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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두바이 여행 04: 부르즈 칼리파, 두바이몰, 두바이의 야경 본문

여행기록/2019 여행: 두바이 유럽

UAE 두바이 여행 04: 부르즈 칼리파, 두바이몰, 두바이의 야경

Writer Hana 2021. 5. 14.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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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여행 셋째 날. 하루 종일 비가 내려서 호텔에서 쉬었다. 저녁에 두바이몰에 갔다. 두바이의 랜드마크이자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 1위 자리를 오랜 시간 고수하고 있는 부르즈 칼리파 전망대에 올라가서 환상적인 야경을 감상했다.  

 

 

아니, 사막에도 진짜 이렇게 비가 내리는 거야? 일기예보대로 아침부터 하루 종일 비가 내렸다. 

오늘도 푸짐하게 조식을 먹었다.

 

호텔방 창문으로 보니 수영장에도 사람이 없다. 결국 낮에 하루 종일 호텔방에서 놀았다. 며칠 동안 호텔에서만 쉬라고 해도 그럴 수 있겠다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었다. 답답해서 하루 이상 가만히 머무르기 어렵다. 저녁 즈음 호텔을 나서서 두바이몰에 갔다.

 

 

 

두바이몰 파이브가이즈

 

 

두바이몰 파이브가이즈

분수쇼가 시작되니 모두 이렇게 일어나 사진과 영상을 찍는다.

분명 디카로 동영상을 찍었는데 사라지고 없어서 아쉽네...

 

 

 

I love Dubai

첫 번째 분수쇼를 본 후 소화도 시킬 겸 걸었다. 

 

 

 

두바이몰의 부르즈 레이크

 

 

 

부르즈 칼리파

 

 

 

그리고 또다시 좋은 곳에 자리를 잡고 분수쇼를 봤다. 

 

 

 

부르즈 칼리파, 두바이 분수쇼

 

 

 

부르즈 칼리파, 두바이 분수쇼

두바이 분수쇼의 감동은 여전하다. 매 30분마다 쇼를 하는데, 웅장한 배경음악과 함께 춤추는 듯한 분수가 화려한 장관을 연출한다. 음악 + 물 + 조명의 삼 박자가 어우러져 시각과 청각을 동시에 즐겁게 해주는 예술 쇼다.

 

지난 2014년 늦가을 3주 동안의 행복했던 여행을 마치고 한국 가기 전 마지막 일정이 이 분수쇼 관람이었다. 그때 분수쇼를 보며 3주 여행에서 처음으로 외로움을 느꼈는데, 여행 마지막 일정이라 내가 아쉬운가 보다 생각했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 이 장관을 혼자 봐서 외로웠던 게 맞다. 아직도 기억난다. 한국 돌아가는 에미레이츠 비행기 안에서 썼던 글. 이제 멋진 짝을 찾아 함께 여행 가겠다는 결심이었다. 등산과 야영 그리고 여행을 좋아하는 부모님의 영향으로 나도 어릴 적부터 여행을 무척 좋아했고 혼자 떠나는 여행도 마냥 좋았다. 하지만 그때부터였던가. 혼자 하는 여행은 출발 전에 잠시 설렐 뿐 이전처럼 즐겁지가 않았다. 돈이 있어야 여행을 할 수 있고, 돈이 열어주는 재미있는 세상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돈은 부질없는 것이라고 말 못 하겠다. 하지만 돈만 있고 그 돈으로 즐거운 경험을 공유할 사람이 없다는 것 또한 내가 원하는 바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둘 다 중요하다.   

 

그때 귀국하는 비행기에서 글로 적은 목표가 2년 후에 이루어져서 좋은 사람을 만났고, 다시 3년 후 그 사람이 평생의 반려자가 되어 함께 두바이에 오게 되었다. 와... 돌아보면 막연하게라도 목표가 있어야 인생이 그 방향으로 흘러간다. 정말로!

 

남편이 갑자기 부르즈 칼리파 전망대 At The Top에 올라가고 싶다고 한다. 가자 가자.

 

비가 와서 그런지 현장 티켓이 남아있었다. 지난번에 혼자 왔을 때는 당일에 표를 못 구할 수도 있다는 어떤 블로그 글을 보고, 인터넷으로 예매하고 왔었다. 현장 구매 티켓은 다른 점이 있나? 알고 보니 우리 티켓은 first & priority 티켓이었다. 어쩐지 줄 안 서고, 라운지에서 편하게 대기하다가 인원이 어느 정도 모이자 가이드와 함께 투어를 시작했다.

 

우리의 가이드는 인도 또는 파키스탄 사람으로 보였는데 그 특유의 억양이 전혀 없었다. 검은색 정장 차림에 깔끔한 영어를 구사하는 재미있는 남자분이었다. 엘리베이터 타기 전에 보안 검색대를 통과했다. 내가 가장 먼저 통과해서 사람들 기다리는데 가이드가 어디에서 왔는지 물어봐서 한국에서 왔다고 했더니, 한국이 이 부르즈 칼리파를 건설했다며 반가워한다. 나는 삼성물산이 지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웃으며 대답했다.

 

지난번에는 한 시간 기다려서 60초 걸리는 엘리베이터 타고 124층 전망대까지만 올라갔는데, 비싼 티켓이 좋긴 하다. 148층까지 올라가고 엘리베이터도 기다리지 않고 바로 탈 수 있다.

 

가이드가 사람들에게 부르즈 칼리파 건설 과정을 설명할 때 한국의 삼성이 수주했다고 하는데, 삼성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내가 다 자랑스러울 정도였다. 이런 건물 지을 기술이 있는 국가에서 왔다는 자랑스러움이라고 할까.

 

한국에서 한국 사람들과 한국어로 말하며 살 때는 내가 한국인임을 의식할 일이 당연히 별로 없지만 외국에서의 생활은 다르다. 많은 경우 사람들은 나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 몇 안 되는 명확한 정보 중 하나인 나의 국적으로 나를 판단하기도 한다. 너는 한국 사람이니까 훌륭한 메이크업 솜씨로 외모 가꾸기에 열 올릴 것이고, 교수님에게 깍듯이 예의 차릴 거야 이런 식이다. 예전에 여행할 때 한국 사람이라 하면 열이면 열 모두 "삼성" 또는 "강남스타일"을 언급했다. 게다가 우리나라 영화인이 해외 유명 영화제에서 수상하면 친구들은 그들과 아무런 일면식도 없는 내게 축하의 인사를 건넨다. 세계인들이 알고 있는 우리나라의 발전된 기술 또는 문화가 곧 나 자신이 되는 것이다. 또한 내가 원하든 원치 않든 실제의 현실은 개인의 국적이 개인의 취업, 업무 그리고 한 사업체의 성공 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한편 국적과 국력이 나를 대신하기도 하지만 내가 곧 우리나라의 이미지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개인적인 경험만을 토대로 밝고 활기찬 브라질 동기들을 보며 그게 보통의 브라질인 성격이라는 인식이 자연스럽게 굳어졌고, 러시아 사람들은 잘 어울리다가도 차가운 방어벽을 치고 있는 게 느껴져서 어느 선 이상 친해지기 쉽지 않다는 일종의 편견을 가지게 되었다. 이처럼 외국인 친구들도 나를 보며 한국에 대한 특정 이미지를 가질 것이다. 이 과정이 순환되면서 외국 사람들은 다음에 다른 한국인을 만나면 나로부터 가지게 된 인식으로 그 사람을 순식간에 평가할 것이다. 그러므로 생각 없이 내키는 대로 말하고 행동하는 것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부르즈 칼리파 전망대

 

 

 

부르즈 칼리파 전망대

오일 머니의 위엄...

 

도시 풍경의 꽃은 야경이고, 특히 높은 곳에서 보는 야경인데, 부르즈 칼리파에서 보는 야경은 아직까지 내가 본 도시 야경 중 단연 최고다. 유럽 야경의 끝판왕이라는 브뤼셀이나 부다페스트는 이에 비하면 아기자기하다. 사막 한가운데 세워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라는 스토리가 차원이 다른 감흥을 준다.

 

 

 

부르즈 칼리파 전망대

 

 

 

부르즈 칼리파 전망대

전망대에서 보는 분수쇼가 또한 장관이네.

 

 

 

At The Top

사진기사 아저씨가 어떤 여자 손님에게 주문한 포즈 그대로 따라 찍어봤다.

 

 

 

60초만에 1층에서 148층에, 148층에서 1층에 도달하는 엘리베이터

즉흥적이고 짧은 외출이었지만 무척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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