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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안탈리아 여행: 칼레이치, 콘얄트 비치, 안탈리아 마리나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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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안탈리아 여행: 칼레이치, 콘얄트 비치, 안탈리아 마리나

Writer Hana 2022. 4. 8.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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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탈리아 시내에서 가볼 만한 곳은 구시가지인 칼레이치, 콘얄트 비치 그리고 안탈리아 마리나 등이 있다. 칼레이치에서 시간을 거슬러 여행하는 듯 안탈리아 특유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고, 콘얄트 비치에서 맑은 옥빛의 지중해를 즐길 수 있다. 올드 항구인 마리나에서 시작하는 유람선 투어는 아름다운 안탈리아를 다른 각도에서 감상할 수 있게 해 준다. 

 

 

 

칼레이치 Kaleiçi  

 

 

현재 안탈리아는 도시 면적 1,400 ㎢ 거주 인구 100만이 넘는 대도시이다. 하지만 그 시작은 작은 올드 타운, 칼레이치였다. 조선시대에 한성 사대문 안을 한양이라 했듯이 현대 이전 안탈리아는 올드 타운 성벽 내부만을 지칭했다.

 

안탈리아는 경치가 멋진 휴양지일 뿐 아니라 역사가 아주 오래된 도시이다. 기원전 150년 경 헬레니즘 시대 페르가몬 Pergamon 의 아탈루스 Attalus 2세 시절 도시가 성립되었다. 안탈리아 Atalya 라는 이름도 왕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터키 서남부 지중해 연안 지역은 고대 로마 제국의 영토였다. 이곳 역시 Attalus 2세의 조카인 Attalus 3세에 의해 기원전 133년에 로마 제국에 넘겨졌다. 이로써 로마 제국의 영토가 되었고 이후 비잔틴 제국, 셀주크 투르크, 오토만 제국에 이어 현대의 터키 공화국에까지 도시가 이어지고 있다.  

 

칼레이치 내에는 오스만 시절의 건축물이 잘 보존되어 있고 (안탈리아시 당국이 의해 리노베이션을 했음), 구석구석 골목을 걸어서 돌아다니며 구경하는 재미가 크다.

 

 

 

안탈리아 하드리아누스 개선문

하드리아누스 개선문은 칼레이치의 관문이다. 서기 130년 로마 제국의 14대 황제 하드리아누스 Hadrianus의 안탈리아 방문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개선문이다. 하드리아누스는 로마 제국의 전성기 pax romana 시절 오현제 중 세 번째 황제였다. 전쟁보다는 대화, 교양, 문화 예술을 중요시했다고 전해진다. 에페스 유적 투어의 가이드였던 젊은 터키 여성 Nil은 그 때문에 하드리아누스 황제를 존경한다고 말했다. 현대의 터키 사람에게 호감을 주는 로마 황제라니 재미있다. 사실 전성기라는 것은 누군가 앞서 험한 꼴을 봐가며 기틀을 세워놨기에 가능하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지만 말이다.    

 

터키 건축 뉴스 Turkisharchaenews.net 웹사이트에 따르면 시바의 여왕이 솔로몬 왕을 만나기 위해 이곳을 통과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하지만 솔로몬 왕 시대는 기원전의 역사이기 때문에 신빙성은 전혀 없다고 한다. 그런 흥미로운 스토리가 따라붙을 만큼 멋진 곳이긴 하다. 

 

나에게 하드리아누스 개선문은 구세주를 만났다는 기억으로 남아있다. 처음으로 안탈리아에 도착한 날 밤 버스 터미널에서 시내까지는 무사히 도달했다. 이제 칼레이치를 찾아가야 하는데... 유심칩과 구글맵이 뭐야, 와이파이 잡히는 곳에서 인터넷으로 대략 길 훑어보고 무작정 길거리에 나가 목적지를 찾는 식으로 여행했었다. 배짱은 좋았네. 아무튼 오밤중에 땀 뻘뻘 흘리며 헤매다 이 개선문을 발견했을 때의 기분이란! 여행이 단순히 놀고먹고 오감을 만족시키는 기능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경험이기도 하다. 

 

 

 

안탈리아 하드리아누스 개선문, 낮의 모습

세 개의 아치문으로 이루어진 하드리아누스 개선문

 

각 아치는 너비 4.15 미터, 높이 6.18 미터에 엔태블러쳐 (건축에서 기둥 위에 있는 수평 부분) 전체의 높이는 약 8미터라고 한다. 기둥은 보수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새것으로 보인다. 

 

 

 

고요한 칼레이치의 아침

칼레이치 내에는 오스만 시대의 전통 건물이 늘어서 있다. 지금은 관광지라는 지역 특성에 맞게 주로 부티크 호텔, 레스토랑, 공방,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안탈리아 칼레이치

밤에 이곳을 걸으면 수많은 관광객과 레스토랑의 음악 소리로 시끌벅적하다. 그런데 이른 아침에 산책을 나오니 완전히 다른 세상이다.  지난밤 그렇게 정신없던 곳인데 완전히 다른 세상이네?

 

 

 

카라알리올루 공원과 흐드르륵 탑

칼레이치의 메인 거리인 헤삽츠 거리를 따라 계속 걸으면 카라알리올루 공원 Karaalioğlu Parkı 이 나타난다. 터키에서 철자 'ğ'는 묵음이다. 안탈리아 시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지중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사진 속 성벽처럼 보이는 석조 구조물은 발음도 어려운 흐드르륵 탑 Hıdırlık Kulesi 이다. 

 

이 탑은 서기 2세기에 세워졌다. 하단부는 사각형이고 상단부는 원형의 2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용도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내부의 프레스코화와 특별한 도끼 문양의 장식을 근거로 유력 인사의 무덤이라는 것이 하나의 가설이다. 또 다른 가설은 이 탑의 위치로 보아 등대의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교회였다는 설도 있다. 하나의 대상을 두고 이처럼 다양한 해석과 유추가 가능하다. 이래서 인간 세상이 재미있다. 우리 인간은 불확실성 때문에 불안을 느끼지만 반대로 무엇이든 통제가 가능하고 딱딱 정답이 떨어진다면 얼마나 지루할까. 

 

 

 

카라알리올루 공원의 아침

지중해의 아침 풍경

 

 

 

카라알리올루 공원의 일몰 풍경

지중해의 선셋

 

 

 

안탈리아 칼레이치 골목

칼레이치 길거리 풍경

 

 

 

칼레이치 골목 풍경

햇살 가득한 안탈리아

 


 

칼레이치 밖의 모습

 

 

칼레이치 밖 트램 정거장

하드리아누스 카프 근처에 있는 위츠 카플라르 트램역

 

안탈리아는 큰 도시지만 트램 노선이 그물망처럼 촘촘하게 퍼져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칼레이치 밖의 이 짧은 노선은 안탈리아 박물관, 콘얄트 비치, 마리나, 칼레이치와 같은 주요 관광지를 다 지나간다. 

 

 

 

안탈리아 시가지

 

 

안탈리아의 케밥 레스토랑

 

 

아다나 케밥

아다나 케밥

 

터키는 세계 3대 미식국으로 꼽힐 정도로 맛있는 음식이 많은 국가이다. 그중 가장 사랑받는 음식이자 터키를 대표하는 음식은 단연 케밥이다. 항아리 케밥, 고등어 케밥, 야채 케밥, 닭고기 케밥 등 재료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다. 터키 여행하는 동안 하루에 한 끼는 아다나 케밥을 먹었다. 아다나 케밥은 양고기로 만든 케밥인데 생각처럼 비린내도 나지 않고 맛있다. 어느 레스토랑에서든 신선하고 다양한 야채와 함께 나온다. 마치 밥 종류를 주문하면 김치가 나오듯이 말이다. 터키 음식은 맵고 짜거나 자극적이지 않다. 담백해서 좋다. 

 


 

콘얄트 비치  Konyaaltı Plajı  

 

 

콘얄트 비치의 큰 장점은 접근성이 좋다는 것이다. 트램의 서쪽 종점인 안탈리아 박물관 역에서 내려 조금만 걸으면 닿을 수 있다. 

 

 

 

안탈리아 콘얄트 비치

처음 터키를 여행할 때는 11월이었다. 우리나라는 초겨울이라 추워지기 시작할 때지만 지중해에 있는 안탈리아는 낮에 기온이 20도 넘게 올라간다. 게다가 햇살이 쨍쨍해서 여름 원피스 하나에 얇은 카디건만 입어도 전혀 춥지 않다. 햇빛이 뜨거워서 11월인데도 수영하는 사람이 있었다.

 

가이드북에서 콘얄트 비치에는 동양인이 별로 없기 때문에 주목을 받을 수 있어서 일행과 함께 가거나 선글라스 착용을 권한다. 여행이란 '개인의 경험'이다. 'A지역에서 B라는 경험을 하게 된다'라는 과학적 인과관계는 여행에서 해당 사항이 없다. 다만 "~일 수 있다"라는 확률 정도가 존재한다.   

 

인생을 살며 마주하게 되는 많은 문제에 대하여 타인의 조언과 경험을 참고하되 진리로 믿을 필요가 없다. 결국 사람은 누구나 고유한 인격체이고 고유한 경험을 하며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많은 것을 평가하고 규정하기 때문이다.   

 

 

 

안탈리아 콘얄트 비치

두 번째 안탈리아 여행은 6월

 

 

 

콘얄츠 비치의 푸른 물빛

11월에도 아름다웠는데 6월에 오니 더욱 아름답다. 

 

저 맑은 옥빛 지중해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청량감이 온몸 구석구석 퍼진다.

 

 

 

6월의 콘얄트 비치

 

 

 

언덕에서 내려다 보이는 콘얄트 비치

 


 

안탈리아 마리나 

 

안탈리아 마리나에서 보는 구시가

붉은 지붕과 곳곳에 솟아있는 미나레

 

 

 

안탈리아 마리나

마리나를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에서 보이는 풍경 

 

 

안탈리아 마리나 전망

국제 관계 전공자의 시각으로 보면 사전 지식 없이 봐도 마리나 항구는 천혜의 요충지이다. 이 모습을 보시라! 먼 옛날 군사적 방어, 교역을 위한 물류 항구, 폭풍으로부터 정박하기 안전한 모습까지 어떤 용도로 사용하든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게다가 아래 사진에서 보듯 마리나 뒤편부터 일정 거리는 절벽으로 되어 있다. 또 칼레이치에서 맞은편을 바라보면 험한 산지인데 이 양쪽에 초소를 설치하고 감시하면 외부로부터 안탈리아에 상륙하기란 절대 쉽지 않은 일이다. 

 

 

 

안탈리아 유람선 투어

현대 여행자로서 이 마리나에서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액티비티는 유람선 투어이다. 

 

 

 

지중해 유람

오후 늦은 시간 유람선에서 외해를 향하면 푸른 바다를 볼 수 있고 시내를 향하면 아직 뜨거운 해를 볼 수 있다. 

 

 

 

유람선 투어를 즐기는 사람들

파도가 조금 높은 날이어서 다들 이렇게 난간을 꼭 붙잡고 버티다가

 

마리나에 거의 다 들어와서 해수면이 잔잔해지고 우리의 캡틴이 DJ로 변신하여 음악을 틀자,

 

 

 

유람선 투어의 댄스 타임

사람들이 흥에 겨워 춤을 추기 시작했다.

 

터키 사람들 좀 놀아본 민족 같다. 이런 면에서 단연 우리와 형제의 나라라 할 만하다. 유람선에서 유일한 외국인이었던 나에게 캡틴이 진작 국적을 물어봤고 그는 내가 한국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어느 순간 강남 스타일이 울려 퍼진다.

 

 

 

안탈리아 유람선 투어

 

 

안탈리아 마리나 항구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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