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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 & 헝가리 여행 04: 라스토케, 플리트비체 본문

여행기록/2018 여행: 러시아 카자흐스탄 유럽

크로아티아 & 헝가리 여행 04: 라스토케, 플리트비체

Writer Hana 2021. 6. 17.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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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8월 21일 화요일

 

 

오늘은 라스토케에 가는 날.

 

버스표는 자그레브에 도착해서 어제 예약했다. 크로아티아에서 버스를 인터넷 예매하면 이메일로 이티켓을 받을 수 있고, 어떤 버스 회사는 터미널의 오피스에 직접 가서 티켓을 탑승 30분 전까지 찾아야 한다. 이티켓은 반드시 출력을 해가야 하는데, 자그레브에서 예약한 티켓은 호스텔 리셥센에 부탁해서 프린트했다. 터미널 가는 길에 딸기, 초콜릿, 음료수를 샀다.

 

 

아침의 자그레브

 

 

자그레브의 아름다운 거리

 

 

자그레브 버스터미널

자그레브에서 출발 이후 2시간쯤 걸려 오후 1시에 슬루니에 도착했다. 라스토케는 워낙 작은 마을이라 시외버스가 따로 정차하지 않고 슬루니에서 내려서 걸어가면 된다.

 

 

슬루니의 Caffe BUK

일단 시작하기 전에 카푸치노 한 잔. 이번 여행에서는 설탕 듬뿍 섞은 카푸치노가 왜 이렇게 맛있지?? 우리나라에서 6,000원쯤 할 것 같은 2,000원짜리 커피.

 

 

슬루니에서 라스토케 가는 길

 

 

라스토케

플리트비체가 요정이 나타날 것 같은 곳이라면 이곳은 요정이 사는 마을이라고 하는데 기대된다.

 

 

 

 

라스토케 마을 지도

마을 입구에 이렇게 지도가 있는데 사실 지도가 필요 없고 발길 닿는 대로 즐기면 되는 작고 예쁜 마을이다.

 

 

라스토케 마을

 

 

물의 마을 라스토케

 

 

라스토케 마을

 

정말 말이 필요 없이 아름다운 곳이다. 어쩜 이렇게 예쁠까? 라스토케 오기 전에 인터넷에서 검색했을 때 대부분의 평가가 '별로'라고들 했다. 말도 안 돼! 이렇게 예쁜 곳인데? 역시 여행은 '취향'이다. 게다가 인터넷 글을 잘 읽어보면 플리트비체와 비교했을 때 별로이고 그 이유는 단순히 '규모'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분명 우리나라의 경복궁이 자금성에 비해서, 설악산이 알프스에 비해서 규모가 작기 때문에 덜 아름다운 건 아닐 텐데 말이다. 아무튼 그래서! 나는 플리트비체 가기 전에 라스토케 먼저 오기로 결정했는데 아주 탁월한 선택이었다. 

 

라스토케에 '물과 꽃의 마을'이라는 별칭을 붙여주고 싶다. 마을에 있는 세 시간 동안 마음이 그렇게 평화로울 수가 없었다.

 

마을을 다 돌아보는데 빠르면 1시간이면 될 듯하다. 하지만 예전에 빈의 벨베데레 궁전이 좋아서 4시간 머물렀던 것처럼 나는 내가 마음에 드는 장소에는 오래 머무른다. 이곳에서는 느긋하게 세 시간을 즐겼다.

 

 

아무도 없는 물가에 앉아 딸기도 먹고, 초콜릿도 먹었다. 잠시 발을 물에 담갔는데 제주도의 돈내코 계곡물만큼이나 차가웠다.

 

 

시원하다~~

8월의 크로아티아는 푹푹 찌는 더운 날씨인데 이런 장면은 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송어구이로 유명한 레스토랑

 

 

라스토케 감성

라스토케는 관광객들이 민박을 많이 하는 마을이기도 한데, 여기에서 하루 묵어도 좋겠다. 아침저녁에 이렇게 예쁜 마을에서 물 흐르는 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는다고 상상하면 그만한 호사도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 오길 잘했다고 생각하며 자그레브로 돌아갔다. 

 

비올렌과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오늘 비올렌이 프리워킹투어에서 받은 자료를 보고 함께 크로아티아 전통 음식을 먹기로 했다.

 

 

오오... 멋진 분위기의 식당 가든 테라스

 

 

크로아티아 맥주는 사랑입니다

크로아티아의 맥주는 정말 내 입맛에 딱 맞는다. 종류도 많아서 매일 새로운 맥주를 시도하고 있는데 단 한 번의 실패가 없다. 

 

 

strukli

크로아티아의 전통 음식이라는 strukli. 밀가루 반죽과 치즈가 주 재료인데 자극적이지 않은 담백한 맛에 건강에도 좋을 것 같은 음식이다. 게다가 혼자가 아닌 누군가와 함께 먹어서 더 맛있다.

 

 

맛있는 strukli를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

오늘은 예쁜 마을 구경 잘하고, 밀린 빨래 드디어 돌려서 마음 편하고, 좋은 친구와 맛있는 음식을 먹고, 맛 좋은 맥주를 마셔서 기분 좋은 밤이다.

 

 

 


 

 

2018년 8월 22일 수요일

 

 

이른 아침 자그레브의 반 옐라치치 광장

오늘은 플리트비체에 가는 날. 자그레브 버스터미널에서 8시에 출발하는 버스를 예매했다. 전광판의 시계는 6시 50분이다.

 

 

플리트비체

플리트비체는 굉장히 넓은 국립공원 Nacionalni park Plitvička jezera이다. 코스를 대략 검색해봤는데 너무 짧지도 길지도 않은 C코스가 가장 좋을 것 같았다. 자그레브에서 내려가는 방향으로 첫 번째 정류장에서 내렸다. 10시 조금 넘어서 도착했다. 역시나 인터넷에서 본 대로 매표소 줄이 길었고 표 사는데 20분쯤 기다려야 했다.

 

 

플리트비체 입구의 장면

입구로 들어가면 가장 먼저 나타나는 이 유명한 풍경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다!

 

입구로 들어서면 전망대에서 경사로를 따라 아래로 내려가게 된다. 그리고 첫 번째 큰 호수를 건너면 먼저 오른쪽에 폭포가 있다. 그 폭포를 보고 다시 왼쪽으로 가면 본격 탐방 시작인데 진짜 사람이 엄청나게 많았다. 폭포 보러 가는데 줄 서야 할 정도였다. '여기가 요정이 나올 것 같은 곳이라고? 요정이 나오려다 사람 많은 거 보고 놀라서 도망가겠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어느 관광지나 그렇듯 입구에만 사람이 몰려있을 뿐 조금 이동하면 훨씬 나아진다. 그리고 그때부터 아름다운 플리트비체의 풍경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플리트비체

 

플리트비체

 

플리트비체의 신비롭고 아름다운 모습 중 한 가지는 보는 위치, 그리고 햇빛과 구름양에 따라 물 색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플리트비체

개인적으로 플리트비체에서 가장 아름다운 포인트라 생각되는 곳

 

 

 

에메랄드색의 플리트비체

 

플리트비체

 

표지판을 따라 걷다 보면 A코스와 B, C 코스가 갈라지는 지점이 나오고 나는 B, C 코스 가는 쪽에서 보트를 탔다. 줄 서서 기다리는 사람이 많았지만 오래 기다리지 않고 보트를 탔다. 엄청나게 넓고 잔잔한 호수를 건넜다. 플리트비체를 제대로 감상하려면 보트도 타봐야 하는 것 같다.

 

보트에서 내렸는데 반대 방향으로 다시 건너가려는 사람들 줄을 보고 기겁했다. 산책로를 따라 끝이 보이지 않는 줄. 플리트비체 당일치기라 4시 15분 버스 타고 자그레브로 가야 하는데 괜히 더 들어갔다가 늦어지면 어쩌나 걱정이 됐다. 게다가 계획 밖의 돈과 시간을 써서라도 더 머무르고 싶은 정도는 아니었다. 내가 내린 지점에서 보트를 한 번 더 타고 내린 후 산책로를 따라 다시 1번 입구로 가는 길이 B코스라 그곳에 가고 싶었지만 보트 타기는 포기했다. 내린 자리에서 그대로 산책로를 따라 처음 보트 탔던 지점까지 걸어가기로 결정했다. 가보니 그곳은 산책로가 아닌 등산로에 맞먹는 난이도의 길이었고, 공식적으로 B코스도 C코스도 아닌 희한한 나만의 코스를 걷게 되었지만 예상치 못한 아름다운 풍경을 만났다.

 

미리 정보도 찾고 공부 좀 했으면 편한 신발 신고 준비를 해서 멋진 풍경을 즐길 수 있었을 텐데, 발이 아파서 힘들었다. 인기 코스가 아니라 그런지 사람도 거의 없고 제대로 등산 준비를 해서 걷고 있는 서양인들만 몇 명 봤다. 그들의 언어로 추측해보면 프랑스 사람과 독일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벨기에 커플한테 부탁해서 사진도 찍었다. 힘든 길이었지만 예상치 못한 모습의 고요하고 한적한 플리트비체를 감상하고 즐길 수 있었다. '태고의 신비'라는 표현은 이럴 때 쓰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에메랄드 바다같은 내륙의 호수, 플리트비체

 

플리트비체

 

동남아의 바다 아니고 동유럽 크로아티아의 내륙에 있는 에메랄드빛 플리트비체 호수의 모습.

 

 

가을에 단풍 들면 예쁠 것 같다.

이 플리트비체 호수 국립공원은 크로아티아가 세계에 자랑스럽게 내보일 만한 수준의 장소다.

 

 

늦은 오후인데도 폭포를 보려고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줄이 길다.

 

 

버스 타고 자그레브로 돌아가는 길에 창 밖 풍경이 예뻐서 한 컷

 

 

오늘도 자그레브의 밤은 불타오른다!

 

 

이런 낡은 건물마저 아름다운 자그레브

 

 

자그레브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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