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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투어: 여행과 독서 기록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여행 06: 에르미타주 신관 본문
일단 에르미타주 본관 1층(우리나라 개념으로는 2층) 감상을 3일 만에 마치고 오늘은 신관 (구 참모본부) 감상을 시작했다. 신관은 에르미타주 남문으로 들어오면 양쪽으로 베이지색의 건물이 있는데 입구는 오른쪽 방향에 있다. 이곳 역시 국제학생증이 있다면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신관은 본래 궁전이 아니라 행정부서 청사로 사용되었다. 본관 궁전만큼 화려하지는 않지만 현대적이고 세련된 모습이다. 입구에서부터 여유롭고 한산하다. 겨울이라 본관도 붐볐다고 할 수 없는데, 이곳은 더 한산하다.
4층부터 시작해서 아래층으로 내려가기로 계획했다. 그런데 와!!! 4층에만 하루를 투자해야 할 듯!!! 그림 하나하나가 쉽게 발걸음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에르미타주 신관에는 우리가 그림책, 교과서, TV 등 어디에선가 한 번쯤 봤을 법한 19세기 유럽, 특히 그 당시 미술의 메카였던 프랑스의 유명한 그림이 가득하다. 고갱, 고흐, 르누아르, 마티스, 루쏘, 모네, 마네 등등. 마치 보물창고 같아! 살면서 에너지 충전이 필요하거나, 휴식이 필요하거나,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 그 어느 때 와도 좋을 것 같다.
끌로드 모네의 작품
르누아르의 작품
아름다운 이 분의 그림. 이 각도에서만 빛의 반사없이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어두운 톤의 배경으로 인해 더 돋보이는 하얀 드레스와 화사한 톤의 피부 그리고 금발머리. 여기에 입술만 유독 빨갛다.
예쁜 그림의 대가 르누아르의 작품들.
나는 꽃이 좋고, 꽃무늬가 좋다. 예쁘고 눈이 즐거우니까.
여성을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첫 번째는 스타일은 이렇게 단정하고 우아한 의상.
여성을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두 번째 종류의 의상은 이렇게 밝고 화사한, 일명 샤랄라 스타일.
예나 지금이나 공중 목욕탕은 단지 씻기만 할 뿐 아니라 사교의 장소이기도 하다.
폴 고갱의 작품!
이 그림은 보니 이른 봄에만 맡을 수 있는 한국의 그리운 봄공기의 향이 떠오른다. 아직 경험이 없는데, 독일의 봄은 어떨까? 기대되고 궁금하다.
이 그림은 보자마자 집에 걸어두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늑한 공간에 피아노, 그리고 열린 창문 밖에서 상쾌한 나무향이 집안으로 가득 흘러들어올 것만 같다. 서정적인 쇼팽의 녹턴 마주르카와 드뷔시의 아라베스크 피아노 선율이 들리는 듯한 그림이다. 따뜻한 카모마일 한 잔 마시며 여유를 부리고 싶게 만드는 그림이다.
그림의 주제는 겨울인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하얀 눈 아래 알록달록한 땅과 지붕을 볼 수 있다.
이 그림은 에르미타주에서 처음 봤는데 그 어떤 유명한 작가의 그림보다 더 기억에 남는다. 작가 본인이 직접 제목을 붙였는지 다른 사람이 붙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기다림"이라니... 사람은 살다 보면 기다려야 할 일이 끝도 없이 많다. 기한을 알고 있는 기다림도 있고 기약 없는 기다림도 있는데 그럴 때마다 이렇게 우아하고 차분한 태도를 보일 수 있다면 좋겠다.
에르미타주 최고의 커플 중 하나.
프란츠 폰 슈트크의 그림을 여기서 만나다니, 진짜 에르미타주에는 없는 게 없네!
내가 좋아하는 작가 (정확히 말해 화가 개인이 아닌 작품) 중 하나다. 여자를 가장 관능적으로 그린 작가는 프란츠 폰 슈트크다. 클림트의 여자들이 황금빛에 휩싸여 한껏 달아오른 뜨겁고 밝은 관능이라면 슈트크의 여자들은 어두운 배경과 밝은 피부의 대조, 그리고 은밀한 상상을 하는 듯한 표정이 위험한 인상을 풍긴다.
독학으로 위대한 화가 반열에 오른 앙리 루소의 작품들이다. 이명옥의 <그림 읽는 CEO>를 읽은 적이 있는데 거의 7~8년 전이라 자세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앙리 루소의 이야기만은 여전히 기억에 남아있다. 그의 본업은 화가가 아니었고 주말이나 남는 시간에 독학으로 그림을 그렸다. 내 희미한 기억에 그는 행복한 사람이었다. '아, 신난다. 내가 그리고 싶은 대로 맘껏 그려보자!' 이런 마음으로 그림을 그렸을 것 같아서 그의 작품을 볼 때면 유쾌하다.
바실리 칸딘스키는 이 그림을 그릴 때 어떤 정서를 가지고 있었길래 이렇게나 아름다운 겨울을 그릴 수 있었을까? 내가 좋아하는 은은한 파스텔 톤의 분홍색, 하늘색, 연두색, 노란색... 눈이 즐겁다.
그림들의 위대한 기운이 나에게 흡수되는 것 같다. 아무튼 이 좋은 기운 잘 간직하자!
다음 날.
한국 문화에 관심이 아주 많고 한국어도 조금 할 줄 아는 호스텔 직원 사야나는 수요일 오후부터 목요일 오전까지 그리고 일요일 오후부터 월요일 오전까지 이곳에서 근무한다.
오늘 아침에 호스텔 거실 테이블에서 노트북으로 할 일 하고 있는데, 사야나가 와서 즐겁게 수다떨었다. 이곳에는 영어 할 줄 아는 사람이 많지 않고, 영어를 해도 간단한 의사소통 정도라 사실 이야기할 사람이 거의 없다. 일주일에 이틀만 출근하지만 사야나가 있어서 즐겁다. 내가 러시아 음식을 먹어보고 싶은데 잘 아는 레스토랑 있냐고 물어봤더니 퇴근할 때 함께 나가서 레스토랑 위치를 알려 주겠다고 했다. 알고 보니 우리 호스텔과 같은 건물에 있었다.
사야나가 만들어준 러시아 아침 식사. 오토밀과 우유만 있으면 된다!
다시 에르미타주 신관으로
이 사람이 사교계의 여왕이자 유혹의 달인이었던 레카미에 부인? 조세핀도 레카미에 부인도 그렇고 미인만이 인기가 많다는 것은 정말 잘못된 인식이다.
산책하고 편안하게 쉬는 모습이 나까지 편안하게 만든다.
독일 낭만주의의 스타, 카스파르 프리드리히의 작품
숭고함이라는 키워드로 설명되는 작가이기도 하다.
오늘 관람한 신관의 2층과 3층은 러시아 관련 작품이 많았는데 그중에서도 러시아 군사 관련 유물과 미술작품이 많았다. 그런데 확실히 러시아 군 체계와 전쟁사를 자세히는 알지 못하기 때문에 그다지 흥미롭지 않아서 빠르게 훑어보고 지나갔다.
이틀 동안 신관 관람을 마쳤고, 내일 본관의 1층이 남아있다. 정말 보물창고 같은 에르미타주. 좋은 책은 읽기가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데 에르미타주도 그렇다. 감상이 끝나가는 게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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