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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투어: 여행과 독서 기록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여행 03: 에르미타주, 미인론 본문
상트페테르부르크 에르미타주 관람 두 번째 날.
오늘은 아침부터 햇빛이 쨍쨍하다. 숙소에서 3분만 걸어가면 나타나는 모이까 강은 이렇게 꽁꽁 얼어서 보행자 도로가 되었다.
오늘도 장엄한 에르미타주 입성
어제 구입한 에르미타주 박물관 소개 책자에 나온 것과 똑같은 위치에서 찍어봤다. 오! 괜찮은데?
오늘도 기대된다!
194번 방의 화려한 왕좌. 그리고 빨간색과 금색의 조화는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조합이다.
너무나 아름다운 브로치. 갖고 싶다.
백조가 아름다운 이유는? 수려한 곡선을 자랑하기 때문에.
에르미타주에서 가장 인기있는 작품 중 하나다.
300번 방을 보며... 한숨이 나왔다. 도대체 큐레이터가 누구? 어떻게 명작들을 이렇게 배치할 수 있지? 모든 그림이 빛에 반사되어 정면에서 사진 찍기는커녕 감상조차 할 수 없다. 시간대에 따라 다른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방안 사면의 그림이 모두 그런데 이것은 조명의 실패인 것이다.
<미인론>
미인의 조건은 무엇일까? 그리고 어떻게 해야 더 아름다워질 수 있을까?
여자는 아름다워야 한다. 이때의 아름다움이란 흔히 말하듯 '마음이 고와야 진짜 미인이지.'같은 식상한 표현은 기본 중의 기본이기 때문에 긴 설명이 필요 없다. 이목구비가 예뻐도 하는 행동과 말이 후지면 추해 보인다. 기본적으로 해야 하는 사람을 봤으면 인사할 줄 알고, 차례 지킬 줄 알고, 실례했으면 미안하다고 할 줄 알아야 한다. 이렇게 기본 예의도 못 갖춘 얼굴 예쁜 여자들을 전혀 아름답지 않다. 반대로 자신의 주장 하나 없이 누구에게나 만만한 호구인 여자들을 보면 안타깝다. 자신을 잘 가꾸고, 예의를 지킬 줄 알면서도 자신만의 뚜렷한 가치관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외적인 면에서의 진짜 미인이란 '훈련된 자신감'을 가진 여자라고 생각한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특징이 있다. 그 특징을 최대한 아름다워 보이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스타일, 자세와 표정 그리고 분위기이다.
1. 스타일은 옷, 메이크업 그리고 헤어스타일이다. 아, 물론 여기에 향기가 빠질 수 없다. 내가 좋아하는 향수와 옷에 대한 취향이 진작부터 명확했지만 서른이 될 때까지 메이크업이라 봐야 비비크림에 눈썹 정리 그리고 립스틱이 전부였다. 심지어 간단한 아이라인조차 그려본 적이 없다. 하지만 서른이 넘어 처음으로 풀메이크업이라는 것을 시작했다. 아이라인을 그리고 아이섀도를 바르고 마스카라를 해서 속눈썹을 올리고, 립스틱도 여러 종류의 색을 시도해봤다. 그러면서 나에게 어울리는 색이 무엇인지, 아이라인이나 눈썹은 어떤 형태가 어울리지는지, 나도 몰랐던 나의 매력이나 특징에 대해 알아가는데 그게 정말 재미있는 과정이었다. 생김새가 어떻든 본인을 가꾸는 사람은 그 자신감에 아름다워 보이는 법이다. 그리고 '자기 관리'를 하는 사람으로 보인다.
청결은 기본이고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스타일의 발견 그리고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연출, 이것이 미인으로 보이는 중요한 조건이다.
2. 자세와 표정의 중요성을 알게 된 것은 최근이다. 위의 두 그림은 모두 니콜라이 1세 황제의 황후 Alexandra
Feodorovna를 그린 그림이다. 에르미타주에 본 그림 속 여성 중에 이 사람이 가장 미인다운 '자세와 표정'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두 그림 모두 신체 비율을 실제보다 훨씬 과장했지만 중요한 점은 어깨와 허리를 곧게 편 자세, 그리고 위엄 있는 표정이다. 일단 두 눈이 마치 사진기를 바라보듯 정확히 어딘가에 고정되어 있어서 보는 사람 불안하게 시선을 이리저리 굴릴것 같지 않다. 게다가 오른쪽 그림에서 벗은 장갑을 들고 있는 손 모양이라니... (왼손은 부자연스럽게 그려졌지만) 이것은 한두 번의 연습으로 나오지 않을 자세이다. 그림 속 황후는 아주 어릴 때부터 이러한 자세를 교육받았을 것이다. 연습으로 누구나 자세 미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이 전형적인 '미인'의 생김새가 아님에도 사람을 미인으로 보이게 한다. 그림뿐 아니라 실제로도 구부정하고 어깨가 축 처지거나 동작이 산만한 여성이 아름다워 보이는 경우는 없다.
3. 결국 이러한 외모를 가꾸는 노력, 자세와 표정 그리고 그 사람의 정신세계가 어우러져 그 사람 특유의 분위기 즉, 아우라가가 형성된다. 분위기는 사진이나 그림으로는 알 수가 없다. 살아 움직이고 기를 내뿜는 인간을 현실에서 만나야 감지할 수 있는 것이다. 문자 기록과 사진으로만 남아있는 전설적인 미인들 중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 전형적인 미인이 아닌데도 미인이라 평가받는 인물들은 분명 이러한 분위기 미인이었을 것이다.
사실 이상적 신체 비율에 얼굴은 브이라인, 쌍꺼풀이 있는 커다란 눈, 적당히 높은 코 등 이런 서구식 조형미와 연예인의 의상에 민감한 것은 여자들인 것 같다. 반면에 대다수의 남자들에게 실제로 '심미안'이라는 것이 거의 없다. 잇 백이니 할리우드 스타일이니 뭐니 남자들은 봐도 모른다. 실제 경험해본 바에 따르면 적당한 표준 체중에 긴 생머리, 화사한 색의 메이크업 베이스, 빨간 입술, 눈이 동그랗도록 보이는 아이 메이크업 그리고 여성스러운 스타일의 시폰 원피스와 하이힐 정도만 갖추면 보통의 남자들 눈에는 다 '여신'으로 보인다. 즉, 지극히 '여성스러운 분위기'를 미인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내가 본격적으로 외모를 가꾸기 시작하면서 뿔테 안경 벗고 렌즈를 착용하고, 머리를 부드러운 갈색으로 염색해서 인상이 밝아 보이도록 했고, 화사한 색의 메이크업 베이스에 빨간 립스틱을 발랐다. 그리고 무릎길이의 치마와 시폰 블라우스를 입고 하이힐을 신었다. 이 뿐인데도 분명 남자들이 나를 대하는 태도가 청바지에 안경 쓰고, 머리 하나로 묶고 다녔을 때와는 확연히 달랐다.
작품명이 무슨 여신, 봄, 꽃 이런 게 아니라 '겨울'이라니... 자태가 너무 아름다워 일단 사진을 찍고 감상하고 작품명을 보니 그렇다.
겨울을 이렇게 우아하게 보내면 아름답게 꽃피는 봄이 오나. 어렸을 때는 겨울을 좋아했다. 길고 신나는 겨울 방학이 시작되면 크리스마스, 외할아버지 생신, 명절 그리고 이모네 댁에 놀러 가서 이종사촌 동생들과 재미있게 놀았던 좋은 기억이 많다. 하지만 어른이 되어 겨울을 좋아하지 않았다. 아니, 싫었다. 힘들고 달갑지 않은 경험을 주로 겨울에 했고 좋은 추억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마음도 무겁고 허전한데 날씨까지 추운 겨울은 정말이지 견디지 쉽지 않은 법이다.
하지만 좋은 사람을 만나면서 다시 바뀌었다. 이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기 때문에 일 년 사계절이 다 행복하다.
전체 그림 중 술타나만 확대해서 찍은 사진.
198번 방의 황좌.
성수기라는 여름에 직접 와 본 것은 아니지만, 겨울의 에르미타주는 한산해서 좋다. 멋진 작품이나 방을 등장인물 없이 촬영하는 게 가능하다.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면 여름에는 입장권 사는데만 한 시간 이상 줄을 서고 갤러리 내부에서도 사람들에 치여 제대로 작품을 감상하기 어렵다는 글을 많이 봤다.
어마어마한 양의 컬렉션을 보유한 에르미타주
에르미타주는 어느 한 구석도 비어있지 않고 작품으로 꽉 채워져 있다.
우아한 포즈의 이 작품은 206번 방 밖의 계단으로 통하는 홀에 있다.
이 곳을 지날 때마다 동화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이다. 아직 한겨울인 3월의 일요일 늦은 시간에 에르미타주를 방문하면 이렇게 등장인물 없는 입구 계단 촬영이 가능하다.
소녀들의 엠파이어 스타일 원피스가 아름답다. 특히 가장 오른쪽에 있는 소녀의 시선과 다리의 각도는 발레리나를 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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