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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록/2024 여행: 한국 카타르 도하

서울 데이트: 을지로, 커피한약방, 청계천, 바스버거, 또하나의 성취

Writer Hana 2024. 12. 22.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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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한약방
#청계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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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행 2024년 11월 7일의 기록
 
 
매일매일 날씨가 끝내준다. 기온이 내려가 조금 춥지만 햇빛이 쨍쨍하다. 그래서 오늘도 서울로 나들이 나간다. 

 
 
 

공항전철 계양역

 
 
 

을지로 은행나무 풍경

서울 도착해서 을지로입구 역 근처에 있는 하나 은행에 들렀다. 요즘 인터넷 뱅킹 로그인을 하면 자꾸 지점에 신분증 가지고 가서 고객 확인하라는 팝업창이 떴다. 간단히 업무 마무리.
 

 
 
 

커피한약방 을지로점

 

 
 

커피한약방

아니 서울에 이런 곳이?
카페로 가는 길부터가 심상치 않다.
서울 한복판에
이런 빈티지 감성 낭만 가득한
골목길이라니
 

커피한약방은 허준 선생님이 환자를 치료하고 약재를 보관하던 국립의료기관 ‘혜민서’를 개조한 카페라고 한다. 커피한약방에서는 고퀄리티의 커피를 팔고, 맞은편의 혜민당에서는 빵과 쿠키 같은 디저트를 판매한다. 우리는 커피한약방에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커피한약방

우연히 커피한약방
최고의 명당이 비어있었다.
2층 테라스석
이런 행운이!
 

커피의 향이 깊다. 대충 싸구려 가루 커피에 물 탄 그런 허술한 맛이 아니다. 다만 산미가 있는 커피는 산미가 엄청나게 강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커피한약방 혜민당

커피한약방 맞은편 혜민당 옆 계단으로 올라가면 이렇게 멋진 공간이 나온다. 커피한약방보다는 혜민당 쪽에 테이블이 더 많다. 화장실에 가려고 혜민당 쪽으로 갔다가 실내 인테리어가 예뻐서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커피한약방은 별 다섯 개 만점에 별 다섯 개 줄 수 있다. 시각적 미각적 훌륭함을 모두 갖췄기 때문이다. 레스토랑이든 카페든 인스타그래머블한 장소는 인테리어와 분위기에 비해 음식의 맛이 떨어진다. 대부분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카페는 직접 가보면 맛집이라고 포스팅할 수가 없는 곳이다. 하긴 깊은 국물맛이 일품인 샤브샤브나 기가 막히게 매콤 달콤한 떡볶이와 순대를 인스타에 올리기에는 영... 지금까지 한국에서 가 본 카페 중 인스타에 올린 카페는 북촌동의 그린마일 카페 그리고 서촌의 부트 카페 딱 둘이다. 그런데 이번에 리스트 하나 더 추가되었다.    
 
 
 

호랑이 그림

 
 
 

다양한 커피종류

 
 
 

커피

어릴 적 한약방에서 보던
추억의 한약 포장
 
 
 

커피한약방

낭만 가득 커피한약방
홍콩에 가 본 적은 없지만
마치 홍콩 영화 한 장면에
들어온 듯한 기분
 
몇 시간이고 골목길 풍경을 감상하며
멍하니 앉아 있을 수 있겠다.
 

 
 

커피한약방 골목

 
 
 

청계천

커피를 마시고 교보문고로 향했다.
가는 길에 청계천 가를 걸었다.  

 
모든 장소와 공간에는 그 특유의 기운이 있다. 풍수지리설에서 좋은 장소 나쁜 장소를 가려주기도 하지만 나의 결론은 이렇다: 누구에게나 예외없이 좋거나 나쁜 그런 강력한 기운의 장소도 있지만 대부분은 사람마다 그 장소와의 궁합이 다르다. 나에게는 정신없고 산만하기만 한 강남이 누군가에게는 좋은 장소일 수 있다. 누군가에게는 별로 재미없는 사대문 안 옛 서울이 나에게는 특별하다. 청계천도 그렇다. 대학생이었던 2005년에 처음 청계천 복원이 완료되었을 때부터 한결같이 걸으면 기분 좋아지는 장소다.  
 
 

 

청계천 풍경

청계천 야외도서관
 
 
 

서울의 가을

교보문고에 갔다가 다시 을지로로 가는 길

 
 
 

바스버거 을지로점

바스버거 을지로점에서 저녁

 
 
 

을지로의 밤

구글에서 영어로 을지로를 검색하면 a.k.a Hipjiro라는 표현이 보인다. 아, 힙지로. 인사동 북촌동뿐 아니라 을지로도 외국인들에게 유명한 관광지인가 보다. 기억을 떠올려 보니 을지로 풍경이 그렇네? 길거리에 오래된 인쇄소와 인테리어점들이 늘어서 있다. 그러다 작은 골목에 들어가면 각종 주점과 레스토랑 가득한데 신촌이나 홍대처럼 정신없이 붐비거나 지저분하지 않다. 간간히 이국적인 분위기의 이자카야도 보인다. 게다가 번쩍번쩍한 오피스 빌딩 숲 거리의 작은 골목에 들어서면 커피한약방 거리 같은 빈티지한 풍경이 갑자기 뿅 하고 나타나는 재미있는 동네다. 이게 서울이 매력이다. 옛것과 새것의 조화. 10년 전만 해도 서울은 전혀 아름답지 않은 새것만 가득한 데다 조화라고는 눈을 씻고 봐도 볼 수 없는 무매력의 도시였다. 그러나 이제 훌륭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 같다.    

 
 

<또 하나의 성취, 아니 독일에 온 이후 가장 큰 사회적 성취>
 
을지로 바스버거에 가려고 청계천 길을 걷고 있었다. 노랑 은행나무가 예뻐서 사진을 찍는데 대표님한테서 카톡이 왔다. 모르는 게 있어서 물어보는 거라 바로 전화하고 해결을 했다. 그런데 얼마 후 바로 후배 J한테서 무슨 카톡이 왔다. 아 휴가 중인데 뭐야 하면서 처음에는 확인을 안 했다. 바스버거를 먹고 홍대 카카오샵에 갔다가 집에 가려고 전철을 기다리고 있었다. 잊고 있었다가 카톡을 확인했는데 세상에! 6000유로 크레딧 노트를 받았다!!! 대기업을 상대로 싸워서 이긴 것이다. 이 건으로 고생 시작한 게 3월 말이니까 무려 7개월의 긴 싸움이 승리로 끝난 것이다 우와, 진짜야? 믿을 수 없어서 카톡으로 J에게 전화를 걸었다. 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얻고 이런 건 비교도 안된다. 이렇게 사회에 나와서 달성한 그것도 금전적 성과야 말로 진짜 성취가 아니겠는가.
 
대리님이 J 하고 둘이 있을 때 이런 말을 했다고 들었다. 자기 와이프 보통이 아니라고. 그 말 듣고 미안하지만 자동으로 비웃음이 나왔다. 외국이라고 혼자서 할 줄 아는 일이 하나도 없이 심지어 집에서 택배조차 못 받는 사람이? 남편이 출근해서 일하는 중인데 사소한 문제로 연달아 전화를 걸며 난리 치는 게 성격이 보통이 아니라고? 하하하하. 그런 것은 "소심한데 성질이 더럽다."라고 말할 수 있겠다. 성격이 보통이 아니라는 표현을 하려면 남다른 주관과 인내심과 노력과 행동으로 목표를 달성하고 실질적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 반드시 원하는 결과를 보고야 마는 경우를 말한다. 집에서 가장 편하고 만만한 가족에게 양보 없이 떼를 쓰며 데굴데굴 굴러서 배우자나 가족이 자신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도록 만드는 것, 그런데 밖에서는 말 한마디고 못하고 문제 해결 하나 할 줄 모르는 것. 세상 이보다 찌질한 모습이 있을까. 이걸 "보통이 아니다"라고 표현하는데 어찌 웃지 않을 수가. 자기가 어떻게 이길 수 없으니 자기한테는 보통이 아닌 게 맞긴 하지만. 
 
아무튼 이번에 후배 J와 같이 고생했다. 우리 후배 J도 보통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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