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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여행기록 (115)
그랜드 투어: 여행과 독서 기록
2021년 6월 일 년 만에 다시 룩셈부르크의 딜링엔으로 캠핑을 왔다. 캠핑장의 포토존 아치형 돌다리도 여전히 아름답다. 이 자우어 Sauer강은 국경을 가르는데 다리 오른쪽은 독일이고 왼쪽은 룩셈부르크이다. 다리 하나만 건너면 외국. 어제보다 날씨가 더 좋다. 우선 자리를 잡아 텐트를 쳤다. 그리고 캠핑용 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었다. 흐르는 물소리 들으며 그늘에 앉아 바람 쐬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구나. 오후 늦게 미리 계획했던 뮐러탈 트레일 Müllerthal Trail 하이킹을 하러 나섰다. 그레벤마허 Grevenmacher 주 북부의 하이킹 코스로 총 3개의 루트가 있다. 여행에서만큼은 상세한 계획 세우는 것에 게으른 우리답게 루트를 확인하지 않고 몇 군데 포인트를 지나는..
룩셈부르크는 작은 나라지만 은근히 가볼 만한 소도시가 많다. 그중 하나인 비앙덩에 갔다. 은은한 앤티크한 느낌이 물씬 나는 호텔 하인츠 그리고 중세로 시간 여행을 떠난 듯한 비앙덩 성까지 꿈같은 하루를 보냈다. 2021년 6월 지난 2020년 9월에 체코와 폴란드로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 마지막 날 차를 타고 폴란드의 포즈난에서 독일로 돌아오는 길에 평소와 다르게 무척 아쉬운 기분이었다. 그때는 몰랐다, 그게 2020년의 마지막 장거리 여행이 될지. 10월 말에 다시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전 유럽이 더 강도 높은 락다운에 돌입하고 11월이 되고, 12월이 되고, 새해가 되고, 봄이 오도록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백신 접종률이 어느 정도 올라간 2021년 5월이 되어서야 락다운이 완화되었다. 백신 ..
1. 야경: 도나우 강, 국회의사당, 어부의 요새 등 뭐니 뭐니 해도 부다페스트에 대해 말할 때 야경을 빼놓을 수 없다. 부다페스트에 머무는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야경을 보러 갔다. 강 건너편에서 보는 국회의사당보다 이렇게 가까이서 보는 게 더 멋지다. 이렇게 의도하고 찍은 것이 아니라 우연히 얻어걸린(?) 사진 부다페스트에서는 신형과 구형 트램 모두 운행 중인데, 확실히 빈티지 느낌의 구형 트램이 낭만적이고 예쁘다. 2. 뉴욕 카페 부다페스트에 머무는 동안 딱 하루 부슬비가 내렸다. 무더운 8월 어느 날 비가 촉촉하게 내리고 기온이 약간 떨어졌는데 그게 참 운치 있었다. 그날 궁전을 방불케 하는 내부 장식으로 여행자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이 카페에 다녀왔다. 예상대로 이름값 하는 곳이다. 만석..
2018년 8월 23일 목요일 오늘은 오랜만에 늦잠을 자서 9시에 일어났다. 오전에는 커피 마시면서 전자책을 읽었다. 이런 여유 정말 좋다. 지난 2014년에 터키 파묵칼레에서 아침에 커피를 마시며 느꼈던 그런 여유다. 카파도키아에서 야간 버스 타고 새벽에 파묵칼레에 도착했었다. 이른 아침 숙소에 체크인해서 눈을 붙이고 난 후 정원에서 커피를 마셨는데 그때의 평화로움과 행복한 느낌이 아직도 생생하다. 오늘 아침도 그런 느낌이다. Dinara는 우리나라의 파리 바게뜨처럼 체인 베이커리인 듯하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자그레브가 정말 마음에 든다. 이렇게 평화롭고 아름다운 도시라니. 길거리를 걷다 우연히 마음에 드는 카페를 발견. 15쿠나에 수박 레모네이드를 한 잔 마셨다. 수박향이나 레몬향 시럽을 전혀 넣지..
2018년 8월 21일 화요일 오늘은 라스토케에 가는 날. 버스표는 자그레브에 도착해서 어제 예약했다. 크로아티아에서 버스를 인터넷 예매하면 이메일로 이티켓을 받을 수 있고, 어떤 버스 회사는 터미널의 오피스에 직접 가서 티켓을 탑승 30분 전까지 찾아야 한다. 이티켓은 반드시 출력을 해가야 하는데, 자그레브에서 예약한 티켓은 호스텔 리셥센에 부탁해서 프린트했다. 터미널 가는 길에 딸기, 초콜릿, 음료수를 샀다. 자그레브에서 출발 이후 2시간쯤 걸려 오후 1시에 슬루니에 도착했다. 라스토케는 워낙 작은 마을이라 시외버스가 따로 정차하지 않고 슬루니에서 내려서 걸어가면 된다. 일단 시작하기 전에 카푸치노 한 잔. 이번 여행에서는 설탕 듬뿍 섞은 카푸치노가 왜 이렇게 맛있지?? 우리나라에서 6,000원쯤 할..
2018년 8월 20일 월요일 지난 밤 생각보다 편하게 야간버스를 타고 왔다. 다만 에어컨을 세게 틀어서 추웠을 뿐이다. 버스 안이 추울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후드 외투 하나 입었는데도 치마를 입고 있어서 다리가 추웠다. 아침 6시 30분이 넘어서 자그레브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이렇게 이른 시간에 호스텔에 도착하면 체크인 못할 가능성이 높을 듯하다. 시간도 많고 날씨도 좋은데 구글맵 보면서 호스텔까지 슬슬 걸어가기로 했다. 이른 아침 자그레브 길거리의 첫 인상. 굉장히 '부드러운' 느낌이다. 무언가 느낌이 참 좋다. 호스텔에 도착했는데 역시나 앞 사람 체크아웃하고 청소해야돼서 아직 체크인을 할 수 없고 오후 1시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대신 식당 아래쪽 공용 거실이 있어서 그곳에서 기다려도 된다고 ..
2018년 8월 17일 금요일 푹 자고 9시쯤 일어났다. 우유에 독일에서 가져온 시리얼을 타 먹었다. 그리고 침대에 편하게 앉아서 믹스 커피 한 잔 마시며 전자책을 읽었다. 성벽 투어를 가려고 열한 시쯤 준비하고 나왔다. 잘 오지도 않는 버스 12쿠나나 내고 탈 필요 없고, 걷기만큼은 자신 있으므로 숙소에서부터 올드 타운에 걸어갔다. 역시 여행은 걸어야 한다. 그래야 천천히 탐색하며 감상할 수 있다. 걸어가면서 오른쪽의 바다, 왼쪽의 독특한 건축물을 실컷 감상했다. 30분 정도 걸려서 올드 타운에 도착했다. 아마 중간중간 사진 찍지 않고 계속 걸으면 뉴타운에서 올드 타운까지 걸어서 15-20분 정도 걸릴 듯하다. 성벽 투어를 시작하는 매표소는 두 곳에 있는데 나는 필레 게이트에서 시작해서 한 바퀴 돌기로..
2018년 8월 16일 목요일 지난여름 학기를 잘 마치고 드디어 다시 여행길에 나서게 되었다. 지난겨울 러시아에 갈 때는 비행기와 숙소를 3개월 전에 예약했지만 이번에는 출발 2주 전에 예약을 시작했다. 오래전부터 이번 여름은 헝가리의 부다페스트와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를 포함한 동유럽에서 보낼 거라고 생각은 했다. 하지만 정확한 루트 결정하는데 시간이 걸렸고, 8월이 유럽의 최대 성수기라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다. 여름의 유럽은 겨울의 러시아와 다르다고! 고민 끝에 슬로베니아를 빼고 헝가리와 크로아티에 가기로 결정했다. 유럽에 살아서 좋은 점이 유럽의 전 지역을 비행기로 최대 세 시간 이내에 닿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인천에서 중국 동부나 일본에 가는 수준이다. 그러니 일정을 빡빡하게 짤 필요가 없다. ..
2018년 3월 27일 화요일 오후 시베리아 횡단 열차 탑승 우와우와아아!!! 드디어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는 순간이 왔다!!! 2013년에 인도 여행 갔을 때, 아그라-바라나시, 바라나시-뉴델리 구간의 야간열차 이후 장거리 기차 여행은 4년 만이다. 나는 아주 어릴 때부터 기차 타는 것을 아주 좋아했다. 비록 일주일이 꼬박 걸리는 블라디보스토크-모스크바 구간은 아니고 2박 3일의 옴스크-모스크바 구간이지만 설렌다. 러시아 공식 철도 사이트에서 남자친구의 아이디로 예약했다.http://eng.rzd.ru/ 우리가 예약한 오프닝 클래스는 가장 저렴하다. 한 구역에 창가 쪽 4인, 복도 쪽에 2인 이렇게 총 6명이 사용하게 되어있다. 같은 클래스지만 창가 쪽보다 복도 쪽이 가격이 더 저렴하다. 복도 쪽의 ..
2018년 3월 26일 월요일 우리 커플의 공통점은 장거리 비행과 기차 여행을 좋아하고 일상생활에서와 다르게 여행을 할 때는 느긋하고 게으르다는 것이다. 작년에 같이 부산에 갔을 때 하루에 태종대 갔다가 스타벅스에서 커피만 마신 날도 있었다. 제주도에서도 하루에 한 곳 정도 보겠거니 생각했는데 세 군데 둘러본 날은 스스로도 놀라울 정도였다. 아무튼 오늘은 체크아웃하는 날이니 더욱 서두를 우리가 아니고 이런 면에서 우리는 정말 잘 맞는다. 역시나 예상대로 시간 꽉 채워서 정확히 12시에 체크아웃을 하고 나왔다. 걷기를 아주 좋아하는 나인데 배낭이 무거워서 그런지 아니면 피로가 누적된 건지 오늘따라 걷기 싫었다. 그래서 버스를 타고 에키바스투즈 역으로 갔다. 버스 정류장의 고양이양반. 추워보인다냥. 역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