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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 & 헝가리 여행 06: 부다페스트의 즐길거리, 센텐드레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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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 & 헝가리 여행 06: 부다페스트의 즐길거리, 센텐드레

Writer Hana 2021. 6. 23.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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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다페스트의 즐길거리>

 

 

1. 야경: 도나우 강, 국회의사당, 어부의 요새 등

 

뭐니 뭐니 해도 부다페스트에 대해 말할 때 야경을 빼놓을 수 없다. 

 

 

부다페스트에 머무는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야경을 보러 갔다. 

 

 

헝가리 국회의사당

강 건너편에서 보는 국회의사당보다 이렇게 가까이서 보는 게 더 멋지다. 

 

 

부다페스트의 올드 트램

이렇게 의도하고 찍은 것이 아니라 우연히 얻어걸린(?) 사진

 

부다페스트에서는 신형과 구형 트램 모두 운행 중인데, 확실히 빈티지 느낌의 구형 트램이 낭만적이고 예쁘다. 

 

 

도나우 강 / 다뉴브 강

 

 

어부의 요새 구역에 있는 마차슈 성당

 

 

후기 고딕 양식의 마차슈 성당

 

 

 

 

2. 뉴욕 카페

 

 

뉴욕 카페의 카푸치노

 

 

부다페스트에 머무는 동안 딱 하루 부슬비가 내렸다. 무더운 8월 어느 날 비가 촉촉하게 내리고 기온이 약간 떨어졌는데 그게 참 운치 있었다. 그날 궁전을 방불케 하는 내부 장식으로 여행자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이 카페에 다녀왔다. 예상대로 이름값 하는 곳이다. 만석이라 15분 정도 기다렸다. 레스토랑 그랜드 부다페스트에서 훌륭한 카푸치노를 550 포린트, 약 2,200 원에 마실 수 있고 그게 부다페스트의 적정 물가다. 반면에 이곳에서는 무난한 수준의 카푸치노를 마시기 위해 세 배에 가까운 돈을 지불해야 한다. 하지만 부다페스트까지 왔다면 한 번쯤 가볼 만한 카페가 분명하다. 지구 상 최고 수준의 커피 시음이 아닌 이곳의 인테리어 감상이 목표라면 말이다. 

 

이름이 뉴욕 카페인 이유는 이곳이 원래 미국의 뉴욕 보험사가 있었던 곳이기 때문이다. 

 

 

 

 

3. 장미 아이스크림과 성 이슈트반 대성당

 

 

페스트 구역의 랜드마크 성 이슈트반 성당 근처에 있는 명물 아이스크림 가게에 들렀다. 세 가지 맛의 아이스크림을 고르면 점원이 장미꽃 모양으로 작품을 만들어준다. 나는 광고판에 있는 것과 똑같은 세 가지 맛을 골랐다. 

 

 

장미 아이스크림

먹기 아까울 정도로 예쁜 아이스크림!

가격은 800 포린트, 우리나라 돈으로 약 3,200원 정도

 

 

성 이스트반 성당

장미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몇 미터만 더 걸어가면 신고전주의 양식의 성 이스트반 성당이 있다. 내부가 굉장히 화려하다. 

 

성 이슈트반 성당 자리는 18세기에 동물 싸움을 개최하던 극장이 있던 곳이다. 그러다 부유한 시민이었던 Janos Zitterbarth가 이곳에 임시 성당을 세웠다. 19세기 초에 모금 운동을 통해 대대적으로 새로운 성당 건설을 시작했고, 1905년에 지금의 성 이슈트반 성당이 완공되었다. 이 성당은 헝가리 왕국의 첫 번째 왕인 슈테판 1세 (975 - 1038)를 기리기 위해 이슈트반 성당으로 명명되었다. 헝가리 국회의사당과 똑같이 높이가 96미터이고 둘이 사이좋게 부다페스트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다. 두 건축물의 높이가 같은 이유는 세속적인 worldly 것과 영적인 spiritual 것은 똑같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와, 대단히 균형 잡힌 사고방식이다.   

 

(※ 위키피디아 영문판을 참고하였습니다.)

 

 

 

 

4. 부다 왕궁

 

 

 

부다페스트는 도나우 강을 기준으로 서쪽은 부다, 동쪽은 페스트 구역으로 나뉜다. 그중 서쪽 언덕에 왕궁이 있고, 현재 왕궁은 국립 미술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 국립 미술관의 작품들이 볼만하다. 무엇보다 갤러리의 첫 번째 전시실에서 수많은 헝가리 역사화를 볼 수 있다. 헝가리는 칭기즈칸의 몽골과 오스만으로부터 끊임없이 침략을 당했다. 어마어마한 규모의 그림들에서 그 역사적 고통을 느낄 수 있었다.

 

전쟁이란 참 고통스러운 것일 텐데 어쨌든 누군가 싸움을 걸어오면 방어를 해야 하니.

 

만일 내가 결정권자였다면 언덕 위가 아닌 과감히 그 언덕 바로 아래, 즉 도나우강과 언덕 사이에 왕궁터를 잡았을 것이다. 현대 부다왕궁이 위치한 언덕은 말 그대로 산이 아닌 언덕 수준이다. 언덕 뒤로는 역시 완만한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게다가 비슷한 고도라도 독일 라인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지형처럼 평지에 뜬금없이 독야청청 가파르게 솟은 산이 아니다. 제대로 훈련받은 정규군은 물론이고 조금만 훈련을 받은 조직이라도 숫자로 밀고 올라가기 쉬워 보인다. 도나우강을 전방, 언덕의 군주둔지를 후방 삼는 것도 나쁘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이는 경복궁 뒤 북악산에 방어시설을 설치하는 격이라 터무니없어 보일 수도 있다. 궁궐 위에 방어시설이라니. 하지만 조선은 기나긴 600년 역사에서 대규모 전쟁이 사실상 임진년 전쟁 (정유 전쟁 포함), 병자호란 및 정묘호란 이렇게 세 번뿐이라 굳이 한양을 방어 도시로 건설할 이유는 없었다. 하지만 끊임없이 외침을 당하는 헝가리 왕국은 수도를 옮기든 아니면 파격적인 전략이 필요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천혜의 방어시설인 엄청난 유속의 도나우강을 야무지게 활용할 수 있었을 텐데.

 

 

 

 

5. 부다페스트의 길거리

 

 

역시 여행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볼거리는 그 장소만의 특유한 길거리 풍경이다. 

 

 

부다페스트 건물의 흔한 장식 수준...

 

 

부다페스트는 전체적으로 특유의 건축 스타일이 잘 보존되어 있어서 도시 전체가 고풍스러운 느낌이다.

 

 

은은하고 낭만적인 파스텔톤의 건물들

너무 예쁘다.

 

 

부다 구역 왕궁 뒤편 언덕 아래 모습

 

 

부다페스트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이름 모를 이곳이다. 어부의 요새에서 몇 미터 더 가면 만날 수 있는 장소인데 인생 사진 건지기 위해 분주한 관광객으로 활기찬 어부의 요새와 달리 거짓말처럼 관광객을 볼 수 없다. 산책하고 외식하고 데이트하는 현지인들만 보인다. 

 

 

 


 

 

<센텐드레 Szentendre>

 

 

부다페스트에서 당일치기로 어디를 다녀올까 알아보다가 가이드북을 보고 센텐드레에 다녀오기로 했다. 부다페스트 메트로 Batthyany역에서 보라색 라인의 교외 기차를 탔다. 1시간 거리인데도 티켓값이 겨우 300 포린트이다. 시내의 싱글 티켓이 350 포린트인 것에 비하면 진짜 저렴하다. 

 

 

 

 

정겨운 분위기의 낡은 기차. 

 

 

크로아티아의 라스토케보다는 큰 마을이지만 역시 지도 없이 그냥 발길 닿는 대로 걸어 다니면 되는 마을이다. 

 

 

마을입구부터 알록달록한 색감을 뽐내는 센텐드레

 

센텐드레라는 이름은 세인트 앤드류 St. Andrew에서 유래했다. 먼 옛날 이곳에는 헝가리의 마자르족뿐 아니라 다양한 민족이 모여 살아서 헝가리식 지명인 센텐드레 이외에 크로아티아식으로 Senandrijia, 독일식으로 Sankt Andrä, 세르비아식으로 Sentandreja 등의 다양한 이름을 가지고 있다. 

 

17세기 전성기를 달리던 오토만 제국에 의해 이곳은 황폐화되었다. 오직 한 가구와 그에 소속된 시종들만 이곳에 살았다는 기록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오토만이 물러간 이후 다시 사람들이 모여 살기 시작했다. 18세기 중반 세르비아인들이 대거 이주해왔고, 또한 오늘날의 크로아티아에 속한 달마티안 Dalmatian 지역에서 많이 이주를 해왔다. 그리고 그때부터 오늘날에도 볼 수 있듯이 바로크 스타일의 건축이 꽃을 피웠다. 

 

센텐드레는 흔히 예술가의 마을로 알려져 있는데 20세기 초반부터 헝가리 예술가들이 이곳에 모여 활동을 해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을 안에는 작은 박물관 · 갤러리 및 공예품점이 가득하고, 브랜드 체인점에서는 보기 어려운 개성 넘치는 인테리어로 관광객의 시선을 끄는 커피숍도 많다. 

 

(※센텐드레의 역사는 위키피디아 영문판을 참고하였습니다.) 

 

 

 

 

센텐드레의 거리 풍경

 

 

세르비안 정교회 성당

 

 

 

 

센텐드레에서 유명한 포토 존.

 

 

센텐드레의 메인 거리

 

마치 서울의 인사동 거리 또는 교토의 기요미즈데라 올라가는 길을 떠오르게 한다. 각종 기념품과 전통 수공예품을 팔고 있었다. 

 

 

 

 

전통 복장의 인형과 도자기 찻잔 세트

 

 

강을 바라보며 카푸치노 타임

 

 

테이블에 앉아 찍은 파노라마 사진

커피 마시며 바라보는 풍경, 비현실적으로 평화롭다. 

 

 

유럽 감성 물씬 풍기는 라벤더 가게

라벤더로 만든 모든 것을 파는 예쁜 가게인데, 라벤더 아이스크림도 맛볼 수 있다.

 

프랑스의 프로방스만이 아니라 체코와 헝가리 같은 동유럽 지역에서도 라벤더가 많이 재배된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아날로그 감성의 옛날 풍금

 

 

다시 기차를 타고 부다페스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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