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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투어: 여행과 독서 기록
창덕궁은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듯이 조선왕조의 궁궐이다. 하지만 나는 재미있게도 이번이 창덕궁 첫 방문이다. 어릴 적부터 경복궁과 덕수궁에는 수도 없이 가봤고, 심지어 창경궁에도 가봤는데 왜 창덕궁에는 안 가봤을까? 알 수 없다. 창덕궁의 하이라이트는 뭐니 뭐니 해도 단연 후원인데 이번에 창덕궁에 간 목적도 후원 관람이 1순위였다. 후원에 들어가려면 창덕궁에 유료(2021년 9월, 내국인 기준 만25세~만64세 3,000원 그 외는 무료입장)로 입장한 후 또 별도로 입장료를 지불해야 한다. 관람 6일 전부터 인터넷에서 예매할 수 있는데 어른 5,000원 그리고 어린이는 2,500원이다. 한 타임에 20명까지 예매 가능하고 현장 판매 티켓은 10장이기 때문에 한 시간에 30명만 들어갈 수 있다. 외국인..
한국에 가기 전에 가고 싶은 장소 리스트를 만들었다. 그중 우선순위는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서울의 두 한옥마을이다. 북촌 한옥마을은 예전에 가보려고 한 적이 있었다. 마을 입구에 도착해서야 오후 다섯 이후에는 주민 생활 배려로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어 발걸음을 돌렸다. 은평 한옥마을은 한옥 카페를 검색하다가 알게 되었다. 새로 조성된 한옥마을인지 아니면 오래된 마을인데 한옥만 새로 지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마을 자체보다 마을에서 보이는 북한산 경치가 멋져서 꼭 가보기로 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것을 좋아했다. 특히 관심 있는 분야는 한옥과 한복 같은 시각적인 것들이었다. 전통적인 것을 좋아한다고 드러내면 은근히 애늙은이 취급당하던 기억이 있는데 요즘 한옥카페가 인기 많아지는..
2021년 9월 드디어 '아기다리 고기다리던' 한국 가는 날이 왔다. 2019년 말에 한국에 갔다가 2020년 1월 초에 영국항공 타고 독일로 돌아온 이후 여행은 많이 다녔다. 하지만 1년 9개월 만에 비행기를 처음 타게 되었고, 1년 9개월 만에 한국에 다녀오게 되었다. 팬데믹 이전에 국제선 비행을 위해서는 보통 1. 티켓 예매 (비자가 필요하면 신청) 2. 여권 들고 출발 이 과정만 필요했다. 하지만 2021년 9월 현재 독일에서 한국에 입국하는 과정을 겪으며 백신 접종 완료와 관계없이 이제는 예전처럼 자유롭게 국제선 비행기를 타고 여행하던 시절은 완전히 갔다는 생각이 들었다. 1. 백신 예약 및 접종 독일은 5월 초에 이미 고령자의 백신 접종이 상당히 진행되었고 그때부터 자격 제한도 예약도 필요 없..
아름다운 소도시가 수없이 많은 벨기에. 이번에는 그중에서 플레미쉬 지방의 겐트/헨트에 다녀왔다. 그림 같은 운하도시에서는 그저 느리게 걷는 것이 최고의 여행 방법이다. 몇 백 년 전으로 시간 여행을 떠난 듯한 느낌이 드는 고풍스러운 호텔에 머무른 것 역시 환상적인 경험이었다. 늦여름 1박 2일의 짧은 여행 작년처럼 체코와 폴란드에 다녀오는 장거리 여행을 계획했는데 남편이 특별 프로젝트 때문에 너무 바빠서 아쉽게도 원래의 계획은 포기했다. 대신 국경 건너는데 아무런 제한이 없고, 거리도 비교적 가까운 벨기에에 다녀오기로 했다. 이번 여름에는 캠핑도 딱 한 번 다녀왔는데 지난주에 혼자 프라하에 다녀오지 않았다면 너무나 아쉬울 뻔했다. 잠깐 마스트리흐트 Maastricht 남편이 네덜란드에서 볼 일 보고 다시..
날씨가 흐려도 프라하는 프라하다. 정말 아름답다. 예정에 없던 클레멘티눔을 방문해서 프라하의 아름다운 전망을 감상했다. 언제나 낭만적인 말라 스트라나 거리를 지나 노비 스베트를 찾아냈다. 못 찾고 돌아가야 하는 줄 알았는데 아름다운 노비 스베트의 전망 포인트를 발견한 기쁨! 알폰스 무하 박물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간단히 점심을 먹었다. 다시 올드 타운 광장으로. 날씨가 흐려도 프라하는 역시 프라하다. 길거리의 건축물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눈이 호강하는 도시다. 다음 목적지는 프라하 국립미술관이 있는 골츠킨스키 궁전이었다. 그런데 안내원이 문을 닫았다고 한다. 엥? 홈페이지에서 미리 확인했을 때 그런 공지가 없었는데. 옆 건물에서 다른 전시를 볼 수 있다고 친절하게 안내를 해주길래 일단 고맙다고 대..
늦은 여름 체코의 프라하로 여행을 떠났다. 이번 여행의 주요 목적은 바로 알폰스 무하 박물관 방문이다. 출발 전 알폰스 무하 관련된 책을 읽었다. 이국적이고 화려한 그림만이 아닌 영혼이 가득한 작품을 남긴 예술가, 우직하고 성실했던 예술가 알폰스 무하의 삶이 주는 감동이란... 아일랜드 더블린과 체코의 프라하 중 고민하다 결국 프라하 여행을 결정했다. 오랜만에 여행이라 설레는 마음으로 기차표와 호텔을 예약했다. 그러던 중 출발 며칠 전에 도이치반의 파업이 결정되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내가 출발하는 23일 그리고 다음날인 24일까지 정상 운행을 하지 않는다. 버스도 비행기도 대체 스케줄이 좋지 않을뿐더러 가격도 지나치게 높다. 돌아오는 날에는 문제가 없으니 여행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은데... 대체 열..
2020년 9월 체코의 예트르지호비체 Jetřichovice에 캠핑을 가게 되었다. 캠핑뿐 아니라 주변에 가볼 만한 곳이 있는지 찾아봤는데 알고 보니 체코에서 유명한 자연 관광지였다. 특이한 사암 지형의 체스케 슈비차르스코 České Švýcarsko국립공원이 있는 지역으로 독일의 드레스덴에서 가깝다. 예트르호비체는 작은 마을이고 우리가 머무를 캠핑장이 있는 곳이다. 오후에 집에서 출발해 500km를 달려 밤늦게 캠핑장에 도착했고 다음날 오전에 등산을 했다. 엘베강이 독일과 체코의 국경을 가르는데 강의 한 지점에 자리잡은 흐르젠스코 Hřensko라는 마을이 국립공원의 베이스캠프 역할을 한다. 마을 안에 숙박과 음식점 등의 상업 시설이 들어서 있다. 이곳에 주차를 하고 등산을 시작했다. 체코에는 프라하와 ..
마스다 무네아키 이정환 옮김 츠타야 서점으로 잘 알려진 컬처 컨비니언스 클럽(CCC)의 사장 마스다 무네아키의 책이다. '경영은 지식을 기반으로 하는 디자인'이라는 관점이 이 책의 주제다. 어떤 홈페이지에서 이 책에 대한 수준 높은 감상평을 보고 흥미가 생겨 구입하게 되었다. '기획'은 나에게도 중요한 주제다. 나의 그랜드 투어 페이지 운영에 있어서 "어떻게 하면 내가 가진 지식, 기술 그리고 경험을 잘 버무려 수준 높은 콘텐츠를 창작해낼 수 있을까, 어떤 지식 자본을 어떤 형태로 제안할 수 있을까?"와 연결 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차례 기. 디자이너만이 살아남는다 승. 책이 혁명을 일으킨다 전. 사실 꿈만이 이루어진다 결. 회사의 형태는 메시지다 서장에서 기획과 그것을 위해 필요한 자유에 대하여 이야..
2020년 6월 룩셈부르크 Luxembourg 당일치기 여행 집에서 기차로 약 3시간 정도, 왕복 6시간이나 걸리는 여정이고 그 긴 시간 동안 마스크를 쓰고 있으려니 답답하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 락다운 시행 두 달 만에 장거리 여행이 가능해져서 즐거웠다. 룩셈부르크 시티의 첫인상은 생각보다 길거리가 깨끗하고 건물이 우아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큰 도시이기 때문인지 밖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사람들과 거리두기가 전혀 어렵지 않은 우리 동네처럼 작은 도시에 있다가 큰 도시로 왔기 때문에 조금은 불안해서 우리도 사람 많은 곳에서는 마스크를 쓰고 다녔다. 기차역에서 시내 중심부까지는 걸어서 10~15분 정도 걸린다. 이 그랜드 듀칼 궁전은 16세기에 지어진 플랜더스 바로크 양식의 건물이..
알랭 드 보통 김한영 옮김, 1판 4쇄 - 목차 - 서문 방법론 사랑 자연 돈 정치 예술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현대 세계에서 예술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지만, 그럼에도 예술과의 만남은 항상 기대한 바대로 이루어지진 않는다. 유명한 그림이나 명성 높은 전시회를 보고도 아무 생각이 들지 않을 때도 있다. 누구나 이름만 대면 아는 거장의 작품, 예컨대 피카소를 작품을 보면서도 '도대체 그래서 어쨌다는 거지? 무엇이 훌륭한 거야? 왜 나는 아무 느낌도 없을까?' 이런 감상만이 머리에 가득할 수 있다. 알랭 드 보통은 문제의 뿌리가 일차적으로 개인에게 있지 않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주류 예술계가 예술을 가르치고, 팔고, 보여주는 방식에 있다고 말한다. '예술을 위한 예술'로써 신비한 영역에 머무르게 둘 것이 ..