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룩셈부르크 여행: 룩셈부르크 캠핑, 캠핑 비스 노이 Camping Wies-neu 본문

여행기록/2023 여행: 유럽

룩셈부르크 여행: 룩셈부르크 캠핑, 캠핑 비스 노이 Camping Wies-neu

Writer Hana 2023. 9. 4.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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룩셈부르크로 1박 2일 여행을 다녀왔다. 룩셈부르크에서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캠핑장, 캠핑 비스 노이 Camping Wies-neu에 하루 묵었다. 

 

 

글로벌 트렌드에 맞춰 유럽인들도 캠핑에 열광한다. 당장 나가 고속도로를 달리면 캠핑카를 수없이 볼 수 있다. 여러 나라가 한 대륙 안에 붙어 있고, 서유럽과 중남부 유럽 전체 및 동유럽 일부국가까지 모두 쉥겐존으로 연결되어 있어 국경을 건너 캠핑을 다니는 일이 흔하다. 네덜란드의 캠핑장에는 독일 번호판의 차량이 수두룩하고, 독일 캠핑장에 가면 네덜란드, 스웨덴 심지어 노르웨이 캠핑카를 흔히 볼 수 있다. 이왕이면 가는 캠핑 해외로! 유럽 대부분의 캠핑장은 시설을 잘 갖추고 있고 요즘 어마무시한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가성비도 뛰어나다. 교통비와 숙박비를 더 낮은 가격으로 해결하 수 있으니. 

 

룩셈부르크에서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캠핑장 캠핑 비스 노이 Camping Wies-neu에 1박 2일 머물렀다. 우리가 이곳을 처음 찾아낸 것은 2020년 3-4월의 강도 높은 코로나 락다운이 끝난 이후였다. 구글맵에서 이곳저곳 캠핑장을 찾아보다가 이곳이 눈에 띄었고, 영업을 다시 시작했는지 전화로 확인 후 오게 되었다. 자우어 강 협곡에 자리 잡아 풍경이 아름답고, 공기도 맑다. 독일에서의 접근성도 뛰어나고 독일 볼렌도르프 Bollendorf나 룩셈부르크 에히터나흐 Echternach 같은 도시에서 가까워 무언가 필요하면 금방 다녀올 수 있다.  

 

승용차 한 대, 텐트 하나, 성인 두 명 이렇게 29유로로 1박 머물렀다. 호텔 숙박비가 엄청 오른 것과 비교하면 캠핑장 이용료는 가격이 안 오른 셈,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업소 입장에서는 마이너스 아닌가?  

 

이번 캠핑의 원래 목적지는 이곳이 아니라 라로쉐트의 hu Birkelt village라는 캠핑장이었다. 하지만 도착해서 체크인하려고 보니 남은 자리가 없다고 해서 할 수 없이 16km를 더 달려 이곳으로 왔다. 사실 hu Birkelt village 입구에서부터 놀란 게 룩셈부르크 시티 제외하고는 어딜 가든 사람 없이 한산한 작은 나라인데, 그 캠핑장에 룩셈부르크 사람들 다 모인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바글바글했기 때문이다. 

 

그에 비하면 캠핑 비스 노이는 그야말로 조용하고 한적하고 여유로운, 진짜 자연 속의 캠핑장이다. 

 

 

https://goo.gl/maps/CLXZ8LCkaaUoACSj6

 

Camping Wies-Neu Luxembourg · 12 Rue de la Sûre, 6350 Dillingen Beaufort, 룩셈부르크

★★★★☆ · 캠핑장

www.google.com

 

 

 

햇빛 실루엣 셀카 한 컷

본격적인 휴가 시즌이 지난 8월 말이고 기온도 낮아져서 그런지 예전 초여름에 왔을 때보다 훨씬 한산했다. 리셉션에서 우리가 사이트를 마음대로 고르라고 해서 강 바로 옆으로. 화장실과 샤워실에서 조금 멀긴 하지만 풍경이 멋지니까!

 

자우어 강은 독일과 룩셈부르크의 국경선 역할을 한다. 강 건너 보이는 곳은 독일, 우리가 있는 곳은 룩셈부르크.

 

 

 

우리의 작지만 튼튼한 텐트

지난 몇 년간 사용하던 캠핑 체어 하나가 완전히 망가져서 바우하우스에서 새로 샀다. 두 개 합쳐 20유로도 하지 않는 저렴한 것으로. 우리는 캠핑 장비에 돈을 투자하지 않는다. 캠핑을 좋아하지만 장비에는 별로 돈 쓰지 않는다는 나의 말을 듣고 직장 동료 분이 의아해한 적이 있다. 우리가 돈 쓸 생각이 없다는데 의아하기는.

 

 

 

자우어 강 풍경

텐트를 치고 주유를 하기 위해 다시 차를 끌고 나왔다. 룩셈부르크의 디젤 가격은 독일에 비해 리터당 거의 20-30센트 저렴하다. 특정 시기에만 그런 게 아니라 항상 그렇다. 바로 옆 나라인데 왜 이렇게 차이가 크지?

 

 

 

자우강 풍경

독일 볼렌도르프에서 바라본 룩셈부르크 마을 풍경

 

 

 

해질 무렵 캠핑장

 

 

 

맥주 타임

흐르는 물소리 들으며 맥주 타임

 

 

 

캠핑에서 가장 즐거운 순간 중 하나

따뜻하고 편한 옷으로 갈아입은 후 맥주 타임

 

 

 

캠핑자의 아침

아침에 일어나 보니 안개가 잔뜩 껴서

운치가 있다.

 

 

 

아침 안개

가만...

이렇게 운치 있는 아침에 가만히 있을 게 아니라

풍경 감상하러 가야지!

 

 

 

자우어 강의 아치 다리

캠핑장에서 최고의 포토존은

바로 이 아치 다리

 

 

 

아침 공기가 믿을 수 없이

맑고 신선하다.

 

 

 

캠핑장 모습

아치 돌다리에서 보이는

캠핑장의 모습

 

 

 

자우어 강

유유히 흐르는 자우어 강

 

 

 

신비로운 아침 풍경

카메라에는 담기지 않는 풍경

아침 안개가 신비로운 풍경을 연출한다.

 

 

 

돌다리

이렇게 돌다리 하나만 건너면 독일

 

 

 

흐르는 물 감상

 

캠핑에서 가장 즐거운 또 다른 순간은 아침에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캠핑 체어에 앉아 느긋하게 믹스 커피를 마시는 것. 짧은 아침 산책을 마치고 sauer강의 흐르는 물을 감상하고 있었다. 우리가 자리 잡은 곳은 낙차가 있어 물보라를 일으키며 급류가 형성되는 곳이었다. 이런 구간이 많아 캠핑 비스 노이는 야영을 위한 장소일 뿐 아니라 수상 액티비티로도 인기가 많다. 튜브를 타고 물놀이는 하는 사람도 있고, 캠핑장에서 대여해 주는 카약으로 래프팅을 하는 사람도 많다. 

 

우연히 재미있는 장면 목격을 했다. 유유히 헤엄치던 오리가 급류를 타고 쑤욱 흘러내려갔다. 반대로 급류에 휘말리지 않으려 필사의 발버둥을 치는 오리도 봤다. 또 급류 구간을 타고 갈 때 사람마다 반응과 표정이 다르다. 신나서 후~ 이렇게 외치며 급류를 즐기는 사람이 있고 컨트롤을 못할까 긴장하거나 겁먹은 사람도 있다. 

 

인생도 그런 거 같다. "순풍 항해와 역풍 항해"

 

순풍을 타면 조금만 힘들 줘도, 아니 아예 힘을 주지 않아도 말 그대로 순풍순풍 원하는 곳에 잘 도달한다. 반면 역풍에는 가진 역량을 다 동원해 아무리 힘을 줘도 거센 바람에 휘말릴 수 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사실은 바다든 인생이든 순풍과 역풍의 반복이라는 점이다. 인생에 순풍만 있는 사람도 역풍만 있는 사람도 없다. 단지 비율과 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이것을 비교적 어린 나이인 서른 즈음에 깨달았다. 그러니까 순풍에 자만하지 말고, 역풍에 좌절하지 말아야 한다. 순풍에는 최대한 성과를 내기 위해 밀어붙이고, 역풍에는 조금 템포를 늦추며 다시 찾아올 순풍을 타고 확 나아가기 위한 준비를 하면 된다. 순풍이든 역풍이든 힘을 빼고 흐름에 몸을 맡기면 불필요한 스트레스가 조금은 줄어든다.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면 정신이 건강할 수 있고 인생이 잘 풀릴 수 있는지 우리 모두 머리로는 알고 있다. 실행에 옮기는 게 간단하다면 세상에 불행할 사람 하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수시로 이런 마음 가짐을 스스로 떠올리며 사는 것과 아무 생각 없이 멍하니 사는 것은 다르다.

 

또한 드넓은 바다에 수없이 많은 항구와 목적지 그리고 그곳에 도달하는 경로가 있는데 내가 낫네 네가 낫네 서로 비교하거나 아귀다툼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모두가 최고 속도의 순풍을 타고 목적지에 빨리 가는 게 인생 궁극의 목표인 것도 아니고. 쉬면서 풍경 감상도 하고 예기치 않게 무인도에서 재미있는 또는 힘든 경험도 하겠지.

 

자연을 보면 인간의 삶이 보이고, 인간의 삶은 자연을 닮아 있다. 이래서 자연이 매력적인가 보다. 

 

 

 

캠핑장 풍경

점점 날씨가 맑아진다.

 

 

<캠핑 장비에서 생각이 꼬리를 물고 그래서 소비에 관하여 문득 든 생각 정리>

 

요즘 온라인에서 유행하는 사조 두 갈래를 꼽자면 하나는 라이프 스타일이나 소비 자체에 관한 것이다. 다른 하나는 경제 블로거라 하여 전자를 비난하고 경제에 관한 지식이나 본인의 의견을 제공하는 콘텐츠다. 전자는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를 통해 시각적으로 보여주기를 중요시하는 MZ 세대 그중에서도 20-30대 여성들이고, 후자는 사진을 통한 이미지보다 텍스트 위주로 의견을 밝히는 주로 최소 30대 이상의 남성 블로거들이다.

 

세상에 절대적으로 옳고 그른 사람도 절대적인 선도 악도 없다. 그저 각자 다르고 다양한 생각을 가진 인간들이 모여 우리 사는 세상을 이루고 있다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모두에게서 배울 점이 있다. 

 

후자의 글을 읽다 보면 재미있는 점을 발견하게 된다. 본인이 상당히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상식적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거리를 두고 제삼자가 보면 본인도 어느 하나의 이데올로기에 철저히 묶여 있다는 것을 상상도 못 한 채. 다양한 시사와 경제 정보 및 인사이트를 제공해 주지만 소수는 그저 타인에 대한 비난의 글로 구독자를 끌어모으는 경우도 있다. 주요 주제는 인생 그렇게 살지 말라는 것이다. 여자가 자기 주제도 모르고 눈만 높으니까 결혼을 못하지, 허영심만 있어가지고 호캉스·샤넬백·파인다이닝 찾아다니는 골 빈 여자들 한심하다, 그렇게 생각없이 소비하면 늙어서 쪽방신세 진다 등. 그런 글이 왜 인기를 끄는지는 댓글을 보면 답이 나온다. 본인은 상식적이고 합리적이라 몰상식한 기대도 비합리적인 소비도 안 하는 모범 (소)시민이라는 느낌을 갖기 때문이다. 즉 특정 집단을 생각 없고 멍청한 사람들로 싸잡아 비난하며 우월감을 느끼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진짜 똑똑하고 실속 있는 사람은 그녀들의 소비가 우리 경제에 얼마나 큰 버팀목이 되는지 알고 있다. 방구석에서 자판 튕겨가며 멍청한 여자들이라 비난할 시간도 없다. 왜냐하면 그녀들이 좋아하고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 작전 구상을 하고 사업에 돌입하기 때문이다. 허영심을 비난하기 전에 20-30대 여성이 만든 일본여행 브이로그 20편을 보면 무엇이 돈이 되는지 쉽게 파악될 것이다.

 

또한 허영심 가득한 멍청한 여자가 사람 좋고 돈 많은 남편 만나 무제한의 소비를 하는 부당한(?) 사태가 현실에서 벌어진다. 그건 드물지만 여자가 매력 있기 때문이다. 매력이 없는데 주제를 모르면 우울한 인생이 되지만 매력이 있는데 주제를 모른다, 그러면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다. 어차피 나는 안돼, 내가 어떻게, 에이 해봤자 되겠나 이런 패배주의적 사고가 없는 자체만으로도 이미 매력 경쟁에서 앞서간다. 인간은 절대 논리, 합리, 객관적 데이터에 끌리지 않는다. 그저 타고난 자연적 본성대로, 프로그래밍된 대로 몸과 마음이 갈 뿐이다.

 

여자가 좋은 가방을 사고 비싼 미장원에 가고 경험을 쌓는데 소비하는 것은 절대 멍청한 일이 아니라 그래야 마땅한 일이다. 사실을 말하자면 남자는 여자가 똑똑하고 예의 바르고 상식적인 데다 돈관리를 잘하더라도 매력을 느끼지 않는다. 입으로 그렇게 말할 뿐 사실 거짓말이다. 남자가 매력을 느끼는 여자는 욕망을 가진 여자다. 그게 물질적 풍요로움이든, 명품으로 도배된 삶이든, 사회적 출세든 말이다. 왜냐하면 에너지가 느껴지기 때문이다. 물론 많은 수의 여성이 남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고 사랑받지 못할까 두려워하는 마음이 디폴트라 문제지. 욕망과 에너지가 넘치는 여자는 그 물건이 너무 아름다워보여서 손에 넣고 싶어서라고 생각하지만 매력도 없고 눈치보며 착하게 사는 여자는 자신에게 선물을 주고 싶어서, 위로와 힐링이 필요해서 소비를 한다. 

 

분명 예쁘게 생겼는데 애인과 남편에게 사랑받지 못하고 무시당하며 사는 여자들, 평범하게 아니 못생겼는데 남자가 죽고 못사는 여자, 왜 그런 차이가 생기는지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소비라는 형태로 나타나는 여성의 욕망은 가벼운 현상이 아니다. 사회적으로 비즈니스가 되고, 개인적으로 인생을 잘 풀리는 요소라는 관점에서 봐야한다. 

 

멀리 돌아 결론은 이렇다. 남편과 나는 새로운 장소, 여행 그리고 캠핑을 욕망하는 것이지 장비를 욕망하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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