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투어: 여행과 독서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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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기록/2022

<디퍼런트> 문영미

Writer Hana 2022. 11. 9.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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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퍼런트 Different>

문영미

박세연 옮김

 

 

 

 

이 책은 요즘 차별화가 사라진 마케팅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래서 무엇을 해야 하나? 자신의 강점, 자신이 가진 두드러진 점에 집중해야 한다. 이것은 마케팅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필요한 전략이다.

 

"이제 마케터들은 남들과 비슷한 전략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실감하고 있다. ... 비즈니스 세계의 사람들은 이제 뭔가 '다른 different' 것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절실함으로 가득 차 있다. 이러한 차원에서 이 책의 목표는, 오늘날 비즈니스 세계가 필요로 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앞으로 추구해 나가야 할 '다름 difference' 이란 과연 어떠한 것인지 살펴보는 일이 될 것이다."

 

 

목차

제1부 경쟁하는 무리들: 차별화가 사라진 현상, 무엇이 문제인지 진단하다. 

제2부 경쟁은 없다: 차별화에 성공한 사례에 대해 이야기한다.

제3부 미래의 비즈니스: 좋게 말해 열린 결론이고, 나쁘게 말해 결론이 흐지부지하다.

 

 


 

제1부 경쟁하는 무리들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다른 분야를 포기해야 한다."

 

 

차를 한 대 구입하려고 정보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회사나 저 회사나 다 비슷비슷하다. 우리 차는 이런 점이 좋고, 저런 점도 좋고, 다 좋다... 온갖 장점을 늘어놓으면 소비자가 매력을 느낄까? 저자는 요즘 마케팅이 매력, 진지함, 겸손, 강인함과 같이 서로 모순된 이미지를 동시에 심어주고자 안간힘을 쓰는 선거 후보자를 떠오르게 한다고 지적한다. 다방면에서 좋은 인상을 주고자 하는 시도가 역설적으로 어느 것 하나 두드러지게 전달하지 못하는 결과를 내고 마는 것이다.

 

그러면서 시장 조사의 부작용에 대해 말한다. 시장 조사해봐야 뭐하냐, 소비자에게 의견을 물어봤자 장점을 칭찬하겠냐, 당연히 그 기업의 부족한 부분을 보충해달라는 지적만 나올 거다, 부족한 부분 채우다 보면 차별화는 멀어질 텐데. 이렇게 시장 조사 또는 포지션 조사로는 차별화는 불가능하다는 논리다.  

 

이는 기업만이 아니라 인간의 흔한 행태이다. 교수인 저자가 강의를 하며 학생들에게서 심지어 본인에게서도 같은 모습을 확인했다. 학생들의 참여도를 높이고 싶어 중간 평가 점수를 공개했다. 그러자 학생들은 자신이 높은 점수를 얻은 강점 분야를 더욱 키우기보다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쪽으로 집중했다. 본인 역시 강의 평가와 같은 외부 평가에 약점을 보완하는 식으로 대응했다. 

 

강점에 더욱 투자해 평균과의 격차를 더 벌리기보다 부족한 부분에 투자했을 나오는 결과는 '평범함'이다. 특정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자 한다면 차별화, 그러니까 더욱 불균형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 아이러니하게 경쟁이 치열하고 기업들은 더 비슷한 제품들을 내놓는다. 스타벅스는 아침 식사 메뉴를 개발하고, 맥도널드는 커피바를 만들었다. 

 

 

"변했지만 완전히 변한 게 아니다. 현대인들은 변화를 갈망하면서도, 지금 자신이 있는 방식을 고집하기도 한다."

 

차별화가 중요하다는 것을 기업가와 마케터들도 모르지 않을 텐데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들은 소비자의 심리를 정확히 모른다. 

 

사람들 모두가 새로운 제품에 열광할까? 처음 컴퓨터가 나왔을 때, 스마트 폰이 나왔을 때 나는 기계치라며 새로운 기계를 배우고 적응하기를 거부한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배우고 나서야 생활을 편하게 하고 재미까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모두가 최신의 변화를 환영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싸이월드의 감성 음악, 아날로그시계, LP 음반 등 옛날 것을 그리워하는 사람도 많다. 

 

그럼에도 기업과 마케터는 제품의 진화를 믿고 있다. 

 

대표적인 현상은 계속해서 추가되는 기능이다. 치약은 기본적인 충치예방 기능에 더해 미백, 치석 제거, 좋은 향 등 여러 기능이 추가되었다. 이뿐 아니라 선택지도 많아졌다. 코카 콜라를 넘어 제로 콜라, 체리 콜라, 레몬 콜라 등 출시되었다. 지나친 기능과 선택지에 소비자는 쉽게 피로를 느낀다. 

 

기능 자체의 확장뿐 아니라 브랜드 간 비슷한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는 행태도 차별화를 어렵게 한다. 

 

아메리칸 에어라인은 업계 최초로 마일리지 프로그램 실시했다. 곧 모든 항공사도 마일리지 프로그램 도입했고, 결국 경쟁의 원점으로 돌아가 수익 구조만 악화되었다. 웨스틴 호텔이 헤븐리 베드 서비스를 런칭하자 다른 호텔들도 돈을 들여 유사 서비스 시작했다. 메리엇의 리바이브 컬렉션, 하얏트 호텔의 그랜드 베드, 래디슨의 슬립 넘버 베드, 크라운 플라자의 슬립 어드밴티지... 투숙객들은 차이를 알까? 

 

유사 제품이 엄청나게 많아지면서 차별화가 어려워졌다. 이렇게 한 카테고리가 과잉성숙의 단계에 접어들면 초세분화, 과잉확장, 과잉경쟁이 함께 나타난다. 

 

 

정체성을 드러내는 통로로써 소비가 현대인의 삶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지속적으로 높아지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브랜드 충성도를 구축하기는 계속 어려워진다.

 

 

핸드백을 새로 하나 사려고 한다. 이때 어떻게 물건을 고르는가? 백에 무엇을 담을지에 따라 크기가 중요하고, 디자인도 중요하고, 소재도 중요할 것이다. 이게 다? 그렇지 않다. 남들에게 어떻게 보일지도 중요하다. 전시회나 데이트에 들고나갈 백이라면 사진 찍어서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경우도 고려 사항이다.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 필요성만큼 '보여주기'가 중요하다는 것을 누가 부정할 수 있을까? SNS의 발달과 함께 사생활을 온라인에 공개하는 시대라 구매 활동에 있어서도 타인의 이목에 신경을 쓰게 된다. 

 

소비는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강력한 무기이다. 자신이 입는 특정 청바지 브랜드, 사용하는 특정 가전제품 브랜드를 SNS에 아무 생각 없이 올리지 않는다. 문제는 단순히 매출만 봐서는 브랜드에 대한 애정 때문에 구매한 사람과 그냥 한 번 구입해본 사람을 구별할 수 없다.

 

요즘 브랜드 충성도가 약한 카테고리가 많아졌다. 특히 식당, 와인, 책, 요거트,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등이 대표적으로 포화 단계에 이른 카테고리다. 엄청나게 다양한 브랜드들이 경쟁하고 있어서 특정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떨어지는 것이다. 이로 인해 어떤 현상이 나타나는가? 소비자는 특정 브랜드보다 카테고리 자체를 인식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나는 맥주 없이는 못 산다"라고 말하지 특정 브랜드를 언급하지 않게 되는 식으로 말이다. 

 

 


 

제2부 경쟁은 없다

역 브랜드, 일탈 브랜드, 적대 브랜드, 차별화

 

 

역 브랜드: 거대한 흐름에 맞서라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은, 넘쳐 나는 풍요의 바닷속에서 단순함의 자유를 다시 찾는 것이다.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로 넘쳐 나는 과잉 만족의 시장에서 소비자들은 마음의 휴식을 원하고 있다. 다시 말해, '더 more'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사람들은 '덜 less'을 요구하고 있다."

 

소비자는 항상 불만족하다기보다 과잉만족에 빠져 있을 수도 있다. 낮은 품질과 서비스를 원한다는 게 아니라 별로 필요하지 않은 제품들에 둘러싸여 있다고 느낄 수도 있다는 뜻이다. 포털들은 메인 페이지에 정보 하나라도 더 띄우려 하지만 정작 이용자는 정신없는 레이아웃과 느린 검색 속도에 짜증이 난다. 항공사가 공짜로 기내식을 제공해봤자 승객은 맛없다고 불평할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역 포지셔닝으로 성공한 브랜드가 등장한다. 역 포지셔닝 브랜드란 독특한 아이디어를 통해 소비자들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가는 브랜드를 뜻한다. 역 포지셔닝 브랜드는 하나라도 더 줄이고 더 제거하는 방식으로 역주행하지만 차별화에 성공했다.  

 

저자가 제시하는 역 포지셔닝 브랜드의 대표적인 예는 구글과 이케아다. 너무 식상하고 고전적인 예 같은데? 아무튼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이 메인 페이지에 온갖 카테고리를 담고 있는 보통의 포털과 달리 로고와 검색창만 덜렁 남겼다. 이케아는 친절하지 않다. 배송도 안 해주고 고객이 가구 조립도 직접 해야 하며 친절하게 따라붙어 설명해주는 직원도 없다. 하지만 성공했다.

 

현대인들은 변덕스러운 소비문화에 빠져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살아 남기 위해 보통 기업들은 제품과 서비스 확장한다. 이럴 때 거꾸로 제품과 서비스를 제거하는 게 하나의 대안이 될 수도 있다. 

 

 

일탈 브랜드: 소비자들의 심리를 변화시켜라

 

 

"일탈 브랜드들은 소비자를 새로운 세상으로 안내한다. 그들은 사람들이 완전히 새로운 렌즈를 통해 그들이 내놓은 제품을 바라보도록 만든다."

 

미국의 평론가 월터 리프먼은 <여론 Public Opinion>에서 "사람들은 이해를 하기에 앞서, 먼저 분류를 시도한다"라고 했다. 인간은 누구나 본능적으로 사물을 분류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바로 이를 이용해 일탈 브랜드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소니에서 출시한 애완 로봇 아이보가 있다. 아이보는 가정용 로봇이 아니다. 가끔 명령을 알아듣지 못한다. 하지만 아이보를 구매한 사람들은 개가 말을 안 듣는다거나 기분이 안 좋다는 식으로 해석한다. 기술적 오류가 있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살아있는 개처럼 여긴다는 것이다. 

 

또 다른 예는 태양의 서커스다. 서커스가 아니라 체조 갈라쇼 같은데도 서커스라는 카테고리 유지함으로써 이익을 얻었다고 말한다. 

 

심슨 가족. 사회 비평과 풍자가 주된 요소이면서도 만화라는 카테고리에 머무르며 개척자의 이미지를 구축했다.

 

스와치 시계. 기존의 스위스 시계는 값비싼 고가의 장신구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스와치는 시계를 패션 아이템 카테고리에 집어넣는 모험으로 성공했다. 팝 아트를 접목하여 계절 컬렉션을 출시했는데 마치 패션처럼 다룬 것이다. 

 

 

적대 브랜드: 고객은 왕이 아니다?

 

 

"싫으면 그냥 떠나세요."

 

역주행도 아니고, 일탈도 아니고 상당히 공격적으로 들리는 적대 브랜드라니...

이들은 소비자를 왕으로 여기지 않는다. 살 거면 사고 말 거면 마라는 식으로 나오는 태도가 차별화의 요소가 될 수 있다?

 

저자는 이 장을 1970년의 코카콜라 광고 소개로 시작한다. 다양한 인종의 젊은이들이 로마의 푸른 언덕에 모여 합창하는 모습으로 꿈과 희망, 밝은 사회를 이야기하는 한 편의 공익 광고 같다. 하지만 이런 따뜻한 이미지의 광고가 이제 먹히지 않는다. 강의 시간에 토론에서 학생들은 feel-good 광고를 보면서 거부감이 든다고 했다. 단점에 눈 감고 장점은 과대 포장하는 모습과 제품 판매가 목적이면서 감동적인 장면을 부각하는 게 위선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때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눈에 띄는 것은 적대 브랜드이다. 판대 활동에 적극적이지 않고 소비자의 비위를 맞춰주지도 않는다. 결과는 극단적인데 소비자들은 적대 브랜드와 친구가 되거나 아니면 적이 된다. 

 

대표적인 예는 큰 차를 선호하는 미국에 진출한 미니 쿠퍼의 마케팅 전략이다. 옥외 거대한 광고판에 별다른 설명 없이 "XXL XL M N MINI"라는 문구만 있다. 또 다른 광고판에는 미니 쿠퍼 한 대가 커다란 SUV 지붕 위에 올라간 모습이었다. 2002년 당시 저자는 그 광고가 흐름을 거스르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크기는 분명 문제이고 부정적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것이 마케터의 역할이라 생각하는데 오히려 단점을 오히려 강조하다니 말이다. 

 

그러면서도 분명 기묘한 활력을 느꼈다고 고백한다. 

 

그 외에도 레드불, 마마이트, 버켄스탁 어글리 등 모두가 한결같이 "싫으면 그냥 떠나세요"라고 말하는 듯하다. 이러한 적대 브랜드들은 마니아 수와 브랜드를 싫어하는 사람 동시에 증가시키는데 그 이유가 무엇일까. 바로 사람에게는 타인과 다르기를 원하는 차별화, 그리고 희귀한 것을 갖고 싶어 하는 심리가 있기 때문이다. 

 

명품 브랜드 역시 차별화 희귀한 것에 대한 욕구를 일으키지만 단순히 소비자의 경제적 격차로 분리한다. 반면에 적대 브랜드는 경제적 기준과 관계없이 창조적인 방식으로 소비자 계층 분할하여 성공의 기반을 다졌다. 

 

 

디퍼런스: 승자의 최고 전략

 

 

"아이디어 브랜드들은 경쟁에 참여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아이디어 브랜드의 핵심 전략이다. 그들은 경쟁이나 비교에 관심이 없다. 그리고 소비자들의 불만과 비난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그들에게 각별한 관심을 갖는 것이다."

 

이렇게 교과서적으로 말하면 재미없고 "애플과 할리 데이비슨은 뭔가 다르다"라고 말하면 바로 이해가 된다. 

 

핵심은 차별화라는데, 그래서 차별화가 무엇인가? 저자는 개념을 정의하는 것은 어렵지만 사례로 접근해볼 수 있다면서 학창 시절의 일화를 들려준다. 

 

고등학생 때 한 선생님이 특별한 숙제를 내줬는데 하루 동안 반항자로 살아보는 것이었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교칙에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반항자로 살기였다. 저자를 비롯한 대부분의 학생인 비슷하게 잠옷 차림이나 우스꽝스러운 차림으로 또는 이상한 장신구를 하고 나타났다. 딱 한 명 특별한 경우가 있었다고 한다. J라는 친구는 평소와 똑같은 차림으로 등교했다. 그런데 평소에 과묵한 그 친구가 수업 시간에 선생님 질문에 차분하고 진지하게 대답을 하고, 선생님들에게 극존칭을 사용하는 등 독특한 행동 방식을 보였다. 이를 통해 저자는 차별화에는 의미 있는 차별화와 차원이 다른 차별화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차별화'의 정의는 여전히 오리무중이지만 차별화의 카테고리 하나는 생성되었다. 고민 없는 차별화, 진지한 고민 끝에 나온 차별화.

 

 


 

차별화의 필요성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책

 

 

이 책은 기업의 경영에 관해 어떻게 진정한 차별화를 이룰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러나 기업뿐 아니라 어떤 분야에서 일하든, 또 조직이든 개인이든 시사점이 있다. 자신의 약점을 채우기보다 일단 자신의 강점을 극대화하자는 것이다. 

 

무난한 수준을 원하면 차별화가 꼭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20대 초반 친구와 가끔 갔었던 신림동 순대촌이 떠오른다. 동대문 밀리오레도. 수없는 순대집이 늘어서 있어 가게 간의 차이는 모르지만 그렇게 거대한 집단에 묻혀 있어서 대부분의 가게는 어느 정도 장사가 됐을 것이다. 밀리오레에도 숨 막힐 정도로 옷가게가 빽빽이 들어서있었고 판매하는 옷들도 디스플레이도 비슷비슷했다. 혼자 유달리 튀며 엄청난 매출을 독식하는 가게는 없지만 다들 비슷비슷하게 매출을 올리지 않았을까 싶다.

 

그럼에도 소리 없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게 아니라 애플 같은 존재, 할리 데이비슨 같은 존재가 목표라면 진지한 고민을 통해 차별화를 시도해야 한다. 또한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시간과 에너지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내가 잘하는 것에 집중하는 게 낫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요즘 온라인에 카툰이 넘쳐난다. 웹툰이나 인스타툰을 보면 다들 훌륭한 수준이다. 문제는 작가도 작품도 너무 많은데다 대부분 비슷해서 정작 기억에 오래 남는 작가나 작품이 없다는 점이다. 카카오의 춘식이와 라이언처럼 엄청나게 대중적인 브랜드가 아니라면 말이다. 하지만 그 중에도 분명 작품이 드라마화 된다든지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는 작가가 분명 존재한다. 이러한 수준이 목표라면 스토리가 차별화가 된다든지, 캐릭터가 유별나게 뚜렷하다든지, 아니면 그림 형식이라도 남달라야 하지 않을까.   

 

 

흐지부지한 결론에 대한 아쉬움

 

 

이 책은 결론이 흐지부지해서 아쉽다. 현재 시장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그런 상황에서도 성공한 브랜드는 어떤 시도를 했는지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준다. 여기까지는 좋은데 저자 자신만의 강력한 해결책, 청사진, 주장이 없다. 저자 자신도 이런 비판을 예상했기 때문인지 서론에서부터 선수를 쳐 분명한 결론은 제시하지 못한다고 고백했다.   

 

후반부에서도 고백이 반복된다. "하지만 이 책이 학문적으로도 의미를 가지려면, 나는 이쯤에서 분명한 결론을 제시해야 한다. 신사고의 지평을 여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거나, 최소한 경영자 및 경영학자들을 위한 새로운 원칙을 말해야 할 때가 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나는 그러지 못할 것 같다." 

 

확실히 나를 포함한 대다수의 평범한 사람들은 현상에 대한 지적은 잘한다. 타인의 말과 행동에서 문제점을 찾기란 쉬운 일이다. 이것은 저자와 같은 대학교수라 해도 다르지 않은가 보다. 3부에서 "확실한 결론은 없어도 2퍼센트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보여줄 수도 있다"며 약간의 아이디어를 소개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그마저도 본인의 것이 아니지만.

 

학생들이 리포트로 제출한 '미래 아이디어 브랜드의 발전 모습과 공통점'의 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 첫째, 미래에는 '희귀한 가치'가 중요해질 것이다. 예를 들어 온갖 소란과 자극이 가득한 세상에서 '침묵'이다. 

- 둘째, '빅 아이디어 big idea'이다. 

- 샛째, '인간적인 숨결'이다. 직관과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을 의미한다. 

 

자기계발서 저자들조차 틀을 만들고 생각을 제시한다. 전공자가 아니면서도 스스로 과학, 심리학, 경영을 공부하여 자신만의 논지를 세우는데... "성공하고 싶으면 이렇게 저렇게 하라"라고 확실하게 주장하는 자기계발서에 비해 학자들의 책이 가끔 용두사미로 끝나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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