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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토니아 탈린 여행 05: 탈린공항 탈출기, 멋진 좌석, 프린세스 심플 라이프 본문

여행기록/2021 여행: 유럽

에스토니아 탈린 여행 05: 탈린공항 탈출기, 멋진 좌석, 프린세스 심플 라이프

Writer Hana 2022. 2. 4.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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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탈린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아침 일찍 공항에 도착했다. 그런데 보안 검사부터 비행기 연착까지 불쾌한 마음과 피곤한 몸으로 탈린 공항에서 빠져나왔다. 하지만 마지막이 좋으면 다 좋다 했던가. 두 번째 비행은 멋진 좌석에 앉아 편안하게 즐겼고 그래서 여행 마무리를 잘했다. 이번 여행하는 동안 <프린세스 심플 라이프>를 읽었다.

 

 

2021년 12월 16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조식당으로 내려갔다. 예상보다 훌륭한 식단에 감탄했다.

 

 

더 본 스탁켈베르크 호텔 조식

 

 

 

더 본 스탁켈베르크 호텔 조식

신선한 야채, 베이컨, 다양한 치즈 그리고 샐러드

 

 

 

더 본 스탁켈베르크 호텔 조식

팬케이크, 소시지, 에그 스크램블, 버섯볶음, 튀김 등 따뜻한 음식

 

 

 

더 본 스탁켈베르크 호텔 조식

주스 코너

 

두 접시 맛있게 먹고 체크 아웃을 했다. 아쉽다, 이 호텔에 더 머무르고 싶다. 

 

 

 

더 본 스탁켈베르크 호텔 레스토랑

 

 

 

더 본 스탁켈베르크 호텔 레스토랑

멋진 호텔에서 하루 잘 묵었다.

이제 버스 타고 공항으로 갈 시간이다.

 

 

 

탈린국제공항

일출 직전의 블루아워

 

공항에 도착해서 체크인하고 보안 검색대를 통과했다. 그런데 어찌나 깐깐한지 불쾌하기까지 했다. 공항과 항공기에서는 안전이 무엇보다 최우선이므로 깐깐해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사람을 잠재적 범죄자 대하듯 공격적인 태도로 대하는 공항은 처음이다.

 

내 배낭이 안에 있던 헤어 에센스 때문에 보안 검색대를 통과하지 못하고 걸렸다. 어디나 그렇듯 걸린 소지품은 다른 쪽 벨트에 나오는데 중년의 아줌마 보안 직원이 헤매는 듯 보여서 내가 가방을 열려고 했다. 그런데 갑자기 내 양손을 잡고 확 뿌리치는 것이 아닌가. 가방 만지지 말라는 뜻이다. 아니, 이 사람아 멈추라고 말로 해도 알아듣는다고. 

 

다시 검색대를 통과했다. 불쾌한 기분으로 소지품 바구니를 선반에 놓은 다음 내 물건을 정리해서 챙기기 시작했다. 그런데 갑자기 어떤 남자가 나에게 영어로 말을 걸었다. "저 보안 직원 엄청 불친절하지?" 라면서 말이다. 나는 이런 공항 세계 어디서도 경험한 적이 없다고 대답했다. 내가 예민한 것이 아니라 누가 봐도 심각하게 불쾌한 공항이었던 것이다. 

 

남편은 비엔나 공항 면세점에서 구입한 향수가 100ml를 초과한 120ml라 압수당했다. 귀국길을 생각하지 않고 구입한 우리의 잘못이지만 명확한 기준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향수는 100ml를 초과하면 규정대로 빼앗거나 수화물로 보내야 하고, 소독제는 100ml가 넘어도 그냥 통과가 된다. 기준이 뭐야? 또 다른 문제는 보안 직원이 남편의 소지품을 일일이 꺼내는데 어찌나 거칠게 집어던지듯 물건을 다루든지 남편이 내 물건 그렇게 다루지 마라고 항의했다고 한다.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이, 그것도 공항 보안 검사관 같은 사람이 친절하길 기대할 정도로 비현실적인 생각 속에 살고 있지 않다. 다만 상식을 말하는 것이고 그렇게 위협적으로 대할 필요까지 있는지 싶다. 이로써 탈린의 마지막 인상은 불쾌함으로 장식하는 것인가.. 안돼, 나 탈린 좋은데.
 
그나마 다행인 점은 내가 동양인이라 나에게만 그런 게 아니고 누구에게나 다 그런다는 것이다. 만약 나에게만 그랬다면 인종차별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을 것이다. 얼마나 불행한 인생을 살고 있기에 기본 품위도 없이 타인에게 그렇게 막대하는지는 내 관심 밖이다. 게다가 나에게만 그런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그러니 사적으로 받아들여 마음에 담아두지는 않겠다.  

 

이렇게 한바탕 작은 소동을 겪고 피곤해졌다. 다음 문제는 우리 비행기가 연착되었다는 것이다. 티켓 스캔하고 버스 탑승 대기 장소에 30분 넘게 갇혀 있었다. 비좁고 벤치도 없어서 대부분의 사람이 서 있었다. 1.5미터 간격 유지는 절대 불가능한 곳이었다. 게이트 구역에서 30분 넘게 기다렸더니 완전히 지쳤다.

남편의 좌석은 17번 열에 있었고 내 좌석은 맨 뒤인 30번 열이었는데 남편 옆 자리가 다 비어서 나는 보딩 끝나고 그곳으로 옮겼다. 비행 중에 커피를 주문해서 마셨다. 

 

 


 

비엔나에 도착했을 때 완전히 지쳐서 어서 집에 도착하면 좋겠다는 생각만 들었다. 다행히 이번에는 연착되지 않고 정시에 출발했다. 


탈린에서 비엔나까지 오는 길은 엄청나게 피곤했다. 하지만 무엇이든 마지막이 좋으면 다 좋다고 했던가? 마지막이 참 좋다. 멋진 좌석에 앉았기 때문이다. 내 좌석은 무려 2A! 지난 2016년에 루프트한자 타고 인천에서 프랑크푸르트로 비행할 때 이후 2A라는 자리는 처음이다. 그때는 장거리 기종이어서 2A는 비즈니스석이었고, 이번에는 저가 항공사의 단거리 노선이라 일반석이지만 말이다. 게다가 내 앞·뒤·옆 모두 텅텅 비었다. 코로나 시대에 이보다 쾌적할 수가 없지! 

 

 

라우다 항공 2A 좌석 창 밖

 

 

 

라우다 항공

주변에 아무도 없다.

가끔 남자 승무원 두 명만 분주하게 왔다 갔다 할 뿐이었다.

 

 

 

비엔나 공항

비엔나 공항에서 이륙 직후 보이는 모습

 

 

 

비행중

비엔나 공항에서 쾰른 공항으로 가는 하늘 길

 

코로나 시대가 시작되고 예전처럼 비행기 타고 여행 가는 일이 확 줄었다. 그래서 이렇게 비행기 객석에 앉아 있는 순간은 소중하다. 한 순간 한 순간 즐기자.

 

 

 

비행중

쾰른 공항에 접근해서 비행기가 고도를 낮추기 시작했다. 

 

이번 여행의 마지막 일정은 쾌적하고 즐거웠다.

 


 

이번에 여행하는 동안 아네스 안의 <프린세스 심플 라이프>를 읽었다. 내가 여행 갈 때 가져가는 책의 조건은 단 하나다. 무겁지 않고 밝고 긍정적인 내용으로 가득한 책이다.

 

 

 

출처: 교보문고

아주 오래 전인 2007년에 출판된 책이다. 그즈음 '여자 ~~ 하라', '여자 인생~~', '여자 생활백서'류의 여성 자기 계발서가 갑자기 유행을 하며 쏟아져 나왔던 시기이다. 아네스 안 작가도  <프린세스 마법의 주문>이라는 책을 먼저 출판했다. 어릴 때는 그 책을 더 좋아했지만 나이가 들어서도 한 번씩 다시 읽게 되는 책은 바로 <프린세스 심플 라이프>이다.

 

여행과 관련된 가벼운 감상과 조언을 이야기하는 에세이다. 알파벳 A부터 Z까지 해당 알파벳으로 시작하는 단어 26개를 키워드로 여행에 대해 이야기한다. 모험, 용기, 변화, 긍정적인 오픈 마인드, 호기심, 여유, 감사, 열망 같은. 일상을 떠나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이 여행과 함께 즐기기에는 최고의 책이다. 사람이 항상 논리적이고 합리적이고 이성적일 수는 없다. 감성도 마음껏 활짝 피어나도록 해야 한다. 장소와 상황에 맞게 두 가지의 균형을 맞추는 것, 이것이 자기 계발의 최종점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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