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투어: 여행과 독서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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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기록/2022

<호텔에 관한 거의 모든 것> 한이경

Writer Hana 2022. 9. 9.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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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 관한 거의 모든 것>
한이경

 

<호텔에 관한 거의 모든 것> 한이경. 어쩜 이리도 호텔을 전혀 떠올릴 수 없고 재미도 없고 매력도 없는 표지를 만들었을까? 하하.

 


"호텔은 공간과 라이프 스타일의 실험실이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호텔이라는 말이 공항만큼이나 설렘을 갖게 하는 단어일 것이다. 이 책은 호텔을 직접 만드는 전문가가 호텔이란 어떤 곳이고 호텔을 이루는 수많은 구성 요소들은 무엇인지에 대하여 알려주는 호텔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이다. 호텔 운영에 대해 전문적으로 배운 적은 없지만 업계 종사자가 아닌 입장에서 호텔 운영학 입문서라고 해도 될 만큼 흥미 있고 체계적으로 잘 정리된 책이다. 



목차

제1장 선택
제2장 정의
제3장 진입
제4장 입성
제5장 공유
제6장 이면

 

 




호텔을 고르는 기준과 취향이 다양화

 


고객의 선택을 받기 위한 호텔들의 치열한 경쟁으로 본문이 시작된다. 예전에는 전화로 예약을 받았지만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호텔을 고르는 방식은 발품에서 마우스품, 손품의 시대로 바뀌었다. 

온라인 숙소 예약 플랫폼의 발달로 투숙객은 쉽게 예약이 가능해졌지만 숙소 운영자 입장에서는 울며 겨자 먹기로 수수료 지불해야 한다. 하긴 나도 숙소를 예약할 때 부킹닷컴, 호텔스닷컴, 아고다 같은 예약 플랫폼을 이용한다. 그래서 고급 호텔 브랜드들은 자신들만의 전략을 세운다고 한다. 예를 들어 회원을 모집하여 예약 플랫폼을 통해서 받을 수 없는 갖가지 서비스 제공하는 것이다. 높은 회비로 인해 진입 장벽이 높지만 훌륭한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다는 부띠끄 플랫폼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다지 활성화되어 있지 않은 방식이라고 한다. 이런 세계도 있다는 것이 재미있다. 

숙소의 종류에는 무엇이 있을까?

- 호텔: 숙박이 주 목적인 도심의 숙소, 수직 고층 건물

- 리조트: 경치가 좋은 산이나 바다 등 도시가 아닌 곳의 숙박 시설, 휴양이 주목적, 수평적 저층 건물

- 리트리트: 자연 속에서 몸과 마음 치유하는 곳, 우리나라에서는 활성화되지 않았지만 템플 스테이가 이 비슷한 기능 수행

- 장기 투숙용 숙소 또는 서비스 아파트

 

 



호텔의 역사

 


호텔을 포함한 모든 숙박을 포괄하여 부르는 전문 용어는 Hospitality라고 한다. 방문객이나 손님, 친구, 낯선 이들에게 친절하고 편안한 숙식을 제공하는 곳을 뜻한다. 

집을 떠나 타지에 간 사람이 낯선 곳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모습은 이미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에도 그 묘사가 있다. 하지만 오늘날과 같은 호텔의 시작은? 공식적으로 15세기를 호텔의 본격 시작으로 본다. 영국에서 여관업 등록이 제도화되면서 약 600여 개의 여관이 등록을 했다. 이들은 객실뿐 아니라 주방, 공용 공간, 마구간, 창고 등을 갖추고 본격적인 영업 시작했다고 한다.

- 최초의 호텔: 호텔이라는 단어는 엑서터 지역에서 영업중이던 한 숙박업소가 1770년에 사용한 광고에 처음으로 등장했다. 이 호텔은 1801년부터 로열 클래런스 호텔이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숙박 공간 외에도 커피 대접, 무도회, 집회, 콘서트를 개최하며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했다. 그리고 도시의 엘리트들이 문화생활을 위해 모이는 곳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어쩐지 오늘날과 비슷한 느낌이다. 호텔이 단지 먹고 자고 쉬는 곳일 뿐 아니라 연회나 행사를 열고 심지어 숙박을 하지 않아도 애프터눈 티를 위해 방문하기도 하니까 말이다. 

시대를 앞서간 이 호텔은 오늘날에도 영업중이라고 한다. 대단하다. 

호텔업은 19세기에 더욱 활성화되었는데 이는 산업 혁명의 결과였다. 교통수단이 발전함과 동시에 사람들이 다양한 이유로 길을 떠나기 시작하면서 호텔 수요 역시 급증했기 때문이다. 

- 미국에서의 발전: 이후 발전은 미국에서 이루어졌는데 프런트와의 통화 기능, 엘리베이터 설치, 초호화 서비스 제공과 같은 혁신이었다. 또한 1950년대에 고속도로가 본격 개발되면서 여행자가 급증했고, 영토가 광활해서 숙박 업소에 대한 수요도 높아졌다. 이렇게 고속도로 근처의 숙박업소는 주로 개인 사업자가 운영했다고 한다. 물론 글로벌 호텔 그룹도 발전했다. 힐튼 호텔 그룹은 1919년, 메리어트 호텔 그룹과 하얏트 호텔 그룹은 1957년에 시작되어 유구한 역사를 자랑한다. 

- 휴가 문화와 리조트의 등장: 이후 사회가 발전하고 경제 규모가 계속 커지면서 사람들은 휴가라는 것을 떠나기 시작했다. 호텔은 고속도로 옆이나 도시 한복판뿐 아니라 산과 바다에 등장하기 시작, 이른바 리조트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리조트의 구성은 호텔과 달라야 한다. 숙박 시설뿐 아니라 음식점, 바, 엔터테인먼트, 쇼핑, 수영장, 스파 등의 시설을 갖춰 리조트 안에서 모든 것이 해결 가능해야 하기 때문이다. 

- 콘도 호텔, 즉 분양형 숙박업

- 휴식과 휴가를 즐기던 곳에서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곳으로 변화. 스타 디자이너들과 협업하여 부띠크 호텔 런칭.

- 에어비앤비의 등장

- 개인 호텔: 요즘은 호텔 하면 글로벌 호텔이나 대표 브랜드 호텔만 떠올리지 않고 다양화되었다. 예를 들어 개인이 운영하는 작은 숙소를 들 수 있다. 몇 달 전부터 예약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많은 숙소도 있는데 주인장들의 개인 감성이 담겨 SNS에서 인기를 끄는 곳들이다. 일본의 료칸, 유럽의 고성을 개조한 개인 호텔 역시 이러한 케이스다. 

- 서양에서 웰니스 호텔 개념 도입: 웰니스 wellness는 웰빙 well-being, 행복 hapiness, 건강 fitness의 합성어다. 헬스케어와 투숙 경험이 혼합된 것이다. 내가 살고 있는 독일에서 친숙한 개념이다. 저자는 서양에서 주도한 이 트렌드를 가장 열심히 추격하는 것은 중국이고 싱가포르와 태국도 두각을 나타낸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제대로 웰니스 콘셉트를 반영한 호텔이나 리조트는 찾기 어렵다고 한다. 그러니까 앞으로 유망한 분야라는 뜻이기도 하다. 

 

- 팬데믹 시대의 여행과 환경 보호: 호텔 업계도 어려움을 겪으며 다양한 방식으로 생존 모색하게 되었다. 또한 업계에서 전망하기를 코로나 이전의 즐기는 목적이 아닌 환경과 지속 가능성을 생각하는 재생 여행 regenerative tourism 쪽으로 시선이 옮겨질 것이라고 한다.

 

 


 

호텔 하나가 문을 열기 위해

 

 

호텔을 짓고 영업을 시작하기 위해서 거치는 단계는?

 

1. 초기에는 브랜딩 에이전시와 협업을 한다. 오너가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것을 구체적인 이미지와 동영상으로 구현하여 호텔 지향점을 정립하는 과정이라고 한다. 

 

2. 일정한 콘셉트가 정립되면 그에 따른 호텔 이름, 로고, 홍보용 자료들의 서체, 사진 스타일, 간판 및 안내문의 디자인 등 브랜드 아이덴티티 수립 같은 세부 작업에 돌입한다. 

 

3. 앞의 세부 작업 과정에서 산출되는 가이드라인에 따라 건물 내외부 디자인, 어메니티, 운영 방향 등이 결정된다. 

 

4. 시공사 선정

 

5. 운영사 선정

 

 


 

투숙객의 동선을 따라가며 보는 호텔 이야기

 

 

우리가 호텔에 투숙하는 과정을 보면 일단 호텔의 간판 발견한다. 그다음 로비에 도착하여 체크인을 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해 객실에 들어선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순간순간을 위해 업계에서는 눈물나는 정성을 쏟아붓는다.  

 

좋은 호텔이란 재방문 비율이 높은 호텔을 뜻한다고 한다. 이를 위해 특히 공간 경험의 효과 극대화를 목표로 오감을 감동시키려는 노력을 하게 된다. 호텔 간판과 안내판의 디자인과 로비의 공간 디자인 (시각), 배경 음악 (청각), 문의 손잡이와 라운지의 소파 패브릭 등 (촉각), 웰컴 드링크 (미각), 호텔의 시그니처 향 (후각)을 예로 들 수 있다. 

 

- 호텔 로비: 로비의 퀸은 프런트 데스크이다. 로비에서 가장 중요한 공간인만큼 가장 눈에 띄게 디자인을 한다. 데스크 컴퓨터 모니터는 대부분 45도 각도로 배치되어 직원과 손님이 서로 얼굴을 볼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까지 곁들인다. 그리고 글로벌 호텔 그룹 가이드라인은 치밀한 기준 제시하여 서랍의 가로 세로 높이부터 전기 콘센트, 전화선, 인터넷 연결 장치 등 어떤 위치에 몇 개씩 배치해야 하는지까지 다 가이드라인을 따른다고 한다. 고객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프런트 오피스에서는 핵심 업무가 이루어지는 만큼 치밀하게 설계되어야 하지만 동시에 고객의 눈에 띄는 것도 피해야 한다. 다음부터 호텔에 갈 때는 프런트 데스크를 유심히 관찰해 봐야겠다.

 

- 로비 라운지: 저자는 아부다비의 '에미리트 팰리스 호텔'의 라운지를 예를 들어 소개한다. 금가루를 뿌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디저트 천국이라고 한다. 힘든 하루 일과를 마치고 그곳에서 커피 한 잔 하며 아랍 음악을 들으면서 에너지를 충전했다는데 아부다비에 가게 되면 꼭 한 번 방문해봐야겠다. 

 

호텔의 로비는 전통적으로 도착 구간, 사교 구간, 식음료 구간으로 구분되었다. 하지만 MZ 세대가 주요 소비자로 떠오르면서 그들의 취향에 맞춰 도착+식음료, 사교 공간으로 재조합이 이루어졌다. 체크인을 하면서 음료 한 잔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로비의 내부 공기를 깨끗하게 유지하기 위한 설비에 대한 내용도 소개된다. 그리고 소음을 줄이기 위한 카펫과 마감재 선택도 빠질 수 없다. 또한 로비에 놓을 가구 하나도 쓸데없기 보기 좋으라고 놓은 것은 없다고 한다. 모두 강한 내구성 테스트를 거쳤고, 화재에 대비한 방염 처리 등 깐깐한 기준이 적용된다. 밝기 조절이 가능한 조명 시스템도 로비의 중요한 설비이다. 

 

- 엘리베이터: 호텔의 엘리베이터는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공간이기도 하다. 그래서 기술적 안전 문제는 물론이고 디자인에도 공을 들인다고. 

 

- 객실: 객실 문을 열고 들어가 카드키를 꽂는 순간부터 약 1분 동안 호텔에 대한 만족도가 결정됨을 호텔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좋은 인상을 주고자 정성을 기울이는데 저자는 '기본기'를 강조한다. 화려한 겉모습도 중요하지만 결국 호텔이란 투숙객이 쾌적하고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출입문은 방음의 기능이 중요하다. 그리고 욕실은 디자인뿐 아니라 안전, 환기, 청결이 중요하다.

 

어메니티 역시 가이드라인을 따라 선택되고 배치된다고 한다. 흔히 알고 있든 계약한 브랜드와 협업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요즘은 환경보호 이슈가 부각되면서 일회용 플라스틱을 제공하지 않는 쪽으로 변화하는 추세다. 대용량 용기를 욕실에 두고 그때그때 채워 넣는 방식이다. 플라스틱 칫솔도 요즘은 제공하지 않는다. 

 

침실 온도는 보통 24도를 유지하게 되어있고 편안한 매트리스와 침구류가 단연 핵심이다. 침대 매트리스의 세로 길이는 200센티미터로 같지만 가로길이는 각각 다르다. 킹: 180cm, 퀸: 153, 더블: 120, 트윈: 110. 호텔 업계에서 꼽는 최고의 매트리스는 덴마크의 덕시아나 Duxiana라고 한다. 90년 이상의 연구 개발로 탄생했는데 당연히 최고가이고 우리나라에서는 신라호텔의 일부 객실이 갖추고 있다고 한다. 

 

호텔을 호텔답게 만들어주는 요소는 빛의 마법, 바로 객실의 조명이라고 할 수 있다. 크게 배경 조명과 액센트 조명으로 나누어진다. 조명 자체의 디자인이나 예술성도 중요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최고는 누구나 쉽게 작동할 수 있는 조명이다. 

 

- 호텔의 공유 공간: 연회장, 레스토랑, 이그제큐티브 라운지, 피트니스 센터, 수영장, 스파 등 이런 공유 공간은 호텔 전체에서 약 15퍼센트를 차지한다. 대개 호텔의 수익은 객실 판매에서 60퍼센트 이상 나오지만 면적 대비 공유 공간에서 발생하는 수익도 상당하기 때문에 신경을 써야 한다. 

 

 


 

Behind the scene

 

 

여기까지는 투숙객의 동선을 따라가는 경험이었다면 제6장에서는 호텔을 운영하는 입장에 관한 내용이다. 그리고 이 부분이 책의 특수한 부분이기도 하다. 

 

화려하고 멋진 호텔이 잘 운영될 수 있는 것은 당연히 '후방 공간'의 끊임없는 움직임 덕분이다. 하역장부터 시작해 창고, 주방, 직원 공간, 각 부서 사무실, 방재실, 보안실 그리고 면적이 가장 넓은 설비실 (보일러실, 물탱크, 발전기, 오배수 처리장 등)을 포함한다. 

 

 


 

나의 호텔 투숙 경험

 

 

내가 기억하는 최초의 호텔은?

서울 남산에 있는 그랜드 하얏트 호텔이다. 초등학교 입학하기도 전의 어린 나이였는데 숙박을 위해 방문한 것이 아니라 아빠 일과 관련된 패션쇼 행사였다. 의류 품질 검사 관련된 일을 했었는데 패션쇼에 초대받아서 따라갔었다. 너무 어릴 때라 자세한 기억은 없고 스냅사진처럼 장면만이 머리에 남아 있다. 깜깜한 밤에 빛나는 화려한 조명, 투명한 글라스, 연회장 내부가 번쩍번쩍 눈부셨던 인상이 남아있다. 이후 기억이 가능한 어린 시절부터 청소년기까지 호텔에 머문 기억은 거의 없다. 우리 가족은 주로 캠핑을 했기 때문이다. 

 


1. 어른이 되고 호텔다운 호텔에 처음 묵은 것은 스물세 살 때 언니, 동생과 생애 최초의 해외여행이었던 일본에서의 2박이다.

 

 

KKR 호텔. 일본 오사카

너무 오래전이라 화질 좋은 사진조차 남아있지 않지만 호텔의 전망이 이렇게 끝내줬다는 기억은 사진과 함께 남아있다. 그리고 Restaurant Chateau라는 멋진 이름을 가진 장소에서의 조식은 일본 음식답게 담백하고 깔끔했다. 비즈니스 호텔이라 부대 시설이 많은 것도 아니고 호텔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을 때라 무엇을 보고 분석할 줄도 몰랐을 때이다. 하지만 여전히 인상 깊게 남아있는 점은 바로 '조명'이다. 은은한 램프 조명 하나만으로 공간에 대한 느낌이 마법처럼 변한다. 마치 붉은 립스틱 하나로 드라마틱한 분위기 변신이 가능하듯 말이다. 

 

2. 두 번째 호텔은 두 번째 해외여행이었던 푸껫의 안다만 씨뷰 호텔 리조트. 이 책의 분류에 따르면 정확히 말해 호텔이 아니고 리조트이다.  

 

 

안다만 씨뷰 호텔 객실 복도

 

안다만 씨뷰 호텔의 수영장

이 숙소는 같이 여행 갔던 친구가 고르고 예약한 곳이다. 이 리조트에 대해서는 모든 항목에서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푸껫에서 가장 핫한 빠통 비치 구역이 아닌 비교적 한산하고 조용한 까론 비치에 있다. 해변 바로 앞에 있어 언제든 걸어서 바다에 갈 수 있다. 객실은 깨끗하고 쾌적하고, 직원들 친절하고, 수영장 훌륭하고, 조식도 맛있었다. 여행지 숙소가 갖춰야 할 중요한 모든 면에서 흠잡을 곳이 없다. 

 

안다만 씨뷰 호텔 리조트를 좋은 기억으로 남게 한 가장 큰 요소는 바로 "향기"이다. 내 생애 첫 동남아시아 여행이기도 했는데 동남아 리조트나 호텔에서 흔히 나는 그 특유의 비누향이랄까, 아로마향이랄까. 바로 그 향이 무척이나 좋았다. 로비에서, 객실 복도에서 특히 진했던 그 향.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을 설레게 하는 향에는 공항 면세점의 화장품 냄새, 비행기 특유의 냄새 등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나에게는 이 동남아의 향이 바로 그것이다. 

 


3. 이후 혼자 여행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주로 게스트 하우스나 호스텔에 머물렀다. 예산이 적어서 그럴 때도 있었고 돈을 벌기 시작한 이후에도 주로 도미토리 호스텔에 묵었다. 이유는 외국에서 혼자 머무는 게 무서워서이다. 하하. 



4. 두바이의 메트로폴리탄 팰리스 호텔. 이 책에서 말한 도심에 위치한 호텔이다. 

 

 

메트로폴리탄 호텔 객실

 

메트로폴리탄 팰리스 호텔 수영장

이 호텔의 가장 좋았던 점은 수영장이다. 인피니트 풀도 아니고 특별할 것 없는 수영장이었지만 오랜 어려운 시간 끝에 원하던 목표를 이루고 떠났던 여행이라 그랬을까? 두바이의 후덥지근한 밤에 텅 빈 수영장에서 혼자 신난 물개처럼 수영할 때의 행복을 잊을 수가 없다. '이런 게 진짜 휴가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호텔이든 리조트든 개인의 경험인 것 같다. 아무리 세계 최고의 시설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해도 그곳에 머무를 시기에 마음이 편하지 않다면 그다지 좋은 기억으로 남지 않을 것이고, 허름한 곳에 머물러도 마음이 천국이면 최고의 숙소로 기억될 것이다. 



5. 유럽의 로컬 호텔들

 

호텔 발전의 역사 중 '개인 호텔'에 해당한다. 유럽에서만큼은 글로벌 브랜드 호텔보다 개인 호텔에 머무르는 것을 선호한다. 개성이 뚜렷하고 무엇보다 오랜 세월의 향기를 음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훌륭한 로컬 호텔이 많지만 하나만 예로 들면 룩셈부르크 비앙덩의 호텔 하인츠이다. ↓

 

 

룩셈부르크 여행 01: 비앙덩 Vianden에서의 꿈 같은 하루

2021년 6월 지난 2020년 9월에 체코와 폴란드로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 마지막 날 차를 타고 폴란드의 포즈난에서 독일로 돌아오는 길에 평소와 다르게 무척 아쉬운 기분이었다. 그때는 몰랐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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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내가 머물렀던 호텔에 대해 보다 깊게 되돌아보게 되었다. 단순히 좋다 싫다가 아니라 '그곳은 이러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설계되었구나', '이러이러한 개념을 가진 공간이구나' 하는 식으로 말이다. 또 나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는 곳은 감각적으로 어떤 부분에 어필이 되었는지도 돌아보게 되었다. 

 

정해진 예산 범위 내에서 내가 호텔을 선택하는 기준을 보니 청결이나 안전은 기본이고 그 다음으로 분위기나 인테리어를 중요시하고 있었다. 가성비보다 그 지역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 위치나 부대 시설보다 개성이 뚜렷한 곳이다.

 

저자는 글로벌 호텔 그룹에서 근무해서 이 책의 내용은 대부분 글로벌 호텔 스탠더드에 관한 것이다. 영세 소규모 개인 호텔과는 거리가 먼 내용뿐이지만 여행을 좋아하고 호텔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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