투스> 도리스 매르틴: 신체 자본과 매력에 대하여

Writer Hana 2022. 8. 8.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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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투스>

도리스 매르틴

 

도리스 매르틴 <아비투스>

 

재산이 100억 원 있어도 건강해야 의미가 있다. 그만큼 건강은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이다. 부자들은 어떤 신체 자본을 가지고 있을까? 그리고 어떻게 신체를 단련하고 가꿀까? 또한 신체 자본에는 건강뿐 아니라 훌륭한 외모도 포함된다. 이런 종합적 신체 자본에 대한 부자들은 어떤 마인드를 가지고 있을까. 도리스 매르틴의 <아비투스>에 부자의 신체 자본에 대한 힌트가 있다. 

 

그랜드 투어에서 도서 리뷰를 할 때 가급적 자기 계발서는 포함시키지 않으려고 한다. 하지만 이 책의 신체 자본 파트는 그랜드 투어에서 다루는 가장 중요한 주제인 "매력이란 무엇인가"와 깊은 관련이 있어서 정리해 보았다. 

 

 

이 책에서 말하는 신체 자본이란 "어떻게 입고, 걷고, 관리하는가"에 관한 것을 뜻한다. 

1. 건강, 외모, 체력, 젊음, 체중 같은 생물학적 특징

2. 신체 의식, 그리그 신체와 정신을 대하는 태도

3. 파트너 선정, 경력, 사회적 상승 때 작용하는 신체의 실용적 가치

 

"우리는 몸을 단지 껍데기로 취급하지 않는다. 오늘날 우리가 꾸미고 연출하는 이유는 우리 안에 들어 있는 것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서다." 

 

오늘날뿐 아니라 먼 옛날부터 무엇을 입는지, 어떤 헤어스타일을 하는지, 어떤 자세로 걷고 앉는지, 피부 상태가 어떤지는 신분이나 가진 것을 보여주는 표시였다. 

 


인생은 외모가 출중한 사람에게 유리한 게임

"신체에는 우리가 누구이고 어디에서 왔고 현재 어떻게 지내는지 다 적혀 있다. 신체를 보면 자기 자신과 잘 지내는지, 돈과 취향, 더 나아가 권력을 얼마나 가졌는지 짐작할 수 있다."

 

우리는 겉모습만 보고 사람을 판단하면 안 된다고 머리로 알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내면과 성격까지 파악한 후 한 사람에 대해 최종 판단하던가. 그렇지 않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뇌에서 소모되는 에너지를 아끼느라 그렇다고 한다. 하긴 만나는 사람마다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해 정확히 분석하려고 하면 얼마나 비효율적이고 인생이 피곤할까. 

이러한 이유로 후광 효과라는 현상이 생기는데 그 특징 중 하나는 첫인상이 잘못된 것으로 드러나더라도 바꾸기 어렵다는 것이다. 자아는 처음의 자기 판단이 옳다고 믿고 싶어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의 뇌가 이렇게 작동한다는데 외모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할 수 없다. 

 


 

그러고 보니 외모가 뛰어난 사람들은 인생이 잘 풀린다?! 선순환의 효과

 

"어떤 식으로든 잘생겼고 올바르게 행동하면 기회가 증가한다. 이런 관련성을 무시하는 사람은 자신을 속이는 것이다."

 

"계속 선순환이다. 외모가 매력적인 아이들은 자신감과 자의식이 더 높고 크리스마스 연극 때도 주인공 역할을 맡으며 관객을 매료시키고 스스로 빛난다. 이후의 삶에서도 그렇다. 외모가 출중한 사람은 더 쉽게 살고, 배우자를 선택하고, 사람들을 자기편으로 만들고, 바라는 직장에 더 빨리 취직하며, 같은 실력을 갖춘 평범한 외모의 동료보다 최대 5퍼센트까지 더 많이 번다. 이게 끝이 아니다. 모든 경험이 아비투스에 각인되어 자율성, 자주성을 강화한다. 경제적 성공도 콧대가 높은 사람이 이룩한다."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남보다 뛰어난 외모를 가지고 있을 경우 어렸을 때부터 사람들의 친절한 대우, 관심, 사랑 속에서 자라게 된다. 이렇게 사랑받고 자란 사람은 너그럽고 여유가 넘치는 성격을 가질 확률이 높은데 그런 태도로 인해 또 인생이 잘 풀리는 선순환의 효과를 보게 된다. 고생을 해봐야 세상에 대한 이해가 높아진다는 것은 대부분 위로용 코멘트이고, 실제로는 풍족한 환경에서 든든한 비빌 언덕을 가지고 이런저런 경험을 마음껏 해본 사람의 인생이 더 잘 풀리는 것과 같은 이치다.  

 

예 1) 중학생일 때 우리 학교에 어느 날 느닷없이 스타가 된 아이가 있었다. 단순히 예쁜 게 아니라 같은 교복을 입는데도 항상 단정해 보이는 애였다. 맑고 하얀 피부에 행동도 말도 사근사근해서 귀티가 넘쳐흘렀는데 그래서 날라리들도 함부로 대하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외모가 파워로 연결된 경우인 것이다. 

예 2) 여고 시절 우리 반에 연예인처럼 예쁘게 생긴 혜영이라는 친구가 있었다. 그 애는 여자들만 있는 여고에서도 여신 같은 존재였다. 역시 외모 프리미엄으로 다른 애들이 함부로 대하지 않았음은 당연하고. 

예 3) 여고에 이어 나는 여대를 졸업했다. 대학교는 초중고등학교와 달리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경제적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모이는 장소이다. 일단 여자대학의 여대생들은 대부분 외모 가꾸기에 상당히 공을 들인다. 이런 기본에다가 후광 효과가 있어서 화장기 없이 청바지에 셔츠 차림으로 여대생들 사이에 있기만 해도 모두 미인으로 보이는 덕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 학과 동기들 중에 미모와 지성에다가 좋은 성격까지 갖춘 진짜 미인들의 모임이라고 할 말한 그룹이 있었다. 그들의 공통점이 바로 평균 이상으로 부유한 집안을 배경으로 두고 있다는 것이었다. 캐주얼 차림에 단화를 즐겨 신던 나와 친구들이 수업 끝난 후 학생 식당에서 끼니를 때우고 각자 아르바이트와 생업을 위해 수도권을 날아다닐 때, 그녀들은 하이힐과 하늘하늘한 원피스 차림에 곱게 화장을 하고 수업이 끝나면 고급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가서 식사를 했다. 방학 때도 그녀들은 어학연수와 여행을 즐기는 생활을 했다. 그리고 대부분 졸업과 동시에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기업에 취업을 했고, 심지어 아나운서로 TV에 나오는 동기도 있다. 

재미있는 점은 위에서 예로 든 뛰어난 미모의 소유자들이 상냥하고, 예의 바르고, 사소한 일로 신경전을 하지 않고, 쉽게 분노하지 않으며 항상 평온해 보였다는 것이다. 도리스 매르틴의 주장이 딱딱 맞아떨어진다. 눈에 띄는 외모 덕분에 인생이 잘 풀렸다는 말을 들으면 당사자들 입장에서 억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수많은 패턴이 증명하듯 외모 프리미엄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 

우리가 외모를 가꿔야 할 이유는 이렇게 충분하다. 더 많은 기회를 얻고, 더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으며 더 단단한 자신감을 쌓아갈 수 있다. 주의할 점은 여기서 외모란 컴퓨터로 계산한 듯 완벽한 외모를 말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위에서 예로 든 대학생 시절 미인 그룹의 친구들은 사실 자세히 뜯어보면 연예인 같은 미인은 아니었다. 적당한 체중의 몸에 관리가 잘 된 피부, 여대생다운 내추럴 메이크업, 그리고 여성스러운 원피스 차림의 분위기 미인들이었던 것이다. 우리가 노력한다고 김태희 같은 조형미를 가질 수는 없다. 하지만 김태희처럼 생겨야만 성공하는 게 아닌 것 또한 분명한 사실 아니던가. 

 

"매끄러운 피부, 날씬한 몸매, 이상적인 체격, 건강한 모발 등 외모에서, 그리고 자세와 걸음걸이, 목소리의 명료성, 상황에 맞는 적절한 몸짓 언어, 패션 감각에서 신체 효과가 생긴다."

저자 역시 훌륭한 외모에 대해 이처럼 분명히 정의하고 있다. 성공과 인생의 행복이 조형미순이라면 미스코리아와 연예인이 가장 성공하고 부유하고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야 마땅한데 현실은 다르지 않은가. 

 


적당히 느슨하게 혹은 빈틈없이 단정하게

여자든 남자든 외모 가꾸기의 기본은 옷차림이다. 그러면 어떻게 입어야 할까? 교과서 같은 말이지만 당연히 옷은 체형, 나이, 업무와 어울려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보다 구체적으로 주의할 점은 무엇일까.

1. 드레스 코드 

입사 면접장에 펑크룩 차림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다. 이 경우 일반적으로 정장 차림이 알맞은 드레스 코드이다. 드레스 코드는 사회적 지위가 높을수록 중요해진다. 저자는 미국의 전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 트럼프의 복장을 예로 든다. 그녀는 허리케인으로 피해를 본 지역에 흰색 야구모자, 흰색 스니커즈, 흰색 바지, 카키 블라우스, 선글라스 차림으로 방문했다. 누가 봐도 공감과 존중의 부족으로 보였을 것이다.  

2. 대표성

최고 직책에 있다면 기업과 기관을 내외적으로 대표하는 일을 맡고 있다. 대통령이 국제기구 정상 회담에 참석할 때 찢어진 청바지나 비즈가 잔뜩 달린 원피스를 입고 가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높은 직책이 눈에 띄게 유행을 따르거나 사치할 자격이 있다는 뜻은 아니라고 저자는 말한다.  

성공 및 계급 신호는 어디에서 알아볼 수 있을까? 저자는 예를 들어 어깨선과 정확히 맞는 재봉선, 최고급 원단, 적절히 빛나는 커프스단추, 수제 구두 등이라고 한다. 즉, 요란스럽지 않지만 마치 운전기사가 딸린 고급 승용차나 일등석을 이용하는 사람처럼 보이는 게 이상적이라고 충고한다. 

3. 비범함 

예전과 달리 최정상 리그에 속하는 사람도 양복과 넥타이 차림에서 벗어나 편안한 복장이 받아들이는 추세이다. 이것을 붉은 운동화 효과 Red Sneaker Effect라고 하는데 편안하게 입은 최고경영자 또는 교수들이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지위가 비교적 높은 사람에게만 적용됨을 주의해야 한다고 한다.  

4. 자신감 

차림새가 중요한 이유는 단지 보는 사람에게만 효과를 내는 게 아니라 입는 사람에게도 영향이 있기 때문이다. 하긴 나 역시 제대로 갖춰 입었고 나가면 자신감이 높아지는 경험을 수없이 했다. 

 


과시와 지위 상징은 필요 없다

"신체 자본을 넉넉히 가진 사람에게서는 자연스럽게 돈과 성공이 느껴진다. 심지어 셔츠에 반바지 차림으로 돌아다녀도 성공 아비투스는 드러난다. 몸매, 피부, 걸음걸이, 미소, 몸짓 언어와 시선에 미묘한 차이가 생긴다. 아무에게도 자신을 입증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노력, 과시 지위 상징이 필요 없어진 곳에 성공이 있다."

 

성공하여 높은 지위에 있으면 더 이상 성공한 사람의 아우라를 내뿜기 위해 애를 쓰지 않아도 된다. 정말 성공한 사람이기에 그런 척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또 그 자리에 가기까지 거쳤던 과정이 있어서 자연스럽게 '아우라'가 몸에 배었을 것이다. 

문득 예전에 인스타그램에서 본 사진 하나가 떠오른다. 비즈니스 인사이드와 관련된 계정이었는데, 부의 정도에 따른 옷차림을 보여주는 사진이었다.

poor: 머리부터 발끝까지 유명 브랜드로 치장하고 긴장한 듯 걷는 젊은 여성 

rich: 트레이닝 바지에 면 셔츠를 입은 젊은 여성

super rich: 패션 따위는 모른다는 듯한 마크 저커버그 부부의 모습. 시장에서 만 원도 안 줬을 것 같은 면 셔츠에 반바지.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표정. 


신체 자본, 특히 건강 관리에 대한 부자와 부자가 아닌 사람의 태도 차이는? 

 

"부유한 사람은 그냥 오래 사는 게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신체 조건을 유지하며 오래 산다. 좋은 옷과 세심한 자기 관리를 통해 자연스럽고 활기찬 아우라가 생긴다. 이런 아우라는 좋은 유전자가 아니라 균형 잡히고 우수한 생활 습관과 훨씬 더 관련이 많다."

저자는 건강 관리와 관련하여 체중, 흡연, 술, 운동, 섭식 이 다섯 가지를 중요한 요소로 꼽는다. 이 다섯 가지 중 계층에 따라 예외가 없는 것은 모두가 술을 너무 많이 마신다는 것 정도라고 한다. 그러나 상위 계층일수록 흡연을 적게 하고, 올바른 식습관을 가지고 있으며, 운동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현대인 누구나 지겹게 들었을 법한 술 담배 줄이고 운동하고 좋은 음식 먹으라는 말 뒤에 부자와 그렇지 않은 계층 사이에는 더 근본적인 마인드의 차이가 있다.

 

 "상류층은 각자가 자신의 건강을 관리해야 한다고 여기고 하류층은 건강을 선천적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사회적 계층에 따라 신체 자본 역시 불균등하게 배분되어 있다고 한다. 쉽게 말해 사회적 지위가 높을수록 어릴 적부터 '건강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마인드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경제적으로 풍족하게 자란 사람은 '건강은 관리하는 것'이라는 태도를, 그렇지 못한 환경에서 자란 사람은 '건강은 유전적으로 타고나기 때문에 관리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여긴다는 것이다. 하류층은 건강과 관련하여 자신의 생리학적 조건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신체와 정신을 대하는 기본 태도가 수명의 차이로까지 연결된다면?

다행인 점은 건강한 생활은 습관은 사회적 상위 계층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 아니라는 것이다. 몸에 좋은 음식을 먹고, 물을 많이 마시고, 운동하고, 적당한 휴식을 취하는데 막대한 돈이 들지 않는다. 문제는 출신 아비투스에 붙잡혀 있고, 이것이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인데... 매일같이 배달 앱으로 음식 시켜 먹고, 너무 피곤해서 치실 사용할 시간이 없고, 걸어가도 되는 거기를 택시를 타고...

겉으로 보이는 외모를 적절하게 가꿀 뿐 아니라 자신의 결심과 의지로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부자의 아비투스라고 한다. 건강한 생활 습관을 가지면 어느 순간 주변 사람들로부터 "좋은 일 있냐, 외모가 달라졌다"라는 말을 듣게 될 것이다. 그러면 자신감 또한 오를 것이고. 건강 관리로 맑고 생기 있는 피부와 안색, 체력까지 얻으면 신체적으로 활기가 돌고 더욱 매력적인 사람으로 보일 것이다. 그러면 하는 일이 더 잘 풀리는 게 당연하겠다. 

 


 

훌륭한 신체 자본의 이상적 모습이 아닐까 싶은 이미지

 

순전히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 보고 판단을 내리는 것이지만.

 

위 사진 속 여성은 건강해 보인다. 적당한 체중, 바른 자세, 탄력 있고 건강해 보이는 피부에 어떻게 보여야겠다는 과도한 의도가 전혀 없이  자연스럽다. 매일 같이 과음을 하거나, 식습관이 좋지 않다든가, 마약을 한다든가, 불규칙적인 생활 패턴을 가지고 있다면 이러한 아우라의 사진이 연출되기 어려울 것이다. 실력이 고만고만하다면 입사 시험에서 저런 여성이 더 쉽게 합격한다는 것을 쉽게 상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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