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투어: 여행과 독서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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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록/2023 여행: 유럽

프랑스 여행: 콜마르 Colmar, 오버투어리즘과 quality tourist가 되겠다는 다짐

Writer Hana 2023. 8. 6.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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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프랑스 로드 트립 마지막 목적지는 알자스로렌의 콜마르이다. 콜마르는 유명한 관광지인만큼 관광객으로 북적였다. 도시 자체는 무척 아름답지만 뭐랄까 확실히 사람이 많은 곳은 그곳 고유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기 어렵다. 자연스럽게 오버투어리즘에 대하여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랜드 투어리스트>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양질의 관광객 quality tourist이 되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했다. 

 

 

 

리끄위르에서 1박을 한 후 아침 일찍 길을 나섰다. 집으로 가기 전 콜마르에 들르기 위해서다. 콜마르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배경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올드 타운에서 멀지 않은 주차장에 주차를 했다. 막상 올드 타운에 가보니 주차할 곳이 많다. 멀지는 않지만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네? 

 

 

 

콜마르

콜마르 올드 타운 가까이 가자

이렇게 알록달록한 색의 건축물이 나타난다.

 

 

 

콜마르

콜마르의 꼬마 기차

 

 

 

어느 베이커리

콜마르의 어느 베이커리

 

 

 

옛 모습이 잘 보존된 콜마르

 

 

 

콜마르

콜마르 올드 타운의 운하

 

평일인데도 관광객이 엄청나게 많다.

사람이 많으니 조심하느라 사진을 많이 찍지 않았다. 

 

한국인 단체 관광객도 많고

여기저기서 한국어가 들린다.

 

외국 생활을 오래 하다 보면, 

특히 나처럼 한국인이 없는 소도시에서 생활하면

한국어가 들리는 순간

반가운 마음에 가서 막 말 걸고 싶어 진다. 하하.

 

 

 

알록달록한 모습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 본 그 모습 그대로다!

알록달록 예쁜데

옥에 티, 공사 중인 건물이 있네...

 

 

 

콜마르 운하

역시나 비슷한 채도의

튀지 않는 조화가 아름다운 유럽의 소도시

 

 

 

콜마르 쁘띠 베니스

콜마르 쁘띠 베니스 Petite Venice

콜마르에서 가장 유명한 포토 스폿.

 

 

 

쁘띠 베니스

참 그림 같은 곳인데

공사 중인 하늘색 집을 프레임에서 제외하니

사진이 아주 예쁘지는 않다.

 

 

 

 

 

 

콜마르 길거리

이것이 유럽 감성!

 

 

 

 

 

 

운하의 백조 가족

귀여운 백조 가족

 

 

 

카페 아르테미스

카페 아르테미스

 

구름이 많은데도 덥고 뜨거운 날이었다. 게다가 사람으로 가득한 콜마르를 걷다 보니 금방 피곤해졌다. 시원한 커피가 마시고 싶어서 찾게 된 카페 아르테미스. 사실 이 카페는 서로 팔로우하는 프랑스인 커플의 인스타그램 포스팅에서 본 적 있다. 

 

 

 

콜마르 카페 아르테미스 내부

이 날은 야외 테라스석에만 손님을 받는 듯했다. 하지만 테라스석이 꽉 찼고, 우리는 이렇게 실내 특석에 앉을 수 있었다. 마치 VIP가 된 듯한 기분.

 

 

 

콜마르 카페 아르테미스

인테리어도 예쁘고, 스태프들도 친절한 카페.

커피와 케이크의 맛은 평범하다.

 

 


 

오버투어리즘 그리고 quality tourist가 되겠다는 나의 다짐

 

 

콜마르에 대한 소감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이렇다. "사람이 많아서 그저 그랬다." 사람이 없는 아주 이른 시간이나 늦은 시간에 돌아다녔다면 분명 동화 같은 곳으로 기억에 남았을 것이다. 리끄위르처럼. 콜마르는 그대로인데 타이밍에 따라 나의 인식이 달라질 수 있는 점, 재미있다. 

 

 

 

Wish you weren't there

"Wish you weren't there"

 

FT weekend 2023년 7월 15-16일 자 <Life&Arts> 섹션 1면의 오버투어리즘에 대한 르포 기사다. 마침 여행을 다녀와서 여행기를 쓰려는데 마주하게 된 흥미로운 글이다. 

 

기사는 오버투어리즘이 왜 문제인지 예를 들며 시작된다. 로마의 트레비 분수에 뛰어드는 사람, 2000년 된 콜로세움에 자신과 여자친구의 이름을 새긴 Ivan이라는 남자, 발리 사람들이 신성시하는 700년 된 나무 앞에서 누드 사진을 찍어 추방된 러시아 인플루언서 등. 단순히 사람이 너무 많아서가 아니라 방문하는 사람의 숫자가 많은 만큼 진상도 많아지는 것이 문제다. 

 

1998년부터 2019년 사이 국제 관광객의 수는 두 배로 증가하여 한 해 24억 명에 이른다. 지인 집에 머무르거나 당일치기 여행을 하는 사람은 포함되지 않은 통계이기 때문에 사실 이보다 더 많은 수의 관광객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관광 산업 자체가 발전했을 뿐 아니라 국가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아 마케팅을 한 결과이다. 또한 SNS의 발전이 관광객의 폭발적 증가에 한몫했다. 

 

관광객도 관광지의 거주민 모두가 관광객 수를 줄여야 한다는 생각에 동의하지만 문제는 '어떻게'이다. 사실 쉽지 않다. 왜냐하면 관광객을 줄이는 정책은 곧 '수입' 감소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기자는 세금 부과라든지 특정 장소 입장 인원 제한처럼 이미 잘 알려진 정책을 소개한다. 기자의 고향인 네덜란드에서는 아예 여행 프로모션을 포기하는 식의 극단적인 방법을 쓰기도 한다고.

 

이 기사를 여행기와 함께 리뷰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이유는 그다음 마주친 흥미로운 개념 때문이다. 앞으로 내가 어떤 방식으로 여행할지에 대한 새로운 영감 inspiration을 얻었다.  

 

Many destinations now plan to focus on what they call "quality tourists", usually a euphemism for high-spending rich people. The word "quality" is debatable. 

 

많은 곳에서 '양질의 관광객'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을 채택하기 시작했다. 양질의 관광객란 '돈 되는 관광객'의 완곡한 표현이다. 하지만 기자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개념이라며 동독 출신 친구를 예로 든다. 그는 독일이 통일되기 전 자유가 없는 동독에서 고대 그리스에 관한 글을 읽으며 10대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훗날 은퇴해서 고대 그리스 유적지를 자유롭게 방문하기를 꿈꾸며. 하지만 그가 스무 살일 때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고, 그해 여름 돈은 없었지만 통조림 음식으로 배낭을 꾸려 순례자처럼 그리스로 여행을 떠났다고 한다. 그리고 이 친구야말로 '양질의 관광객'이라는 것이다. 기자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여행지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도 없이 그저 남들 다 가니까 여행을 가는 사람이 있다. 여행지 자체를 즐기기보다 SNS에 올릴 사진을 1순위 목적으로 여행을 가는 사람이 있다. 이 정도는 괜찮은 여행자다. 타인에게 또는 그 지역에 피해를 주지 않으니. 하지만 여행을 가서 현지 문화와 사회적 분위기에 대한 존중 없이 무식하게 행동하는 사람이 있다. 위 기사 초반에 묘사된 사람들, 백화점 VIP급으로 많은 돈을 쓴다 해도 여행을 하면 안 되는 사람들이다. 

 

단순히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여행자를 넘어 진짜 멋진 여행자는 바로 저 동독 출신 독일인 같은 사람이 아닐까? 반짝반짝 빛나는 호기심, 궁금증, 새로운 세상을 탐험하겠다는 목표와 실천으로 옮기는 활기. 내가 여행을 사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마음의 여행객이 많다면 오버투어리즘으로 서로 불편할 수는 있어도 불쾌할 일은 많지 않을 것이다.  

 

또한 여행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일종의 책임감 같은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여행지의 미풍양속을 해치지 않고 인간으로서 사회에서 타인과 어울려 살며 필요한 기본적인 매너를 지키는 것 이상이다. 예를 들어 값비싼 유적지 입장료에 불만을 가지지 않는다. 왜? 외지에서 온 나 같은 관광객이 돈을 내면 그 돈으로 문화유산을 잘 보존할 테니까. 

 

오버투어리즘에 대한 뾰족한 해결 방법은 없는 것 같다. 답이 있으면 벌써 해결되었겠지. 그저 관광이 많은 사람들에게 밥을 먹여주는 비즈니스라는 것을 인정하고, 관광객 스스로가 '퀄리티 투어리스트'가 되는 길밖에 없다. 또 사람이 너무 많아 불만이라면 불평하기 전에 당신도 24억 명의 관광객 중 한 명임이지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방식의 여행을 찾으면 된다. 남들이 머물지 않을 곳에서 1박을 하며 사람이 없는 시간에 밖으로 나가 즐기는 게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사람들이 잘 몰라서 그렇지 오버투어리즘으로 몸살을 앓는 곳은 사실 유명 관광지뿐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곳 중에 숨은 보석 같은 곳이 많다. 유명 관광지만큼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았지만 충분히 탐험할 가치가 있다. 또는 특정 테마를 가지고 여행을 할 수도 있다. 프랑스 파리가 너무 붐벼서 싫다면 파리 밖 지방으로 나가 '프랑스의 고성 탐험'을 테마로 여행하는 식으로 말이다. 창의적인 여행 방식은 무궁무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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