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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여행기록 (115)
그랜드 투어: 여행과 독서 기록
한국에 가기 전에 가고 싶은 장소 리스트를 만들었다. 그중 우선순위는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서울의 두 한옥마을이다. 북촌 한옥마을은 예전에 가보려고 한 적이 있었다. 마을 입구에 도착해서야 오후 다섯 이후에는 주민 생활 배려로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어 발걸음을 돌렸다. 은평 한옥마을은 한옥 카페를 검색하다가 알게 되었다. 새로 조성된 한옥마을인지 아니면 오래된 마을인데 한옥만 새로 지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마을 자체보다 마을에서 보이는 북한산 경치가 멋져서 꼭 가보기로 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것을 좋아했다. 특히 관심 있는 분야는 한옥과 한복 같은 시각적인 것들이었다. 전통적인 것을 좋아한다고 드러내면 은근히 애늙은이 취급당하던 기억이 있는데 요즘 한옥카페가 인기 많아지는..
2021년 9월 드디어 '아기다리 고기다리던' 한국 가는 날이 왔다. 2019년 말에 한국에 갔다가 2020년 1월 초에 영국항공 타고 독일로 돌아온 이후 여행은 많이 다녔다. 하지만 1년 9개월 만에 비행기를 처음 타게 되었고, 1년 9개월 만에 한국에 다녀오게 되었다. 팬데믹 이전에 국제선 비행을 위해서는 보통 1. 티켓 예매 (비자가 필요하면 신청) 2. 여권 들고 출발 이 과정만 필요했다. 하지만 2021년 9월 현재 독일에서 한국에 입국하는 과정을 겪으며 백신 접종 완료와 관계없이 이제는 예전처럼 자유롭게 국제선 비행기를 타고 여행하던 시절은 완전히 갔다는 생각이 들었다. 1. 백신 예약 및 접종 독일은 5월 초에 이미 고령자의 백신 접종이 상당히 진행되었고 그때부터 자격 제한도 예약도 필요 없..
아름다운 소도시가 수없이 많은 벨기에. 이번에는 그중에서 플레미쉬 지방의 겐트/헨트에 다녀왔다. 그림 같은 운하도시에서는 그저 느리게 걷는 것이 최고의 여행 방법이다. 몇 백 년 전으로 시간 여행을 떠난 듯한 느낌이 드는 고풍스러운 호텔에 머무른 것 역시 환상적인 경험이었다. 늦여름 1박 2일의 짧은 여행 작년처럼 체코와 폴란드에 다녀오는 장거리 여행을 계획했는데 남편이 특별 프로젝트 때문에 너무 바빠서 아쉽게도 원래의 계획은 포기했다. 대신 국경 건너는데 아무런 제한이 없고, 거리도 비교적 가까운 벨기에에 다녀오기로 했다. 이번 여름에는 캠핑도 딱 한 번 다녀왔는데 지난주에 혼자 프라하에 다녀오지 않았다면 너무나 아쉬울 뻔했다. 잠깐 마스트리흐트 Maastricht 남편이 네덜란드에서 볼 일 보고 다시..
날씨가 흐려도 프라하는 프라하다. 정말 아름답다. 예정에 없던 클레멘티눔을 방문해서 프라하의 아름다운 전망을 감상했다. 언제나 낭만적인 말라 스트라나 거리를 지나 노비 스베트를 찾아냈다. 못 찾고 돌아가야 하는 줄 알았는데 아름다운 노비 스베트의 전망 포인트를 발견한 기쁨! 알폰스 무하 박물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간단히 점심을 먹었다. 다시 올드 타운 광장으로. 날씨가 흐려도 프라하는 역시 프라하다. 길거리의 건축물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눈이 호강하는 도시다. 다음 목적지는 프라하 국립미술관이 있는 골츠킨스키 궁전이었다. 그런데 안내원이 문을 닫았다고 한다. 엥? 홈페이지에서 미리 확인했을 때 그런 공지가 없었는데. 옆 건물에서 다른 전시를 볼 수 있다고 친절하게 안내를 해주길래 일단 고맙다고 대..
늦은 여름 체코의 프라하로 여행을 떠났다. 이번 여행의 주요 목적은 바로 알폰스 무하 박물관 방문이다. 출발 전 알폰스 무하 관련된 책을 읽었다. 이국적이고 화려한 그림만이 아닌 영혼이 가득한 작품을 남긴 예술가, 우직하고 성실했던 예술가 알폰스 무하의 삶이 주는 감동이란... 아일랜드 더블린과 체코의 프라하 중 고민하다 결국 프라하 여행을 결정했다. 오랜만에 여행이라 설레는 마음으로 기차표와 호텔을 예약했다. 그러던 중 출발 며칠 전에 도이치반의 파업이 결정되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내가 출발하는 23일 그리고 다음날인 24일까지 정상 운행을 하지 않는다. 버스도 비행기도 대체 스케줄이 좋지 않을뿐더러 가격도 지나치게 높다. 돌아오는 날에는 문제가 없으니 여행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은데... 대체 열..
2020년 9월 체코의 예트르지호비체 Jetřichovice에 캠핑을 가게 되었다. 캠핑뿐 아니라 주변에 가볼 만한 곳이 있는지 찾아봤는데 알고 보니 체코에서 유명한 자연 관광지였다. 특이한 사암 지형의 체스케 슈비차르스코 České Švýcarsko국립공원이 있는 지역으로 독일의 드레스덴에서 가깝다. 예트르호비체는 작은 마을이고 우리가 머무를 캠핑장이 있는 곳이다. 오후에 집에서 출발해 500km를 달려 밤늦게 캠핑장에 도착했고 다음날 오전에 등산을 했다. 엘베강이 독일과 체코의 국경을 가르는데 강의 한 지점에 자리잡은 흐르젠스코 Hřensko라는 마을이 국립공원의 베이스캠프 역할을 한다. 마을 안에 숙박과 음식점 등의 상업 시설이 들어서 있다. 이곳에 주차를 하고 등산을 시작했다. 체코에는 프라하와 ..
2020년 6월 룩셈부르크 Luxembourg 당일치기 여행 집에서 기차로 약 3시간 정도, 왕복 6시간이나 걸리는 여정이고 그 긴 시간 동안 마스크를 쓰고 있으려니 답답하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 락다운 시행 두 달 만에 장거리 여행이 가능해져서 즐거웠다. 룩셈부르크 시티의 첫인상은 생각보다 길거리가 깨끗하고 건물이 우아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큰 도시이기 때문인지 밖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사람들과 거리두기가 전혀 어렵지 않은 우리 동네처럼 작은 도시에 있다가 큰 도시로 왔기 때문에 조금은 불안해서 우리도 사람 많은 곳에서는 마스크를 쓰고 다녔다. 기차역에서 시내 중심부까지는 걸어서 10~15분 정도 걸린다. 이 그랜드 듀칼 궁전은 16세기에 지어진 플랜더스 바로크 양식의 건물이..
2월의 미술관 여행 벨기에는 벌써 일곱 번째 가는데, 갈 때마다 새롭다. 이번에 브뤼셀에 가는 목적은 왕립박물관 관람을 위해서다. 대체로 날씨가 우중충한 유럽의 겨울이야말로 갤러리 투어 하기 딱 좋은 계절이다. 브뤼셀행 기차 안에서 물끄러미 창밖 구경을 했다. 구름 사이로 드문드문 파란 하늘이 보이는데, 포크로 구름 다 걷어내고 싶은 마음이었다. 브뤼셀 중앙역에서 내렸는데 그랑플라스를 그냥 지나칠 수 없지. 잠시 동안이지만 맑고 파란 하늘을 볼 수 있는 타이밍에 그랑플라스에 오게 되다니 역시 운이 좋다. 벨기에의 명물 중 하나인 감자튀김을 사서 그랑플라스로 갔다. 케첩이나 마요네즈 같은 드레싱이 따로 필요 없는 벨기에 감자튀김인데 나는 왜 케첩을 뿌려달라 했던가... 습관적으로 그런 것 같다. 잠시 시각..
2019년 12월 말 - 2020년 1월 초 지난 2019년 후반은 바빠서 그런지 시간이 빨리 갔다. 그렇게 시간이 잘 흘러 드디어 한국 가는 날이 되었다. 브뤼셀행 탈리스 Thalys 열차에 탑승했다. 탈리스는 벨기에,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를 이어주는 국제 고속 열차인데 유럽의 모든 기차들이 그렇듯 일찌감치 예매하면 티켓값이 아주 저렴하다. 브뤼셀까지 일인당 19유로에 예매했다. 탈리스의 장점은 좌석이 넓다는 것이다. 반작용으로 좌석 사이 이동통로가 좁지만 이동은 잠시고 앉아 있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상관없다. 게다가 입석이 없고 탑승객 전원 좌석예약제라서 자리 걱정 없이 느긋하게 이용할 수 있다. 무료로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다. 벨기에 브뤼셀에 도착했다. 브뤼셀 센트럴 역 지하 락커에 ..
2019년 11월 깊어가는 가을, 벨기에의 아름다운 운하 마을 브뤼헤로 주말 여행을 다녀왔다. 작년 이맘때쯤 별다른 기대 없이 갔던 안트베르펜 Antwerpen (영어: Antwerp)에 대해 좋은 기억만 가지고 있어서 이번 늦가을에도 그런 여행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도이치반 Deutschbahn 어플로 브뤼헤 티켓을 검색해 봤는데 편도 20유로도 안 한다. 남편도 같이 가기로 하고 일찌감치 기차와 호스텔을 예약했다. 요즘 계속 날씨가 좋았는데 여행 출발하는 날이 되니 날씨가 흐리다. 아니 뭐, 유럽 가을의 지극히 일상적 날씨니까 괜찮다. 역시 브뤼셀 노르트행 기차는 사람이 많았고, 좌석 지정도 안 해서 같이 못 앉을 수도 있다는 것을 예상하고 출발했다. 마주 보는 테이블석의 한 중년 여성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